백제 불교의 최초 도래지 영광 불갑산~모악산 산행, 그리고 불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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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12

백제 불교의 최초 도래지 영광 불갑산~모악산 산행, 그리고 불갑사...

by 정산 돌구름 2012. 2. 26.
백제 불교의 최초 도래지 영광 불갑산~모악산 산행, 그리고 불갑사...

 

산행일자 : 2012. 2. 25(토)

기상상황 : 흐리고 강한 바람(추운 날씨에 구름 가득 그리고 강풍. 0~3℃/체감온도 영하)

산행인원 : 부부

산행코스 : 모악산, 불갑산 연실봉(전남 영광, 함평)

   불갑주차장~나발봉~모악산~구수재~불갑산(연실봉)~장군봉~법성봉~덕고개~불갑사~주차장

산행거리/시간 : 약9Km/4시간소요

   주차장(11:00)~나발봉(11:36)~태고봉(11:57)~모악산(12:05)~용천봉(12:12)~용봉(12:19)~구수재(12:27)~점심(12:50~13:40)~불갑산

   (14:00~05)~노루목(14:23)~장군봉(14:32)~투구봉(14:46)~법성봉(14:54)~노적봉(15:02)~자연동굴(15:06)~덕고개(15:16)~불갑사

   (15:30~43)~주차장(15:55)

주요 봉우리 : 모악산(용천봉 347.8m), 불갑산(연실봉 515.9m), 장군봉(475m), 법성봉(418m)

 

 

 

산행지 소개

  불갑산(515.9m)은 전남 영광과 함평의 경계를 이루는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로 이름난 불갑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모악산(母岳山)이라 불리다 불갑사가 들어선 이후 불갑사쪽 산을 따로 떼어 불갑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백제 불교가 처음 자리잡은 불갑산은 노령산맥 서남쪽 끝자락에 솟아 산림이 울창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불갑산은 단풍도 화려하여 불갑사 앞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간 곳에 자리한 불갑사저수지 앞에서 골짜기와 산비탈을 오색으로

  물들인 단풍을 바라보는 것은 가을철 불갑사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저수지 위쪽의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백골의 단풍도 감상할 만하다.

  내장산이나 추월산의 단풍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고 운치 있는 길로 사색을 겸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불갑산은 구수재를 기점으로 불갑산과 모악산으로 달리 불리기도 하지만, 산세도 전혀 다르다. 

  불갑산은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연실봉을 비롯한 기암괴봉이 곳곳에 솟아 암팡진 모습이라면, 모악산은 산 어느 쪽을 보든

  부드럽고 아늑하기 그지없는 산세를 지니고 있다.

  동백골에는 참식나무와 비자나무 등 희귀수종과 단풍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가을철이면 화려하게 빛나곤 한다.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는 상록활엽교목으로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공주 진희수와의 애절한 사랑을 전설로 담고

  있기도 하다. 불갑사가 북방 한계선이며 목질이 단단하여 가구재로 쓰이고 타원형의 열매는 염주로 쓰인다.

  불갑산은 사찰과 더불어 꽃무릇 자생지로도 이름나 있다. 추석 무렵의 개화기에는 넓은 숲바닥이 한창 피어난 꽃무릇으로 인해 온통

  붉게 물든다.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고,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는 등

  꽃과 잎이 함께 볼 수 없다 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상사화(相思花)'라 불린다.

  상사화는 말 그대로 잎과 꽃이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꽃 이름이다. 9월 하순과 10월 초순 사이에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잎이 돋아나 눈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5~6월이 되면 잎은 완전히 시들고 9월경에 가느다란 줄기가 올라와 9월 하순 무렵에 완전히 만 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몇몇 사찰 주변에 상사화 집단 군락지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주변이다.

  불갑산과 모악산(347.8m) 사이의 동백골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동진을 거쳐 서해를

  건너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사찰 이름을 '佛甲' 이라 지은 것은 백제 땅에 처음으로 마라난타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곳으로, 여느 사찰과

  달리 절집이 서쪽을 향해 배치되는 것은, 서방정토를 그리는 아미타불사상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도 있지만 마라난타가 서해를 건너

  백제에 당도했기에 이를 기리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불갑사 경내에 들어서면 먼저 일주문 주위의 난대 상록수림이 눈에 띄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천연림을 형성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돌계단을 올라 처음 마주하는 천왕문안에는 목조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다. 이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전북 흥덕 연기사에

  있던 조선 중기때 작품인데, 고종 7년에 설두선사가 불갑사를 중수하면서 폐사된 연기사에서 옮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갑사의 여러 문화재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불갑사 대웅전(보물 제 830호)으로 단청을 칠하지 않아서 더욱 고풍스러워 보인다.

  특히 대웅전 처마조각과 연꽃문양을 세련되게 조각해 끼워 맞춘 대웅전의 문살 등은 옛 선인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엿보게 한다.

  그밖에도 전남 문화재자료 제166호로 지정된 만세루 등이 있다.

  그리고 영광의 '법성포'라는 지명도 성인이 법을 가지고 들어 온 포구였다고 해서 아무포->부용포라는 이름에서 바뀌었다 한다.

 

 

 

산행후기

  토요일이지만 장거리 산행이 부담되어 정기산행을 포기하고 가까운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흐린 날씨가 낮부터 풀리고 맑아진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믿고 조금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불갑산으로 향했다.

  11시에 주차장을 출발하는데 아직도 구름이 잔뜩 끼고 금방이라도 눈보라가 몰아칠 기색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가장 긴 코스인 주차장 나팔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하여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이 처음부터 사람을 잡지만 추운 날씨에 그래도 별로 땀이 나질 않는다.

  능선에 들어서 오르는데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과 잔뜩 흐린 날씨에 손이 시려온다.

  간밤에 진눈개비가 내렸는지 나뭇가지에 하얗게 눈이 쌓여있고 능선은 얼어붙었다.

  구수재를 지나 오르는데 정말이지 그냥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지만 그래도 참고 올랐다.

  오르는 길목의 바위틈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하는데 손이 시리고 추위에 가 몰려와 이 또한 고통이었다.

  불갑산 정상인 연실봉에 올랐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 조망이 트이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려 덕고개에서 불갑사로 내려가 대웅전에 들려 참배를 하고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잔뜩이나 찌푸린 날씨..

강한 바람에 피부에 와닿는 찬바람의 느낌이 심상치 않지만 한시간을 달려온 탓에 멀리 가야할 연실봉을 바라보며 산행 시작... 

 

불갑사로 올라 동백골을 따라 구수재로 오를까 하다가 그래도 가장 긴코스인 나팔봉으로 향한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불갑천을 건너면 초입지가 나타나고...

 

가파르게 올라 첫봉우리는 잡목만 가득하고...

 

한참을 가파르게 올라 나팔봉에 이릅니다...

내원암골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과 만나는 나팔봉...

 

잡목에 쌓여 아무런 조망도 없습니다...

 

나팔봉에서 잠시 내려섰다가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르매리면 태고봉... 

이 또한 조망이 없고 오래된 묘지만 자리잡고 있는 능선봉일 뿐입니다...

 

참나무 잡목만이 우거진 능선을 따라 오르면 모악산 정상... 산 정상이라고 말하기엔..

 

우측으로는 용천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습니다...

 

능선봉에는 편히 쉴 수 있는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오르는 능선에 정자도 자리하고...

 

좌측으로 도솔봉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용천봉...

 

삼각점이 있고 연실봉으로 가는 능선은 우측으로 꺾어 내려섭니다...

 

또다시 쉼터 정자...

 

용봉...

봉우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보잘것 없는 능선봉들이 수없이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가면 우측으로는 용천사로 내려서고 구수재는 좌측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구수재... 좌측으로는 동백골을 따라 불갑사로 내려섭니다...

 

계속되는 오르막.. 바람까지 거세게 몰아쳐 내려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까까스로 바위틈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릅니다...

 

얼어붙은 탓에 위험한 능선 암릉길은 엄두도 못내고...

 

우회하여 올라선 암봉..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조망이 트였더라면 더욱 아름다웠을 것을...

 

함평 해보면 금계저수지와 들판...

 

불갑산 연실봉에 오르는 길은 얼어붙어 있고...

 

연실봉(연화대)로 오르는 나무계단의 통천계단 표지석...

 

아! 연실봉... 예전에 없었던 목책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무척이나 추운 날씨지만 그래도...

 

불갑산의 주봉인 연실봉...

원래는 아늑한 산의 형상이 어머니와 같아서 산들의 어머니란 뜻에서 모악산으로 불렀는데

백제시대 불갑사가 지어지면서 불갑산으로 바뀌었다고...

 

연실은 연의 열매...

 

참 오랜만에 올라선 연실봉인 것 같습니다...

 

정상에는 눈꽃이 상고대가 되어 아름답고..

 

춥지만 잠시 머물러 포즈를 취합니다...

 

힘들게 올라선 만큼 보람도 있고...

 

목책 너머로 멀리 가야할 능선이 어어지고..

 

통신탑이 있는 노무목을 넘어 장군봉~법성봉~투구봉~노적봉이 차례로 이어져 내려갑니다...

 

바로 아래로는 진잠골을 따라 내려선 금계저수지, 능선너머로는 함평 월야면의 들판...

 

영광방향의 산그리메...

 

정상의 등산안내도...

 

연실봉을 뒤로 하고 내려섭니다..

 

내려서는 108계단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암릉을 우회하여 내려서면 노루목...

좌측으로 해불암을 따라 불갑사로 내려설 수 있지만 그래도 목표한 능선을 따라갑니다...

 

장군봉에 오르며 뒤돌아본 연실봉...

 

하얗게 얼어붙은 상고대가 아름답습니다...

 

한겨울이지만 오동포동 살찐 흑염소는 사람들이 지나가도 힐끗 곁눈질만하고 도망가질 않습니다..

 

암릉을 지나면 장군봉...

넓은 공터에 커다란 불갑산등산안내도가 한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선 투구봉은 그냥 지나는 능선봉...

 

솟아오른 법상봉... 우회길이 있지만 올라서면...

 

조망이 트여 건너편의 능선과 불갑저수지, 불갑사와 길게 이어지는 시설지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당겨본 불갑사...

 

가야할 능선...

 

노적봉에 올라섭니다...

 

이제 덕고개(덫고개)까지는 400m가량 남았고...

 

잡목사이로 가야할 능선을 바라봅니다..

 

잠시 내려서면 불갑산 호랑이가 살던 자연동굴과 호랑이상..

 

불갑산 호랑이는 남한에서 잡힌 마지막 호랑이...

1908년2월 한 농부에게 잡은 것을 일본인 하라구찌가 당시 논50마지기 값에 해당하는 200원에 사들여 동경 시마쓰제작소에서

표본박제하여 당시 일본학교였던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기증하여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고...

 

이 동굴은 실제 호랑이가 서식했던 자연돌굴로 알려져 있으며, 남한지역에서 잡힌 야생 호랑이중 실물박제로 보관되고 있는 호랑이는

이곳 불갑산 덫고개에서 잡힌 호랑이 한 마리밖에 없어 포획 100년을 맞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제작 설치되었다고...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바위가 있는 암봉을 위회하여 내려서면...

 

실제 호랑이가 덫에 의해 포획된 지역으로써 포획된 이후부터 덫고개라고 유래되었다는 덫고개에 이릅니다...

 

진일암골을 따라 내려서면 한겨울이지만 초록을 자랑하는 개비자나무군락...

 

경내에 들어섭니다...

불갑사는 백양사의 말사로 384년 마라난타가 창건하였다고 하지만 분명치는 않습니다...

 

뒤편의 칠성각(七星閣)...

도교에서 유래한 칠성신을 모시는데 칠성신은 옛날부터 우리나라 민간에서 재물과 재능을 주고 아이들의 수명을 늘려주며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해주는 신으로 믿어 왔으며, 내부에는 칠성삼존불과 칠여래 등을 한데 그려넣은 칠성탱화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웅전에 들어서 참배를 하고 나옵니다...

 

오늘 오전 11시에 마라난타불교대학 제10기 졸업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 중기 이후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불갑사 대웅전은 보물 제830호로 지정...

 

사천왕상이 있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59호인 천왕문을 지나 내려서고...

 

금강문 계단을 내려서 경내를 빠져 나옵니다..

 

예전과는 너무나 많이 달라진 불갑사...

 

상사화가 가득하였던 광장은 꽃을 보낸 푸른 잎사귀만 무성합니다...

 

멀리 얼어붙은 불갑산 연실봉이 바라보이고...

 

거대한 일주문을 나서면 주차장...

 

유난히도 추웠던 산행을 마치고 차에 올라 집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