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뒤안길, 나 홀로 걷는 지리산 둘레길 1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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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지리산둘레길

인생의 뒤안길, 나 홀로 걷는 지리산 둘레길 1구간....

by 정산 돌구름 2011. 12. 7.

 

인생의 뒤안길, 나 홀로 걷는 지리산 둘레길 1구간....

 

 

여행일자 : 2011. 11. 18 (금)

기상상황 : 흐리고 안개 비 조금(아침에는 빗줄기, 종일 잔뜩 흐린 날씨)

여행코스 : 둘레길 1코스(주천면~운봉읍) 14.3km / 4시간5분

   주천면(11:40)~내송마을(12:02)~개미정지(12:10)~솔정지(12:34)~구룡치(12:53)~사무락다무락(13:15)~회덕마을(13:32)~노치마을(13:55)

    ~덕산저수지(14:13)~동복오씨묘역(14:24)~가장교(14:44)~행정마을(14:57)~양묘장(15:22)~운봉읍(15:45)

○ 지리산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읍면 80여개 마을을 잇는 300여km의

  장거리 도보길. 2011년까지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하고 있다. 

  지리산 길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이다.

  한 땀 한 땀 수놓듯 이어가는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만나는 사람,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모든 생명들의 속삭임을 귀 기울이며,

  외따로 떨어져 지내며 이제나 저제나 사람의 제취를 느끼고 싶어 동구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시는 할머니의 모습,

  소로 이랑을 갈며 한 해 한 철 농사를 이어가는 농부,  한 때는 좌우로 나뉘어 낮과 밤을 달리 살아야 했던 아픈 상처의 역사...

  지리산 길의 출발은 순례길이다.  2004년 '생명 평화'를 이 땅에 뿌리고자 길을 나선 순례자들의 입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이 있으면 좋겠단 제안이 나왔다. 그 제안이 다듬어지고 구체화된 게 지리산길(둘레길)이다.

  지리산길은 소외된 지역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 길 위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편온함과 평안, 공존과 화해, 평화의 메시지이다.

  참 바쁜 세상살이... 살붙이마저 마주 대할 시간이 자주 없는 바쁜 삶...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지만 마음은 허허롭기만 한 현실...  둘레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웃과 정을 나누어 보는 것도...

 

 

 지리산둘레길 제1코스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3km의 지리산둘레길.

  본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길로 구성된다.

  이 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회덕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은 남원장으로 노치에서 운봉으로 가는 길은 운봉장을 보러 다녔던 길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지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살다보면 가끔은 홀로 길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가슴에 묻어주고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작정....

자욱한 안개 속에 긴 미로를 따라 시작도 끝도 없는 여행을 떠나 봅니다...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텅 빈 널따란 주차장에 차를 두고... 

 

제1구간 시작점을 출발합니다...

 

외평마을을 지나고...

외평마을은 약 600여 년 전 10여 호의 마을을 이루었으나 농업용수가 마땅치 않아 용궁마을에 장안저수지를 만들면서

식수 및 농업용수가 해결되어 마을이 번성하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고려시대부터 숙성치를 넘어 구례군 산동면(당시는 남원부) 원달리로 통하는 길이 있었는데, 응양에서 말을 갈아타고

농협창고 뒤편에서 쉬어가는 곳이어서 <원터거리>라 하였는데 경치가 수려하여 감탄을 자아낸 곳이라 전합니다..

 

구룡폭포에서 이어지는 물줄기가 흐르는 하천...

 

갈대밭길을 따라 갑니다...

 

아름다운 음식점 비부정 앞을 지나...

 

잠시 도로를 따라 이어집니다...

 

내송교를 지나 둘레길쉼터에서 우측으로 들어서..

 

마을길을 따라갑니다...

 

내송마을(안솔치)...

지금으로부터 약 600여 년 전 한양 조(趙)씨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그 후로 경주 김(金)씨, 서산 류(柳)씨 등

여러 성씨들이 차례로 들어와 30여호 마을을 이루면서 주위의 비옥한 농토와 산림을 토대로 부유한 마을로 발전하였다고..

임진왜란 때에는 이곳 출신 조경남(趙慶南)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산장 앞을 지나면 숲속으로 접어들고....

 

개미정지...

 

조경남 의병장의 전설이 서린 곳이자, 장꾼들의 쉼터이기도 하였답니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오솔길...

 

솔정자는 20여년 전만 해도 나무하러 지게를 지고 가다가 고개를 오르기 전에 땀을 식히고 주천 들녘과 멀리 숙성치와

밤재를 바라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던 곳...

전설에 따르면 정유재란 당시 숙성치를 넘어 남원성을 향하는 왜군을 향해 조경남 장군이 활시위를 당겼던 곳이라고도 합니다..

솔정자를 마을 분들은 ‘솔정지’라고 합니다...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면 구룡치...

구룡치는 주천면의 여러 마을과 멀리 달궁마을에서 남원 장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습니다...

달궁마을 주민들은 거리가 멀어 남원 장에 가려면 2박 3일에 걸쳐 다녀와야 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구룡치를 장길로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백중(음력 7월15일)이 지나고 마을별로 구간을 나누어서 길을 보수해서 이용해 왔는데

지금도 예전의 보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고...

 

구룡치를 넘어서면 다시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연리목이 있는 곳...

 

연리목인 용 소나무...

소나무 한그루가 용틀임 하듯이 꼬여져 다른 소나무를 휘감는 보기드문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조그만 연못... 목마른 산짐승들의 샘터가 되겠지요... 

 

잠시 길을 걷다보면 돌탑을 쌓아놓고 옆에 소나무가 있는 사무락다무락....

 

사무락다무락은 사망(事望)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보이는데,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

 

숲속을 빠져나와 내려서면 쉼터를 지나 돌다리를 건너고...

 

도로를 따라갑니다...

 

구룡폭포를 가는 갈림길...

 

지나온 능선길...

 

회덕마을은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짚을 이어 만든 지붕보다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도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회덕쉼터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길을 걷는 중 쉬어가기 좋은 곳...

회덕마을은 임진왜란 때 밀양 박(朴)씨가 피난하여 살게된 것이 마을을 이룬 시초라고 합니다...

 

마을 어귀 개울가의 오리가족도 정겹고...

 

원래는 마을 이름을 남원장을 보러 운봉에서 오는 길과 달궁쪽에서 오는 길이 모인다고 해서 “모데기”라 불렀고...

 

날이 조금 개어 멀리 지리산 서북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세걸산 능선도 바라보입니다..

 

운봉까지는 아직도 7km...

 

철지난 탓인지 문을 닫은 포장마차...

 

다시 시골길로...

 

노치마을이 바라보입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노치마을...

 

노치마을은 조선초에 경주 정(鄭)씨가 머물러 살고, 이어 경주 이(李)씨가 들어와 살게 되어 지금의 마을이 형성...

노치마을은 해발 500m의 고랭지로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

현재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고리봉에서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위에 있어,

비가 내려 빗물이 왼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대간기념석은 3개로 되어 있어  대한민국 전도와 「백두대간과 14정맥」,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국내 유일 마을, 주천면 덕치리 노치마을」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을안에는 아름다운 국화송이..

 

대간길로 이어지는 뒤편에는 노치샘이 있습니다...

 

다시 마을을 나와 길을 걷습니다...

 

마을 뒤편.. 주변에는 멋들어진 소나무 다섯그루가 병풍처럼 서 있으며 바로 나무 밑에는 당산제전이 있습니다...

산제(堂山祭)는 남원시 주천면 덕치리 노치 마을에서 7월 중에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올리는 제사였다.

옛날 노치마을에는 오래전부터 민씨들이 들어와 살았는데 그들 중에 짚신을 만들어 팔았던 가난한 거지가 있었다.

추운 겨울에 거지가 죽자, 동네 사람들이 그를 묻어 주려고 하였으나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묻을 만한 곳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관이 하나 들어갈 정도로 눈이 녹아 있는 땅을 발견하고 그곳에 묻어 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이 황룡무주(黃龍無主)의 명당이었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이 산에 보답하기 위해서 음력 1월 1일 밤 12시에 주산제(主山祭), 곧 당산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노치마을 당산제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월 1일에 지냈는데, 몇 년 전 자손이 없던 마을노인 두 분이 세상을 떠나면서 전답을

동네 당산답으로 기증을 하여, 마을주민들이 두 노인을 위해 해마다 7월15일에 제사를 지내다가, 얼마 전부터 당산제를

7월 백중으로 옮겨서 지내게 되었다.

그 뜻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덕두산(德頭山), 덕산(德山), 덕음산(德陰山)의 덕을 한 곳에 모아 이 마을을 이루었다는 것입니.

마을 뒷산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은 소나무와 토석단이 결합된 형태이고, 할머니 당산은 큰 바위이다. 

당산제를 지내기 한 달 전에 제주로 축관, 헌관, 밑주비(음식 장만하는 집)를 선정한다. 

이들은 먼저 동네 우물물을 퍼낸 후 대나무와 금줄을 둘러서 외부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 당산제를 지낼 때는 오전에 금줄을 쳐놓은 우물물로 음식을 마련하여, 당일 자정에 뒷당산(할아버지 당산)에서

먼저 제를 지내고, 바로 내려와서 우물에 친 금줄을 걷어다가 마을의 조산에 쳤다.

당산제를 지내는 날은 모든 사람이 문밖출입을 삼가고, 비린 것을 먹으면 안된다. 또 상주집을 제외한 모든 집 대문에 금줄을 치며,

특히 제주들의 집에는 마당에서 부엌까지 황토를 깔아 놓는다. 옛날에는 정성이 부족하면 호랑이가 동네 개를 물어갔다고 한다.

당산제를 지낼 때 불을 켜놓으면 정월 대보름날까지 그대로 놓되, 한밤중에라도 꺼지면 즉시 다시 켜놓았다고 한다. 

수령 500년의 소나무는 높이 17m, 흉고둘레 2.6m, 수관폭 10m, 지하고 2.5m이다. 마을 뒤 동쪽에서 서쪽으로 나란히 서있으며 보는

사람마다 아름다움에 크게 감탄한다. 이 소나무 숲은 조선 초 경주정씨가 터를 잡고 경주이씨가 들어와 노치마을을 형성하면서

지리적 산세가 너무 좋아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기 위해 이 터에 소나무를 심어 정성 드려서 가꾸어 형성되었다.

 

덕산저수지...

주천면부터 이곳까지는 20년 전까지 운봉, 산내 사람들이 남원장을 보러 다니던 옛길입니다...

점차 날이 개어 저수지 너머로 서북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하늘금을 긋습니다...

 

잠시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고...

 

이어 거대한 묘역...

 

동복오씨 묘역입니다...

 

심수정...

 

마음의 수양을 쌓는 곳일까요?..

 

소망탑을 지나 내려서고...

 

우암공? 송씨가 아닌 오씨 문중의 우암공?..

 

가장마을을 지납니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다 합니다.

지금은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터를 뜻하는 농막 장(庄) 자를 써 가장리(佳庄里)로 쓰고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옥녀봉 아래에 옥녀가 베를 짜는 옥녀직금의 천하명당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300여년 전 이곳에 처음 들어온 사람은 동복 오(吳)씨와 강릉 유(劉)씨라고 하며 그 후 창녕 조씨와 김씨, 박씨 등이

입주하게 되었으며, 마을이 뱀 형국으로 마을 앞에 입석을 세워 뱀의 기를 눌러 마을의 액 막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마을을 벗어나 다시 둑방길로 접어듭니다...

 

10여km를 지나왔고 앞으로 한시간여를 가야 합니다...

 

마을 앞 서어너무 숲도 아름답고...

 

람천을 가로지르는 가장교를 지나고...

 

길게 이어지는 서북능선도 바라보입니다...

 

덕두산을 지나 내려앉는 산줄기...

 

람천의 우측 둑방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길...

 

둑방을 벗어나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행정마을, 그리고 서어나무숲...

행정마을에 있는 서어나무 숲은‘제1회 아름다운 숲’대상을 받은 곳으로,

수백년된 서어나무들이 아름드리 줄지어 서서 마을을 지켜주는 곳입니다...

 

행정마을앞 다리를 건너고...

 

다시 길게 뻗은 둑방길을 따라 갑니다...

 

서북능선이 길게 이어져 내내 함께 합니다...

 

엄계교를 지나면 마을길...

 

마을을 벗어나 다시 둑방길...

 

양묘사업장 앞을 지납니다...

 

산림청의 숲해설 안내...

 

자생식물관찰원을 지나고...

 

앙상한 가지와 아름다운 열매..

 

도로를 따라가면 예전의 영화에서나 볼 수있는 듯한 70년대식 건물이 늘어서 있는 운봉 읍내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읍내거리를 빠져나오면 운봉초등학교...

 

좌측으로 꺾어 내려섭니다...

 

제1구간이 끝나고 제2구간이 시작되는 지점...

 

내일 가야할 서림공원 방향입니다...

 

서림공원의 숲을 바라보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운봉우체국 앞에서 버스를 기다려 남원으로 향하고...

 

남원에서 주천면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차량을 회수합니다...

운봉읍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달궁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