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능선 불태산 환종주(한재~불태산~귀바위~병장산~한재), 그리고 고행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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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12

눈 덮인 능선 불태산 환종주(한재~불태산~귀바위~병장산~한재), 그리고 고행의 길...

by 정산 돌구름 2012. 2. 6.

눈 덮인 능선 불태산 환종주(불태산~귀바위~병장산), 그리고 고행의 길...

 

산행일자 : 2012. 2. 4(토)

기상상황 : 구름 조금 맑은 날씨였으나 안개가 자욱하여 조망이 좋지 않음(-3/6℃)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코스 : 불태산, 병장산(전남 담양, 장성)

   한재~잿막재~천봉~불태산~갓봉~깃대봉~큰재~귀바위~유탕리~병장산(불다산)~한재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약21Km, 7시간30분소요

   한재(10:05)~잿막재(10:24)~698m봉(천봉 10:55)~불태산(11:30~40)~갓봉(11:54)~학동 갈림길(12:33)~헬기장(12:41)~581봉(13:05)~

   큰재(13:12~33)~귀바위(13:51)~535봉(14:06)~샘터(14:13)~구산제 갈림길(14:16)~조림지(14:30)~유탕교(14:41)~능선 헬기장(15:31)~

   병장산(17:00~15)~한재(17:35)

주요봉우리 : 불태봉(730m), 갓봉(659m), 장군봉(602.4m), 병장산(불다산 685.2m)

 

 

산행지 소개

불태산(佛台山 710m)은 전남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과 담양군 대전면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모산은 병풍산(822.2m)이다.

호남정맥 상의 450봉에서 호남정맥은 동쪽 추월산으로 달려가고 다른 한줄기가 담양군 월산면내를 동서로 나누며 남쪽으로 분기하여

도마산(430m)~바심재~용구산(730m)~천자봉(730m)~병풍산(822.2m)~투구봉(신선대 750m)에서 대치(한재 390m)~병봉산(685.2m)에서

장성읍과 대전면의 경계를 따라이어지는 병풍지맥상의 능선이다.

불태산은 그동안 남쪽 산자락에 군훈련소가 있어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통행이 완화되면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정상에 서면 북쪽은 병장산, 천봉, 한재, 내장산, 백암봉 등이 한눈에 잡힌다.

그 오른쪽으로는 병풍산 신선대(투구봉)와 깃대봉(정상), 만남재와 삼인산이 그 옆으로 유난히도 뾰쪽하게 솟아있다.

그 너머로 추월산과 강천산이 부르는듯 손짓한다.

동쪽은 담양읍과 수북면, 대전면이 지척이고, 남쪽으로는 널따란 들판이 펼쳐지고 광주의 아파트 숲과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불태산 주변에는 송강 정철과 석탄 이기남이 강학했던 정이암터를 비롯한 상청사, 하청사, 인월사 등 80여 개 절터와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이 많다. 특히 나옹대사가 창건한 나옹암터에는 마애불상이 남아 있어 불심이 가득했던 옛 영화를 말해 준다. 신라 때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하청사는 매월당 김시습과 하서 김인후의 시에 등장하고, 인월사엔 매월당이 남긴 시 한 편이 현재까지 전해온다.

병장산(685.2m)은 병풍산과 불태산의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두 산의 명성에 숨죽여왔을 뿐만 아니라,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사람의 발길

마저 거의 닿지 않은 곳이다.

병장산과 불태산 서쪽 자락이 포근히 감싸는 유탕리 서동은 김해김씨가 500년 전에 형성한 마을로 원래 운동(雲洞)이었으나 서골과

상동으로 분리됐다가 해방 후 서동(西洞)으로 개명됐다. 한국전쟁 때는 70세대가 모두 전소되는 수난을 당했었다.

장성군에서 발간한 문화유적에는 병장산은 병봉산, 불태산은 불대산(佛大山)으로 나와 있다.

남쪽의 진원면은 조선 성리학의 6대가(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서경덕, 임성주, 이진상, 기정진) 중의 한 사람인 노사 기정진의 고산서원이

있고, 불태산 산신령이 점지해 비범한 아이가 태어났으나 부모의 실수로 장수가 되자 못한 장군굴에 얽힌 비극의 전설도 전해온다.

병풍지맥의 물줄기는 서쪽은 장성호와 황룡강, 동쪽은 담양호를 통하여 영산강에 합수되어 목포 앞바다에서 서해에 합류된다.

 

 

산행후기

휴일이지만 아침에 사무실에 들러 일을 보고 불태산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제법 차갑다.

주말에는 포근해 진다지만 찬바람 탓인지 공기가 매섭고 안개속에 조망 또한 좋지 않다.

한재에 이르니 벌써부터 차량이 혼잡하여 도로가 한 켠에 주차를 하고 불태산 방향으로 향한다.

반대편 병풍산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오르지만 불태산 방향은 나홀로 인것 같다. 불태산에 올라서야 처음으로 4명의 장정들을 만나

막걸리 한잔을 얻어 마시고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다시 한재로 내려선다고 하여 나홀로 직진하여 길을 떠난다.

한무리의 인파를 앞질러 가고 나니 병장산에 이르는 약 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한다.

바닥까지 내려선 유탕리에서 다시 올라서는 길은 지옥같은 오르막길이었으며 가도가도 나타나지 않는 병장산을 그리며 고독한 질주는

중도에서 내려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다.

발목을 훨씬 넘는 눈 덮인 능선길은 그 누구도 다니지 않아 헤치고 나가는데 공포감도 감돌았다.

병장산에서 외로이 혼자서 유자차를 마시는 중년남을 만나 유자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 내려선다.

7시간이 넘는 머나먼 불태산 환종주길... 힘들었지만 언젠가는 마무리하려고 마음먹은 만큼 보람은 있었다.

 

한재골을 따라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보는 불태산 능선은 눈꽃 세상...

 

 

898번 지방도를 따라 오르다가 꽁꽁 얼어붙은 대아저수지에서 바라본 불태산 풍경...

 

 

담양과 장성의 경계지점인 대치(大峙)...

담양군 대전면 평장리에서 장성군 북하면 월성리로 넘어가는 고개로써 동서로 이어진 병풍산과 불대산 능선의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남북간 연결하는 주요 고개로 광주에서 한성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고 하는데 고갯마루 남쪽에 주막촌인 '잿막[峙幕]'과

좌우로 연결되는 길이 있었다고 하며,  지금은 898번 지방도를 따라 장성호와 백양사로 통합니다...

대치(大峙)는 큰 고개로 한재라고도 부르며, 이곳에 담긴 국경 표지석 설화와 관련하여 한재골 잿막을 기점으로 광주군 삼각산까지

일직선으로 큰 돌이 중간 중간 서 있는 것을 지금도 볼 수 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대전 들판을 중심으로 먼 옛날 평야의 쟁탈전이 벌어졌고, 

일진일퇴, 승부의 세가 백중되어 긴 세월 전투에 지쳐 협상 끝에 양측이 불가침의 표지석을 세웠다는 것....

 

정상 좌우로 꽉 차있는 차량... 고갯마루에 주차를 하고 출발하는데 병풍산으로 오르는 사람은 많지만 불태산쪽은 아무도 없습니다...

 

 

건너편으로 우뚝 솟은 평풍산 신선대(투구봉)...

 

 

오르는 길목에는 눈꽃 천지...

 

 

잿막재 아래로는 임도가...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고... 능선을 따라 쌓인 눈...

 

 

헬기장에서 바라본 삼인산...

 

 

천봉으로 불리는 698봉...

 

 

천봉을 넘어서면 웅장한 불태산 능선...

 

 

바로 아래로는 한재골 대아저수지에서 오르는 898번 지방도...

 

 

병풍산, 그 아래로 만남재로 이어지는 임도, 삼인산도 고개를 내밀고...

 

 

지나온 천봉 능선...

 

 

천봉 우측으로는 병풍산이 바라보입니다...

 

 

삼인산 아래로 대아저수지... 그 너머로는 수북면의 들판이 희미합니다...

 

 

점점 불태산 정상이 가까워지고...

 

 

바로 앞에 눈덮인 불태산정상...

 

 

좁은 공간에 수북하게 쌓인 눈 속에 정상표지석이 자리잡고...

 

 

삼발이의 협조를 얻어 흔적을 남깁니다...

 

 

 

멀리 돌아서 가야할 병장산 능선이 까마득하고...

 

 

뒤따라 올라온 4명의 장정들이 있어 한 컷을 부탁합니다...

 

 

탁 트인 조망처이지만 자욱한 안개속에 희미한 그림자마냥...

 

 

가야할 능선... 멀리 끝에 보이는 귀바위 정상에서 우측으로 돌아 내려서야 합니다..

 

 

건너편의 갓봉에서 뒤돌아 본 불태봉...

 

 

눈으로 뒤덮인 갓봉 정상...

 

 

설화와 함께 다시 한번 바라본 불태봉...

 

 

정상이 아름다워 다시한번 Zoom-in....

 

 

또다시 가야할 능선들이 차례로 도열하고...

 

 

뒤돌아 본 갓봉...

 

 

지나온 갓봉과 불태봉 정상...

 

 

아직도 가야할 능선은 까마득합니다...

 

 

바로 아래로 바라보이는 서동골...

 

 

뒤돌아보면 아찔한 능선봉...

 

 

지나온 능선...

 

 

눈으로 가득한 무명봉...

 

 

바로 아래로는 진원면 들판, 담양-고창간 고속도로와 진원저수지...

 

 

다시 뒤돌아본 험준한 능선...

 

 

학동갈림길인 성틀재에 이릅니다... 지난해 폭우로 포기하고 내려섰던 길...

 

 

귀바위 방향으로 가면 헬기장에 이르고...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불태봉은 보이질 않습니다...

 

 

좌측 사방댐 방향은 진원면으로 내려서는 길...

 

 

직진하여 가파르게 올라선 능선봉...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눈덮인 능선...

 

 

능선 갈림길인 581봉...

 

 

직진하면 서동마을로 내려서지만 표지에는 없고 좌측 귀바위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내려서는 나무계단에서 건너편 가장 뒤편으로 귀바위 정상이 바라보입니다...

 

 

 

내려서면 큰재... 직진하는 병풍지맥, 우측으로는 서동마을로 내려서고 좌측은 진원면...

 

 

정자가 자리잡고 있어 늦은 점심... 점심이라야 라면 하나... 그러나 뜨끈한 국물은 일품입니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면 나무계단길...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참으로 많이도 왔습니다...

그러나 거리로는 절반도 오질 않았습니다...

 

 

잠시 올라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가면 귀바위 정상의 삼성산 이암정....

귀바위가 위치한 산의 옛지명이 대동여지도에 삼성산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귀바위의 한자어인 이암(耳巖)을 붙여 삼성산 이암정이라고..

 

 

이암정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낙타등처럼 오르내립니다...

 

 

바로 아래로는 다시 진원저수지와 담양-고창간을 연결하는 14번 고속도로가 바라보입니다..

 

 

귀바위에서 우측으로 꺾어 이재산성 방향으로 향합니다... 좌측은 진원산성 방향... 

 

 

진원산성으로 내려서는 능선... 너머로 진원저수지...

 

 

이어져가는 능선... 아직까지는 병풍지맥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정비된 계단길...

 

 

535봉을 지나고...

 

 

병풍지맥 제봉산까지는 4.2km..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귀바위...

 

 

잠시 후 희미한 갈림길에서 우측 샘터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희미한 길을 따락면 나타나는 성터.. 이름하여 이척산성...

이척산성은 이재산성이라고도 불리며, 장성군 장성읍 유탕리에 있는 산성으로 성안에서 수습된 기와편·토기편 등의 유물로 보아

삼국시대에 축성되고, 조선 초기에 폐성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문헌에 ‘불대산 서쪽 기슭의 테뫼식 산성으로 돌로 쌓았다. 둘레 520척(약 156m), 높이 3척(약 1m)이며, 성안에 우물 4개와

계곡 6개가 있는데 지금은 퇴락하였다.’라는 기록이 나온다고 합니다...

돌로 쌓은 성이지만 현재 약 750m의 토루(土壘)가 잔존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축조 당시부터 토축이었는지 아니면 석축이 무너지고

토축만 남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전체 길이 1,400m, 석축 길이 650m에 이르며, 동·서·북쪽에 성문터 3곳이 있습니다...

 

 

잠시 내려서면 구산제와 유탕제 갈림길에서 유탕사방댐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그 누구도 다닌적이 없는 호젓한 소나무 숲 능선길...

 

 

측백나무 조림지가 나타나고...

 

 

개짖는 소리가 요란한 마을 어귀에는 이정표...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우측으로 담양-고창간 고속도로 터널이 바라보입니다...

 

 

바로 아래로는 유탕리... 마을에 물탕이 있었다하여 붙여진 이름... 

 

 

얼어붙은 유탕교를 건너면 서동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이재산성 등산안내도는 있지만 가야할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주택의 담 옆으로 길이 있어 밭둑을 지나 오르는데 묘지가는 길인지 중간에 길이 없어지고...

좌측 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역시 묘지길... 그냥 가시덤불의 산허리를 가파르게 무찔러 올라 지능선에 이르니 등산로가 이어지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주능선 갈림길에 이르러 잠시 좌측 50m가량 오르니 헬기장...

가야할 길을 가늠하여 다시 내려서 능선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릅니다...  

 

 

희미한 능선길은 계속되어 작은 봉우리들을 쉴새없이 오르내리고...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 서니 아래로 서동마을...

 

 

또다시 올라선 능선봉... 병장산인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는 암봉... 건너편으로는 지나온 능선들...

 

 

아무도 가지않은 길... 이름모를 산짐승의 발자욱이 길을 인도하지만 두려움이 밀려오고...

 

 

다시 올라선 암봉... 건너편으로 이제사 병장산이 고개를 내밉니다...

 

 

건너편으로는 천봉과 불태산 능선...

 

 

발목까지 빠져드는 눈길...

 

 

아!!! 병장산...

정상표지석 하나없는 초라한 봉우리...

 

 

그러나 그 반가움에 삼발이를 이용하여 몇 컷 해봅니다...

 

 

얼마나 힘든 고행의 길이었던가?

 

 

그러나 지나고나면 이 또한 행복입니다...

 

 

지나온 능선들...

 

 

역시 지나온 능선들입니다...

 

 

천봉과 불태산도 보이고...

 

 

가야할 능선... 이렇게 긴 원을 그리며 불태산과 병장산의 환종주를 하였습니다...

 

 

석양의 빛을 받아 투구봉~병풍산~천자봉이 아름답게 한눈에 들어오고...

 

 

불태산 능선을 다시한번 바라보고 서서히 내려섭니다...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병풍산 능선...

 

 

장성군 북하면에서 오르는 구불구불한 898번 지방도와 월성저수지...

병풍산에서 이어지는 송대봉 너머로는 멀리 내장산 줄기가 하늘금을 긋습니다...

 

 

드디어 한재에 내려섭니다...

 

 

길목을 지키던 그 많던 차량들은 자취를 감추고 몇대의 차량이 지키고 있는 한재....

 

 

석양의 하늘에 겨울 철새들이 줄지어 날아갑니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석양... 이렇게 고행의 불태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나홀로 7시간30분의 기나긴 여정....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람된 산행이었습니다...

 

흐르는 곡은 솔개트리오의 아직도못다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