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2구간(만복대), 눈 덮인 억새능선 만복대에 올라
본문 바로가기
돌구름의 산행이야기/백두대간

백두대간 제2구간(만복대), 눈 덮인 억새능선 만복대에 올라

by 정산 돌구름 2009. 11. 6.

백두대간 제2구간(만복대), 눈덮인 억새능선 만복대에 올라..

(성삼재 ~ 만복대 ~ 정령치 ~ 고리봉 ~ 고기리)

 

○ 일시 : 2006. 2. 26(일) 10:25~16:00

○ 날씨 : 흐린 후 맑음

○ 거리 : 11.7km 

  성삼재 ~5.2km~ 만복대 ~2.2km~ 정령치 ~0.9km~ 고리봉 ~3.4km~ 고기리

소요시간 : 5시간35분 

  성삼재(10:25)~당동삼거리(10:34)~고리봉(11:04)~묘봉치(11:48)~1349봉(점심, 12:22~12:50)~만복대(13:10~

  13:15)~정령치(14:07~14:20)~큰고리봉(14:45~50)~고기리(16:00)

○ 산행팀 : 광주우리산악회(38명) - 20,000원

○ 주요봉우리 : 고리봉, 만복대(전북 남원, 전남 구례)고리봉(1,248m), 만복대(1,438.4m), 큰고리봉(1,304.5m)

○ 교통

   홈플러스(08:25) ~ 호남고속도로 ~ 곡성IC ~ 구례 ~ 천은사 매표소 ~ 성삼재(10:20)

   고기리(16:20) ~ 구례읍 목욕 및 뒷풀이(17:00 ~ 18:10) ~ 호남고속도로 ~  홈플러스(19:30) 

○ 구간개요

  이번 구간은 「성삼재~고기리」구간으로 지리산 자락에 속하기는 하지만, 큰고리봉을 지나 고기리 마을로 내려서면 전혀

  산세가 달라지게 된다. 마치 자그마한 마을 뒷산을 걷는 듯 굵은 능선에서 벗어나 있다.

  큰고리봉에서「세걸산~팔랑치~바래봉」쪽 서북능선이 뚜렷하지만 그리로 빠지면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줄곧 굵고 뚜렷한 능선을 따라오다가 전혀 상황의 가파른 내리막길로 가야 하는 힘든 산행이다.

  백두대간은 그 이름처럼 반드시 크고 뚜렷한 산줄기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고기리를 내려서면 평지가 산이 곡중분수계로 이어진다.


10:25, 성삼재

굽이굽이 넘어가는 861번 지방도 상의 성삼재에서 하늘아래 첫 동네라는 심원마을 쪽으로 100여m를 가면 좌측으로 능선이

시작되는 곳이 산행기점이다.(철망이 있지만 산화경방기간만 통제한다.) 

  

성삼재는 대간의 마루금이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동강난 첫 현장이다.

정령치 고갯길과 함께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진 도로는 확장과 포장을 거쳐 관광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끊어진 생태 축을 연결하기 위해 폐쇄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구례와 남원 사람들에게는 수용하기 어렵다.

스러져가는 농촌현실에서 관광은 지역경제가 지탱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성삼재 주차장 앞에서 길을 건너서 도로를 따라가다가 철망 문안으로 들어서면 약간 날카로운 능선길로 접어든다..

 

숲길로 들어가 순하게 진행하여 1,102봉을 넘으면 헬기장이 있고,

이정표 「성삼재0.3km/만복대5.7km/당동마을3.0km」가 있는 당동마을 갈림길이다.(10:34)

 

11:04, 고리봉(작은고리봉, 1,248m)

참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따라 1088봉을 우측 사면길로 우회하여 부드럽게 진행하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고도를 높여

가파르게 오르다가 부드러운 길을 지난다.

고리봉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으로 사면길이 잘 나있지만 이 길은 정상을 올라가지 않는 길이므로 바로 경사진 길을 오르면

고리봉(일명 작은 고리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검은 표지석「고리봉 1,248m/구례군」이 있다..

 

뒤돌아보면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남에서 동으로 하늘금을 그리고, 동쪽으로는 반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으로는 가야할 만복대가 구름 속에 묻혀 있고 구불구불한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종석대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능선..

 

고리봉에서 본 반야봉..

  

정상에서 서쪽길로 들어서면 산동면으로 내려가는 길로 급경사의 심마니 길이다.

대간길은 우측으로 틀어 내려서 다시 우회하는 길과 만나고 내려선 안부에는 헬기장이 있으며,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여 산죽사이로 이어지는 사면길로 진행한다..

 

반야봉 ~ 중봉에서 이어지는 얼음골, 도계능선..

 

11:48, 묘봉치

이어 이정표「만복대4.0km/성삼재2.0km」를 지나 내려선 안부에서 부드럽게 진행하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가고 내려선

안부에서 부드럽게 오르는데 이정표「만복대3.0km/성삼재3.0km」가 있고 둔덕을 넘어서면 헬기장이 있는 묘봉치에 이른다.

 

묘봉치에서 바라본 만복대..

 

만복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봉우리 너머로 바라보이고 지리산 온천방향으로는 「등산로아님」 팻말이 세워져 있다.

헬기장을 지나 잡목사이로 고도를 높이면 또다른 헬기장을 지나고 부드러운 봉을 두개 넘어 1349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반야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루금은 1349봉을 오르지 않고 사면길로 나있는데 이정표「성삼재5.0km/만복대1km」옆 봉우리에 올라 점심식사를 한다.

(12:23~50)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드리어진 만복대가 바로 앞에 바라보인다.. 

  

전면의 반야봉에서 종석대로 이어지는 능선..

 

만복대로 오르는 능선..

>

13:10,  만복대(1,438.4m)

잠시 내려섰다가 만복대를 향해 로프가 쳐진 정비된 등로를 따라 서서히 오르면 돌탑이 있고,

정상 표지석이 있는 만복대로 사방이 시야가 확 트여 막힘없는 조망이 일품이다..

만복대에 오르는 길목은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반야봉은 지리산의 웅장함을 실감케 해준다.

지리산 서쪽끝 「만복대」는 전남의 구례군 산동면과 전북의 남원시 경계에 웅장한 모습으로 솟아오른 봉우리다.

성삼재(1,090m)」와「정령치(1,172m)」사이 백두대간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꼭지점을 형성한 곳이다.

「만복대」북풍한설에 피어난 설화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지만 지리산 최고의 억새능선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가을이면 금빛으로 출렁이는 억새 군무가 저 멀리 병풍처럼 둘러친 지리산 주능선의 웅장함과 어우러져 장쾌한 풍경을 연출한다.

  

만복대로 오르는 지나온 능선...

 

「만복대」산행은 도로가 뚫린 성삼재와 정령치 간 대간능선을 따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접근이 쉽고 고도차가 크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몇 해 전만 해도 만복대 남서쪽 방면의 지리산온천랜드 위 상위마을에서 계곡을 따라 만복대로 오르는 코스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 코스는 지리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반달곰 등 야생동물 보호를 목적으로 폐쇄해 등산인들이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대신 지리산온천 위 당동 마을에서 성삼재 부근으로 연결된 등산로가 개방됐다.

풍수지리설로 볼 때 지리산 10승지 중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 한다..

 

만복대에서 바라본 천왕봉..

 

만복대멀리서 보면 헐벗은 산 같지만 억새로 뒤덮여 있어 주변의 단풍과는 사뭇 다른 가을 정취를 보여 주고 있으며,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100리길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듯 조망이 좋다.

이 봉우리에서 고리봉(1,248m)까지 3km에 이르는 남능선에는 지리산에서 가장 드넓은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만복대에서 10여분간 사진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정령치로 향하여 출발한다..

 

복대에서 「삼도봉~반야봉~중봉~두루봉~달궁삼거리~만복대~다름재」로 이어지는 전남과 전북의 도계능선을 따라

0.5km쯤 내려가면 1360봉 능선갈림길로써「탐방로아님」표지판이 있다..

 

도계능선은 ‘만복대~다름재~영제봉~솔재~밤재~견두산~천마산~깃대봉~형제봉~천왕봉~갈미봉~깃대봉~월암마을~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견두~천마지맥 능선을 따라 요강바위로 향하고 대간 마루금은 여기에서 갈라져 우측으로 꺾어내려선다.

 

이어 내려서면 이정표 「만복대1.0km/정령치1.0km」를 지나 오르막을 따라 오른다.(13:41)

 

상고대가 파란하늘과 어울어져 아름답다...

 

지나온 능선..

 

이어 내림길에 큰바위 옆으로 내려서고 1200m고도의 안부를 지나 마루금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1214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고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서면 정령치이다..

 

14:07, 정령치(鄭嶺峙 1,172m)

737번 지방도가 지나는 해발1,172m의 정령치는 성삼재와 함께 지리산을 관통하는 도로가 지나는 곳이자 마한의 마지막을

담고 있다..

 

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鄭將軍)을 이곳에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다

는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 기원전 78년 마한은 진한에 밀려 뱀사골 달궁계곡 별궁으로 쫓겨 왔다. 달궁이 전설에서 역사로

드러난 것은 1928년7월 대홍수가 지리산을 휩쓸면서 달궁터를 덮고 있던 흙을 씻어냈다.

그때 지금의 주춧돌과 지름 1.5m에 이르는 질그릇 시루, 청동제 수저 수십 벌, 구리거울, 활촉 등도 출토됐다.

그러나 그 유물들은 일본 순사들이 어디론가 가져가버린 뒤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달궁을 지키던 성이「정령치」와「성삼재」, 그리고 바래봉으로 이어지던 「팔랑치」라고 한다.

세명의 성이 다른 장수들이 적을 막아 ‘성삼재’이고, 정장군이 성을 쌓고 나라의 마지막을 호위해 ‘정령치’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령치휴게소는 교통이 차단되어 오늘은 차 하나도 다니지 않는다. 대부분 눈오는 겨울은 매점도 폐점되고 교통이 차단된다..

 

텅빈 주차장과 굳게 닫힌 정령치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좌측에 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이정표「바래봉9.4km/고리봉0.8km/개령암지0.5km/ 마애불상군0.6km」...

 

그 옆으로 지리산국립공원안내도가 있다..

 

수풀이 우거진 길옆을 유심히 보면 정장군이 달궁을 지키기 위해 쌓았다는 성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우측 마애불상군 방향으로 들어서면 보물 제1123호인 「개령암지마애불상군」 암벽이 있다.

절벽을 이루는 바위에 여러 부처의 모습을 돋을새김한 이 불상들은 모두 12구에 달한다.

가장 큰 불상은 높이가 4m로 조각솜씨도 뛰어나  으뜸으로 모셔진 것이라 여겨진다. 타원형의 얼굴, 다소 과장된 큼직한 코,

간략하게 처리한 옷주름, 듬직한 체구 등에서 고려시대 유행하던 불상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이 불상 아래  <명월지불(明月智佛)>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어 진리의 화신인 비로자나불을 뜻하는 듯 하다.

1~2m 크기의 작은 불상들 역시 비슷한 양식으로 모두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주위를 감싼 산자락의 적막함이 헐어진 불상의 무상함을 더해 준다..

 

갈림길로 돌아와 오르면 대간 마루금은 고리봉을 향해 부드럽게 올라서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 오른다.

고리봉 직전의 암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14:45, 큰고리봉(1,304.5m)

이어 고도를 높여 바윗길로 올라서면 삼각점(운봉26/1991재설)과 이정표「정령치0.8km/바래봉8.6km」가 있는 해발

1,305m의 큰고리봉이다..

백두대간길과 지리산 태극종주 마루금이 갈라지는데, 직진을 하면 지리산 서북능선으로 「세걸산~팔랑치~ 바래봉~덕두봉~

구인월」로 이어지는 태극종주길이며, 대간길은 좌측으로 90도 꺾어 가파른 북사면의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맑은 날씨에 세걸산~바래봉 능선과 지나온 정령치,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만복대 능선이 손에 잡힐듯 한 눈에 조망된다..

10여분을 내려가니 조망이 트이면서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큰바위 옆으로 내려가면 길주의 표시가 있는 1120m 능선분기점

으로 직진 길이 보이나 우측으로 꺾어진 사면길을 따라 급경사로 내려가면 서서히 좌측으로 휘어지면서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내리막길 안부에는 쓰러진 나무들이 있고 856봉에서 우측으로 꺾어 넘어가면 표시기들이 보이고 우측에 녹색 목장 철조망을

따라가다 840봉 능선분기점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고도차가 없어 능선구별이 애매하고 잠시후 60번도로가 지나는 고기리 고촌마을에 내려선다.

도로에는 운봉, 정령치, 고리봉을 표시하는 이정표가 서있다..

 

16:00, 고기리

정령치로 오르는 삼거리에는 커다란 국립공원 지리산관광안내도가 있다..

 

제2구간은  광주우리산악회의 일반산행으로 마무리 하였으며 당초 정령치까지의 짧은 산행이었으나,

정령치의 차량통제로 할 수 없이 고기리까지로 이어진 산행이었다.  날씨도 풀려 조망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