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8구간(대덕산) 십승지를 지나 봉황의 등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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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백두대간

백두대간 제8구간(대덕산) 십승지를 지나 봉황의 등에 오르다

by 정산 돌구름 2010. 2. 3.
백두대간 제8구간(대덕산), 십승지를 지나 봉황의 등에 오르다..

(빼재 ~ 삼봉산 ~ 소사재 ~ 삼도봉 ~ 대덕산 ~ 덕산재 ~ 부항령)


○ 일시 : 2007. 7. 21(토) 09:40~17:35

○ 날씨 : 흐리고 한때 비(비가 오락가락하며 안개가 끼고 오후부터 빗줄기가 거셈)

○ 구간 : 20.5km (접속 0.5km, 총 21.0km) - 경남 거창, 전북 무주, 경북 김천

  신풍령~4.35km~삼봉산~3.1km~소사고개~3.25km~삼도봉~1.45km~대덕산~3.05km~덕산재~5.3km~부항령

○ 소요시간 : 7시간55분(접속 10분 포함 8시간05분 소요)

  빼재(09:40)~호접골재(10:35)~삼봉산(11:00~05)~소사재(12:05~15)~삼도(14:05)~대덕산(14:35~40)~덕산재

  (15:40~45)~833봉(16:10)~853봉(17:10)~부항령(17:35)

  * 부항령 ~ 삼도봉터널(17:45)  <점심12:25~55>

○ 주요봉우리 : 수령봉(1,050m), 호절골재(1,122m), 삼봉산(1,254m), 삼도봉(1,249m), 대덕산(1,290m)

○ 산행팀 : 빛고을토요산악회 (22명) - 회비 30,000원

○ 교통

  문예회관(07:10)~88고속~남장수IC~19번도로~장수IC~35번고속~덕유산IC~19번도로~49번~37번도로~빼재(09:30)

  부항령(18:20)~1089번~30번~37번~거창IC~88도로~지리산IC~황토방 사우나(19:40~20:20)~지리산IC~88고속~

         남원IC ~ 합리추어탕(20:50~21:20) ~ 남원IC ~ 문예회관(22:20)

○ 구간소개

  이 구간은 덕유산권으로 육십령부터 시작된 덕유산 주능선을 지나「신풍령~삼봉산~소사고개~대덕산~덕산재~부항령」

  으로 이어지는데 중간에 국도를 두 곳이나 통과하고, 전북, 경남, 경북이 경계를 이루며 지나는 곳이다.

  덕유삼봉과 대덕산을 지나 부항령까지 이어가는 이구간은 산경표에서 덕유삼봉에서 시작하여 백운산까지를 덕유100리길

  이라 하였으니 소사재에서 시작하는 산줄기를 덕유산으로 본 것이다.

  초점산(삼도봉)을 거쳐 대덕산으로 맥을 이어가는 대간의 마루금은 삼도봉에서 국사봉을 지나 수도산에서 금오지맥을 보내고

  두리봉에서 가야지맥을 분지한 후 우두산과 오도산을 따라 황강과 낙동강의 합수점인 성산에서 맥을 다하는 수도지맥의

  분기점이기에 산경표에서는 삼봉산을 덕유산군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 산줄기를 따라서 물줄기가 갈리니 무풍(십승지 중 한 곳으로 연풍, 현풍과 더불어 삼풍이라 하였고 우리나라에서 가장살기

  좋은 10곳 중 한 곳)쪽으로 흐르는 물은 금강을 따라 서해로 흘러들고 거창쪽 물줄기는 황강을 따라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해발 670m인 소사고개를 축으로 하여 북쪽에 있는 대덕산은 1,290m이고, 남쪽으로 이어지는 덕유삼봉은 1,254m로

  양쪽 산의 정상에서 소사고개를 바라보면 고도차가 600여m에 이르는 협곡이다.

  덕유삼봉에서 오르면 수도가야지맥의 산군들인 금오산, 수도산, 비계산, 별유산, 기백산과 남덕유산은 물론이고 향적봉과

  투구봉까지 조망되며 가야할 대덕산과 삼도봉이 바로 바라보인다.

  예로부터 대덕산은 덕이 많은 산이라 하였고 봉황을 닮은 산세는 몸통인 대덕산에서 양쪽으로 날개를 펼쳐 대간을 달리고

  동쪽으로 세운 꼬리의 깃털은 수도지맥과 가야지맥, 금오지맥을 거느리며, 망덕으로 향하는 부리는 알을 보호하려는

  어미의 본능과 함께 날카로움과 온화한 눈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거대한 봉황이 날아가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는 대덕산의 형태는 너무나 생생하여 요즘에도 대덕산이 품어내는 기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산이기도 하다.

  망덕산 아래 펼쳐지는 무풍땅은 격암 남사고가 덕유산 근처에 난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임란 때 많은 양반들이

  피신해 들어와 많은 유적을 남겨 지금도 백산서원, 죽림서원, 춘향서원 등이 있다.

  일제시대 뚫렸다는 자연성벽으로 이루어진 나제통문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선이자 영토다툼으로 인하여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무풍은 신라의 땅이었으나 현재는 전북에 속하는 지역으로 언어와 풍습생활은 김천과 거창에 가까운 곳이다.

  「정감록」을 보면 삼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가운데 하나로 무풍을 꼽고 있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와 경북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의 도경계에 있는 고개가 덕산재다.

  주유소 왼쪽으로 30m 정도 오르면 주능선과 만나서 800m 이상 여섯개 봉을 오르내리면 부항령이다.

  예전에는 김천과 연결되는 고개였으나 지금은 터널이 완공되어 2차선 포장도로이다.

 

 

○ 산행개요

  5월에 백두대간 7구간을 끝내고 지난 6월에 8구간이 3구간으로 바뀌어 산행을 포기했다.

  장마철 비가 온다는 예보에 신청자가 많지 않고 백두대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인가보다.

  지난 토요일 악휘봉~칠보산 산행에서 입은 부상이 있어 다리가 아직도 뻐근하고 어제 직장동료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몸이

  무겁고 취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이다.

  집을 나서니 비까지 내리고 동네에서 김밥 두 줄로 도시락을 만든 다음 일행 세사람을 태우고 문예회관으로 향하였다.

  7시10분에 22명을 태우고 백두대간 신풍령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신풍령에 도착하니 9시30분이 되었고 약간의 준비체조 후 초입지에서 능선을 향해 올랐다.

 

09:40,  빼재(신풍령) 출발

신풍령으로도 불리는 빼재는 무주와 거창을 잇는 727번 지방도가 지나며 바로 남쪽 아래에는 신풍령휴게소와 넓은 주차장,

주유소가 있지만 지금은 모두 문을 닫은 채 텅 비어 황량한 느낌이 든다..

 

빼재는 절개지로서 바로 오를 수가 없어 표지석에서 거창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100m가량 내려가면

「빼재정상0.1km/백암봉11km」이정표가 있다.

 

커다란 「거창의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표지판이 있고 그 옆으로 표식기가 많이 매달려 있다.

 

급경사 오르막을 5분여 오르면 대간 마루금 능선인 빼재 정상 능선에 이른다.(09:46) 

 

대간길은 우측으로 이어지고 잠시 후 첫 봉우리인 1,050봉인 수령봉에 오른다.(10:00)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를 지나(10:20) 잡목을 헤치고 나가면 된새미기재로 불리는 헬기장을 지나는데 고도차가 없다..

 

10:35,  호접골재(1,122m)

잡목지대를 지나면 갈림길 사거리인 호접골재에 도착한다.(10:35)

여기에서 좌측으로는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로 내려가고 우측은 거창군 고제면의 「금봉암」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금봉암」은 삼국시대에 창건된 절터에 1905년 거창군 주상면 거기리에 살던 불심 깊은 청송 심씨부인이 세운 절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청송 심씨가 풍수가 잡아준 지금의 절 자리에서 원을 세우고 지금은 알 수 없는 가마솥 뚜껑 덮인 장수

샘물을 마셔가며 백일동안 단식기도를 드렸다 한다.

기도가 끝나던 날 이상하게도 어느 곳에서 날아 왔는지 알 수 없는 황금빛 새가 날아와 기도처를 세번이나 돌고 난 뒤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는데, 청송 심씨는 영험을 느껴 그 뒤 이곳에 절을 짓고 금봉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한다.

그 뒤의 역사는 제대로 전하는 것이 없고, 근래에 청우스님이 주석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중창하였다.

이 절에는 이름난 세 개의 바위, 세 개의 용머리, 세 개의 바위샘이 있다. 금강을 이루는 뾰족 뾰족한 바위 봉우리들은 제마다

각기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금봉암 뒤에 보이는 석불바위는 스님이 장삼 입고 고깔 쓴 모습이며, 그 위에 장군바위와 높이 80m에 달하는 칼바위가 있다.

주위에는 투구봉, 용바위, 노적봉, 신선봉, 부부봉들이 병풍을 친 듯 둘려 있다. 요사 뒤에도 용바위가 있다.

용굴에서 내려와 얼굴을 쑥 내민듯한 용머리 세개가 있는데 맨 위에 있는 용머리가 옛날 거창부사가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금봉암은 영험한 나한도량기도처로 알려져 있으며 무엇보다 세 개의 샘이 자랑거리로 이름나 있다.

석불바위 뒤에 숨어 있는 샘은 피부병에 좋다고, 칼바위 위 바위굴샘은 기도샘이고, 용바위 용굴샘은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

안부에는 헬기장이 있고 대간길은 바로 직진한다..

 

이어 경사진 오르막길을 따라 1215m 능선분기점에 올라 우측 능선쪽으로 표시기와 함께 길이 보이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틀어

완만하게 능선을 따라 조망이 뚜렷한 첫 봉우리를 지난다.(10:53)

 

11:00,  삼봉산

다시 내려섰다 오르면 2봉인 삼봉산 정상으로 좁은 공터에 정상석과 삼각점(거창311/1983복구)이 있다.

거창산악회가 90년6월24일 세운 정상표지석에는 「德裕三峰山 1,254m」이라고 적혀있다..

 

삼봉산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삼봉산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5봉으로 정상부의 봉우리가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연꽃 봉우리 같으며, 첫 봉우리를 지나 두번째 봉우리가 정상이다.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의 경계를 이루고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부를만큼 산 경치가 빼어났으며 가뭄이 들 때면 삼봉산 금봉암에

있는 용머리 바위에서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산은 불심(佛心), 산심(産心), 무심(無心)의 삼심이 깃들고 금봉암을 들러리한 바위무리들은 병풍처럼 둘러져 봉황의

산세를 이룬다.

삼봉산에서 내려서다가 좌측에 우회길이 있으나 암릉을 올라 진행하면 내려서기 곤란한 직벽을 만나 좌측으로 내려서는데

로프가 있어 조심히 내려서 다시 오른 1250봉은 전망대와도 같이 조망이 트이며 구름사이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11:10)

 

오른쪽은 절벽으로 절벽 아래로는 가야할 소사마을이 보인다.  좁은 암릉길로 진행하다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암릉지대를 통과하고 전망바위를 거쳐 작은 안부에 내려서면 지능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비가 내린 후라 물기를 머금은 연분홍빛 꽃망울이 아름답다.

지능선을 따라 안부 정면으로 나있는 길을 따르면 덕지리나 도계마을로 떨어지고

대간길은 리본이 많이 매달린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대간길은 낭떠러지 수준의 급경사의 너덜지대이므로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급경사의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잡초가 우거진 숲길을 지나면 쇠밧줄로 만든 울타리에 쪽문이 있고,

안내문에는 「일몰 후 출입금지」와 수많은 리본이 매달려 있다.(11:46) 

 

잠시 오르면 우측으로는 배추를 심은 고랭지 채소밭이 이고 오른쪽은 야산이다.(11:56)

 

밭둑을 따라 내려서 사과나무의 과수원을 지나 시멘트포장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12:05,  소사재

논밭 사이의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해발 670m의 소사재이다.

소사재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남 거창군 고제면을 잇는 1089번 지방도인 2차선 도로다.

1년내내 미풍이 불어 고개의 모래가 모두 날아가서 마을사람들이 좋아서 웃어 소사재(笑沙峴)라 불렀다고 전한다.

소사재는 북쪽 대덕산이 1,290m이고 남쪽 덕유삼봉이 1,254m로 양쪽 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면 고도 600m에 이르는

포물선을 그리는 대협곡이 대간 마루금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렵지만 마루금을 따라 물줄기 또한 낙동강과 금강으로 나뉜다..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가게가 있고 오른쪽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올라 잠시 후 숲길로 들어서 진행한다..

 

다시 고랭지 배추밭과 목장지대를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낙엽송이 많은 등산로로 접어든다.

산길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채소밭 사이를 지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면 잘 꾸며진 밀양박씨 가족묘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12:25~48)

 

멀리 지나온 삼봉산이 선명하게 바라다 보인다..

 

포장도로는 우측으로 이어지고 직진하는 시멘트 농로를 따라 오르면 좌측 비닐하우스를 지나 임도를 만나는데

다시 낙엽송 숲길로 들어가 진행하다 묘지에 이른다.

능선 우측으로 돌아 좌측에서 올라온 임도에 내려서 임도따라 3~4분을 가면 임도는 좌측으로 내려가고 우측 숲길로 들어선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고도를 올리면 묘지가 있는 전망이 트인 곳에 이른다.(13:47)

그러나 바로 아래 소사마을은 어렴풋이 보이지만 삼봉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오르면 1,180m 능선분기점에 도착하는데 대간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어지고 우측으로는 수도지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이 길도 표시기가 많아 잘못하면 알바)

「수도지맥(修道枝脈)」은 경남과 경북의 도계를 가르며 황강(낙동강 지류, 길이 111km) 북쪽 울타리 되어 곧장 남쪽으로

내려가 「국사봉(875.1m)~봉산(901.6m)~수도산(1,317.1m)~단지봉(1,326.7m)~두리봉(1,135m)~남산(1,112.9m)

~우두산(1,046.3m)~비계산(1,130m)~두무산(1,036m)~오도산(1,120m)~토곡산(644m)~만대산(688.7m)~노태산

(498m)~시리봉(408m)~솜등산(269m)~성산(250.7m)」을 거쳐 황강 위에 놓인 청덕교에 이른다.

좌측의 대간길을 따라 완만하게 오르는데 잡목이 무성한 숲을 헤치고 나가면 삼도봉에 이른다.

정상표지석 「초점산 삼도봉 1,248.7m」은 허리가 잘려 부러져 겨우 돌로 세워져 있다.

사방이 탁 트이지만 지나온 삼봉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가야할 대덕산도 어렴풋이 능선만을 보이고 있다.

삼도봉은 경상남도, 경상북도, 그리고 전라북도의 경계이다.

삼도봉(三道峯)은 이름 그대로 3개도에 걸쳐 있는 봉우리로써 남한에만 삼도봉이란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3개 있는데 모두

백두대간 줄기에 있다..

 

먼저, 지리산 서부능선에 위치한 삼도봉(해발 1,550m)은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아있다.

지리산 반야봉(1,732m) 바로 아래 위치한 삼도봉은 원래 낫의 날을 닮았다 하여 낫날봉이라 하였으나 발음이 쉽지않아

「날라리봉」,「늴리리봉」으로 불리다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삼도봉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 하나는,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의 경계에 위치한 삼도봉(해발 1,177m)이며 경계를 가르는 도(道)가 완전히 달라

진짜 삼도봉으로서 정상에 3개 도민들이 세운 대화합기념탑이 있다.

국립공원 소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추풍령에서 잠시 숨을 고른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향해 서서히 고도를 높이다가 3도의 경계

지점에 이르러 우뚝 솟구쳐 오른 봉우리다.

세 번째는 이곳 삼도봉(1,249m)으로써 경북 김천, 전북 무주, 경남 거창을 경계로 대덕산과 이웃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천시 대덕면 덕산마을에서는 대덕산 옆 삼도봉을 대부분이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의 삼도봉은 경남과 경북의 경계를 이루어 수도지맥을 분지시키는 능선분기봉으로써 국사봉~수도산~우두산~

비계산으로 이어간다. 삼도봉부터 등로 주변에 잡목을 베어내고 등산로를 정비 해놓아 길이 넓고 아주 좋으며 조금 내려서는데

100m정도 고도를 낮춘 안부에서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잡목지대 숲을 통과하여 바위지대를 지나면 부드러운 능선상에 오르며 멀리 대덕산이 올려다 보인다..

 

14:35,  대덕산

안부에서 고도를 높여 1255m봉에 오르고 다시 내려가다 완만하게 오르니 넓은 헬기장을 지난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르면 다시 나타나는 헬기장이 대덕산 정상으로 주변은 억새밭이고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와도 같다..

 

대덕산 정상에는 「大德山頂上 1,290m」검은 대리석의 정상석과 삼각점(무풍22/1988재설)이 있고,「전북산사랑회」의

스텐레스 정상비가 서있다.

대덕산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경북 김천시 대덕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대덕이라 불리게 된 것은 이곳으로 이사 온 사람

마다 모두 큰 재산을 모음에 따라 산의 덕을 입었다는데서 연유됐으며, 옛날에는 다락산, 다악산으로 불리었다.

정상에는 기우단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부드럽게 생겼으면서도 우직한 남성다운 덕기가 어려 수많은 인걸을 배출했다고 한다.

또,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움이 있고, 북쪽으로 삼도봉, 동쪽으로 수도산, 서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삼봉산이 자리잡고 있다.

선조31년(1598년) 정유재란 때는 전라병사 이광악이 왜적을 물리쳤고 영조4년(1728년) 이인좌의난 때에는 이고장의 의병

들이 반란군을 물리쳐 국난이 있을 때마다 고장을 지켜주는 명산이다..

 

예언가 ‘남사고’는 무풍을 무릉도원 십승지라 하였는데 예로부터 복지의 땅으로 선망을 하고 축복을 내린 땅이라 하여 국난이나

천재지변이 생길 때마다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웅장한 산세에 비해 계곡이 협소한 느낌을 주지만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서쪽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은 금강의

최상류 발원지이다. 해발 980m지점 동쪽 방아골 암벽에서 떨어지는 얼음폭포의 물은 낙동강의 발원지가 된다.

북쪽 산 정상부에 위치한 약수터는 탄산과 유황성분의 맛이 비치고 이가 시릴 정도의 물맛은 어느 약수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마르지 않는 신비의 약수터이다..

 

대덕산의 북쪽으로는 민주지산(1,241m)과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능선이 선명하게 하늘금을 긋고, 동쪽으로 대덕면

및 멀리 독용산(955m)이 솟아 있다. 남동쪽으로 가까이 국사봉(875m),월매산(1,023m),수도산(1,316m)이 있고,

멀리 가야산(1,432m)국립공원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남쪽은 백두대간길로서 왼쪽에 삼도봉이 있으며 그 아래 골짜기 사이로 멀리 거창읍이 바라보인다.

남서쪽은 백두대간 삼봉산이 우뚝 솟아있고 오른쪽 방향으로 백두대간 능선너머로 멀리 덕유산 향적봉이 덕스럽게 솟아있다.

서쪽으로는 망덕산 너머로 덕유산 거칠봉이 능선을 이루며 이어가 덕유산 북쪽 끝줄기인 깃대봉까지 그 맥을 이루고 있다.

바로 아래의 삼도봉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져 소사재를 지나 삼봉산으로 오르는 능선이 선명하다.

소사재를 지나는 1089 지방도로는 무풍에서 소사동을 지나 남쪽으로 고제면 농산리를 지나 거창읍 3번 국도와 합류한다..

15:00,  약수터

많은 리본들이 달려있는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조금 오르면 1272봉을 지나고 다시 내려서 능선분기점에서 직진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꺾어 산죽사이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산길은 널따랗게 정비되어 지그재그로 내려서자 대덕산 얼음골 약수터가 있다. 

간, 파란 바가지가 걸려있고,「얼음골 약수터에서 목을 추기는 길손이시여!..」라고 쓰인 파란 바탕의 표지판이 있다.

물 한 바가지를 마시고 병에 가득 채웠다. 우측으로는 얼음폭포가 물줄기를 내리뻗고 있다..

 

시 한참동안 내려가면 765m고도에서 누그러지면서 좁은 능선길로 이어진다. 

우측으로는 낙엽송, 좌측으로는 참나무지대를 지나면 안부에서 오름길로 변하여 봉우리를 지나고 안부에서 계단을 지나

725m봉을 넘어 내려서면「정상3.05km」표지판을 지나 도로가 보인다.

 

15:42,  덕산재(644m)

도로에 내려서면 덕산재로 30번국도가 지나는 2차선 포장도로이다.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와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의 도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예전에 국도가 포장되기 전 이름은 주치로 불렸다고 하며 아직도 경북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에 주치마을이 있다..

 

「백두대간덕산재 해발 644m」의 거대한 표지석이 지키고 있다.

「정감록」(저자와 저술연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언서)을 보면

삼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가운데 하나로 무풍을 꼽고 있다.

그처럼 길지로 손꼽히는 무주군 무풍면과 김천시 대덕면의 도경계에 있는 고개인 이곳 덕산재다. 

구불구불 고갯길을 타고 고갯마루에 서면 남으로 가야산 줄기가 바라보이북으로는 민주지산, 삼도봉의 백두대간 산줄기가

넘실거리는 모습을 마주한다.

고개를 넘어 전라도 무주땅으로 들어서면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맞대고 대치했다는 나제통문에 이른다. 

무주읍내에서 30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나제통문 터널을 통과하면, 삼도봉과 대덕산에서 흘러내리는 남대천을 따라 덕산재로

길이 이어진다. 남대천은 무주읍내를 지난 뒤 금강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그 개울을 사이에 두고 너른 들판이 전개된다.

에서 남으로 1,200고지 민주지산과 삼도봉을 빚어 낸 백두대간이 덕유산을 향해 가다 잠시 덕산재에서 주춤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백두대간 종주자들도 덕산재에서 아무리 갈 길이 멀고 험해도 잠시 쉬어간다는 곳이다.

이처럼 백두대간 종주자들의 휴식처 역할을 해주는 쉼터 덕산재에는 얼마 전에는 매점을 겸한 주유소가 있었으나 오가는 이의

발길이 뜸해진 탓인지 주유소는 문을 닫았고 건물은 방치되어 하루하루 낡아가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풍경이 워낙 수려하여 아무렇게나 방치된 건물마저도 덕산재 풍치에 보탬이 되는 듯하다.

국도가 아스팔트로 포장되기 전 덕산재의 본 이름은 주치였다고 한다.

아직도 경북 대덕면 덕산리에는 주치마을이라는 이름이 남아있어 옛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개 동쪽에 위치한 덕산리 방향의 경관은 무풍면 방향과 사뭇 다르다.

동남쪽으로 가야산과 수도산이 눈 아래 들어올 정도로 시야가 확 트여있다.

무풍면 방향으로 내려다 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고도감을 느낄 수 있으며, 산골마을의 전형적인 계단식 천수답이

옛날 어렸을 적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길 가장자리에는 커다란 「대덕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도로 건너편으로 하얀 건물이 있는데 「산신전/약사여래불」이라고 출입문에 적혀 있다.

시 기다리다가 주유소 좌측의 콘테이너 박스 옆에 리본이 매달려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다시 능선으로 연결된다..

 

도를 높여 가파르게 오르면 소나무와 철쭉들이 보이고 마루금이 좌측으로 90도 꺾이는 능선분기점에서 표시기를 바라보며

북서쪽으로 완만하게 내려간다.(16:10)  

 

능선 면길로 내려서면 묘가 나타나고, 부드럽게 진행하면 폐광터인 공터가 나타나고 절개지를 오르면 좌측에서 올라오는

임도에 이르러 능선을 따라 100m정도 이어지고 갈림길에서 오르면 808봉에 이르러 좌측으로 꺾어진 길을 따라 내려간다.

소나무 사이로 완만하게 내려가다 참나무 숲을 가파르게 내려선 안부갈림길에서 가파르게 올라서면 공터봉을 지나 내려선다..

 

17:09,  853.1봉(삼각점)

완만하게 올라서 850m봉을 지나 고도차가 거의 없이 진행하면 853.1봉으로 삼각점(무풍413/1983재설)이 있다.

이어 잡목사이로 가파른 내리막과 완만한 네리막의 안부를 지나 너덜봉을 넘어서 가파르게 내려서니 숲사이로 도로가 보인다.

 

17:35,  부항령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묘와 헬기장이 다시 나오고 잠시 내려서면 잡목이 우거진 부항령이다.

오색찬란한 리본들이 있고 노란 코팅지에 「부항령」이라고 쓰여 있다.

삼도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이 주변에서는 가장 낮은 해발 680m의 부항령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도 있는 이름이고, 대동여지도에도 釜項峴(부항현)으로 표기된 이름이다.

이 부항령 이름은 이 고개 동쪽의 마지막 자연부락 가목(가마목, 한자로 釜項) 마을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부항령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와 경북 김천시 부항면 월곡리를 잇는 옛 고갯길이다.

고갯마루는 경북과 전북의 경계가 되며, 낙동강과 금강의 분수계 역할을 한다.

즉 이 고갯마루에는 김천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부항천이 되어 감천으로 흘러들어 낙동강에 합류하고, 무풍쪽 빗방울은

남대천으로 흘러들어 금강에 합류한다. 부항령은 김천 남부의 지례면에서 무주 무풍면을 오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에 부항령 남쪽의 덕산재에 도로가 뚫리기 전만 해도 주민들은 대부분 이 길로 왕래했다.

부항령은 남쪽의 덕산재와 더불어 경북 김천과 전북 무주를 잇는 대표적인 고개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거의 부항령으로 김천을 넘나들었다 한다.

특히 두 고개 중에서 부항령은 무풍과 지례를 연결하던 조선시대의 옛길이다.

무풍쪽 주민들은 거의 부항령이라 부르는데, 부항쪽 주민들은 가목재라 하는데 고개 가장 가까이에 가목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대동여지도에는 이곳을 부항(釜項)이라 표기하고 있다.

한편, 대동여지도를 보면 부항 북쪽 바로 위에 마치(馬峙)라는 고개가 하나 더 있다. 

현지에서 지형을 살펴보니 부항령 북쪽은 산줄기가 더 높아 걷는 데 시간도 더 걸리고 힘도 더 들었을 것이다.

또 주민들은 마치라는 고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국시대에 백두대간 부항령 서쪽 전북 무풍면은 신라 영토였다.

무풍은 산간오지임에도 적당한 농토가 있어 자체적인 양식 조달이 가능했을 수도 있겠지만, 병기 등 보급은 필요했을 것이다.

이때 부항령은 삼국시대에 백두대간을 넘어 무풍까지 영역을 확장했던 신라군의 주요 보급로였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부항령은 경북 김천에서 지례를 거쳐 전북 무주로 가는 가장 단거리이면서 고개도 낮기 때문이다..

 

17:45,  부항령 터널

오늘 구간을 마무리하고 무성한 잡목을 헤치며 우측으로 내려서 절개지를 우회하여 2차선 도로가 있는 터널 앞에 도착한다.

1999년에 이곳으로 아스팔트포장길이 완공되면서 해발 607m에 꾀나 긴 터널이 뚫렸는데 터널의 이름이「삼도봉터널」이다.

삼도봉 밑을 뚫은 것이 아니라 부항령 밑을 뚫었는데 이름이 삼도봉터널이다.

 

삼도봉은 북쪽 약 7Km 거리에 있고, 남쪽 7Km쯤 되는 대덕산 옆 삼도봉이 있어서 어느 삼도봉을 지칭하는지도 모른다.

일제 때 행정구역으로 면이 생겨날 때 대간 동쪽 김천군은 이웃 대덕면이 대덕산에서 그 이름을 따오듯이 이 곳은 역사 깊은

부항령에서 이름을 따서 「부항면(釜項面)」이라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이 터널 이름을 ‘부항령터널’이라 하면 경상도쪽 부항면만 돋보이게 하기 때문에 ‘삼도봉터널’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비에 젖은 신발과 옷이 무겁게 느껴진다.

B팀을 실은 버스가 대기해 있고 포장마차에서 부침개를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 후미는 18:10분에 내려왔다. 18:20분에 버스가 출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