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조망과 암릉의 어울림, 산청 둔철산-대성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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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22

아름다운 조망과 암릉의 어울림, 산청 둔철산-대성산 산행..

by 정산 돌구름 2022. 8. 19.

아름다운 조망과 암릉의 어울림, 산청 둔철산-대성산 산행..


- 프롤로그(Prologue) -

8월 셋째주 목요일, 빛고을목요산악회를 따라 둔철산 산행에 나선다.

8시10분, 동광주를 출발한 버스는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남원주차장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IC를 빠져나와 3번 국도 타고 달려 바로 옆 심거마을을 두고 둔철산-대성산을 한바퀴돌아 다시 산청 신안면 심거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10시35분, 심거마을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내심거마을을 지나 깊은골을 따라 올라 삼담폭포에 이른다.

폭포를 보고 다시 오르면 심거폭포를 지나 바위전망대와 769m봉을 지나 둔철산 정상에 올라선다.

맑은 날씨에 조망이 트여 산청의 산줄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둔철산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능선을 따라 내려서 A코스 갈림길을 지나 와석총 안부에서 와석총에 올랐다가 내려와 대성산으로 향한다.

대성산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조망이 아름다운 정취암으로 내려선다.

정취암을 둘러보고 도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서 둔철마을에서 막터를 지나 희미한 계곡 등산로를 따라 선유동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서 선유동폭포에 이르고 계속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도로에 올라서 수월교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 산행일자 : 2022년 8월 18일 (목)

○ 기상상황 : 맑음(구름 조금 바람도 없는 맑은 하늘에 무더움 25~31℃)

○ 산행인원 : 빛고을목요산악회 31명 - 회비 30,000원

○ 산행코스 : 심거마을~깊은골~삼단폭포~심거폭포~769m봉~둔철산~와석총~대성산~정취암~둔철마을~선유동계곡~수월교(경남 산청)

○ 구간별소요시간 : 18.14km(트랭글GPS), 6시간 5분 소요

심거마을입구(10:35)~내심거(10:45)~삼단폭포(11:05)~심거폭포(11:35)~바위전망대(11:55~12:00)~769m봉(12:15)~투구봉 갈림길(12:25)~둔철산(12:30~13:00)~헬기장(13:10)~척지갈림길 안부사거리(13:25)~와석총 갈림길(13:35)~와석총(13:40~50)~634.6m봉(14:15)~대성산(14:30~35)~산불감시초소(14:40)~만월정(14:50)~정취암(14:55~15:05)~정취암 삼거리(15:15)~둔철마을회관(15:35)~간디어린이학교 갈림길(15:40)~암자터(15:55)~계곡검넘(16:10)~선유동골 폭포(16:25)~도로(16:35)~수월교(16:40)

○ 주요 봉우리 : 둔철산(823.4m), 와석총(761.7m), 대성산(593m)

○ 교통상황

- 각화동(08:10)~광주-대구고속~남원주차장(조식)~대전-통영고속~산청IC~3번국도~60번지방도~둔철산로~심거마을입구(10:30)

- 수월마을(17:50)~3번 국도~산청IC~대전-통영고속~광주-대구고속~지리산휴게소~문예회관(19:50)

○ 산행지 소개

경남 산청군 산청읍과 신안면 경계에 있는 둔철산(屯鐵山 823.4m)은 황매산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정수산을 거쳐 경호강에 산자락을 내리면서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웅석봉과 마주하며 철을 생산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으나 둔철(屯鐵)이라는 지명은 생산보다는 보관했다고도 한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경호강과 어우러진 웅석봉(1,099.9m) 너머로 지리산 천왕봉, 중봉이 우뚝 솟아 있다.

남쪽으로는 월명산(320m)과 백마산(286.3m), 적벽산(166.3m)으로 산줄기가 이어져서 경호강과 만난다.

북쪽으로는 정수산(829.8m) 너머로 황매산(1,113m)에서 감암산(828.3m) 능선과 그 옆으로 허굴산(681.8m)이 바라보인다.

동쪽으로는 가야할 대성산 너머로 멀리 산성산(741.8m), 한우산(835.7m), 자굴산(896.9m)이,

동남쪽으로는 집현산(578.1m)이 바라보인다.

북사면에는 정곡리, 척지리, 모례리가 위치하고, 서사면에는 범학리가 입지하였으며, 남사면에는 외송리와 선유동계곡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단성)에 "둔철산(芚鐵山)은 현 북쪽 30리 지점의 산음현 경계에 있다. 정취사(淨趣寺)가 둔철산에 있다."고 기록하였다.

『여지도서』(단성)에서는 "둔철산은 척지산(尺旨山)에서 맥이 와서 단계촌(丹溪村)의 주맥이 되었다."고 산의 내맥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조선지도』, 『해동지도』, 『영남지도』, 『지승』, 『대동여지도』에도 둔철산이 표기되었다. 둔철산에서 철을 생산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선유동계곡은 둔철산, 시루봉, 투구봉에서 흘러내린 계류로 신선이 노닐었다고 여겨 질만큼 동천(洞天)의 선경이 펼쳐져서 이름 붙었다.

계류는 서남쪽으로 흘러나가다가 남강으로 합류한다.

황도익(黃道翼)이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두류산유행록(1744년)』에는 "선유동을 찾아가자 가을빛이 온 골짜기에 깊이 물들어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잘 짜인 비단 같았다. 그 가운데로 옥계가 흘렀는데 소리가 매우 맑았다. 흐르는 물소리가 유람하는 사람들의 감상을 흥겹게 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선유동에는 용소가 있어 절경을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의하면 이 용소에서 용이 승천하였다고 하며, 용소의 바위에는 용이 지나간 자리로 푸른 줄이 선유동까지 뻗쳐있다고 한다.

용소의 암반 아래에는 용굴도 있으며, 용소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경남 산청군 신등면과 신안면의 경걔를 이루는 대성산(大成山 593m)은 둔철산에서 동쪽으로 맥을 뻗은 산줄기이다.

정상에 서면 황매산과 둔철산을 바라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으로 바로 아래 정취암이라는 사찰이 있다.

대성산의 북사면에서 발원한 계류는 율현천으로, 남사면의 계류는 안봉천으로 모이며, 남사면 골짜기로 선유동계곡이 있다.

북사면 기슭이 율현천과 만나는 일대에는 넓은 농경지가 형성되고, 자연마을의 취락이 발달하였다.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정취암(淨趣庵)은 신라 신문왕 6년(68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탱화가 유명하다.

기암절벽에 매달린 정취암은 그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에 버금간다하여 옛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었다.

신라 신문왕 6년에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

이때 의상대사께서 두 줄기 서광을 쫒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淨趣寺)를 창건하였다.

고려 공민왕 때에 중수하고 조선 효종 때에 소실되었다가 봉성당 치헌선사가 중건하면서 관음상을 조성하였다.

1987년 도영당은 원통보전공사를 완공하고 대웅전을 개칭하여 석가모니 본존불과 관세음 보살상, 대세지보살상을 봉안하였다.

1995년에 응진전에 16나한상과 탱화를 봉안하고 1996년 산신각을 중수하여 산신탱화를 봉안하였다.

산신각의 산신탱화는 경남 문화재자료 제243호로 호랑이를 타고 행차하는 산신을 협시동자가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순조 33년(1833년)에 제작되었으며, 역시 토속신앙과 불교의 융합을 잘 보여준다.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조선 중기의 기록에는 정취사로, 조선 후기에서 구한말 사이에 조성된 불화에는 정취암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 말에는 공민왕의 개혁 의지를 실현하고 원나라와 명나라의 간섭을 극복하려는 개혁 세력의 주요 거점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조계종 종정을 지낸 고암 대종사와 성철 대종사가 주석했다.

원통보전 뒤편의 쌍거북바위는 부부의 금슬을 좋게 하고 귀한 자손을 보게 하며, 사업 번창 등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하는 영험이 있다고 한다.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 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속에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원통보전에 모셔져 있는 크기 50cm 남짓 단아한 관음보살좌상은 경남 문화재자료 제314호로 지정되어 있다.

네모난 형태에 가늘고 긴 눈, 완만한 콧등, 입술 양끝에 양감을 줘 미소를 머금게 하는 모습으로 등을 세우고 머리를 약간 앞으로 내밀고 있다.

정취암에는 의상과 원효의 전설이 다음과 같이 전해 내려온다.

대성산 정취암의 의상은 근처의 정수산 율곡사에 있는 원효와 종종 도력을 겨루었다.

의상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음식을 먹으며 수도를 하고 있는데, 하루는 점심에 원효가 밥을 얻어먹으러 왔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하늘에서 음식이 내려오지 않아 원효는 그만 돌아가고 말았다.

원효가 돌아가자 선녀가 음식을 가지고 내려오기에 의상이 까닭을 물으니 원효를 호위하는 여덟 신장이 길을 막아 내려오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에 의상은 깨달은 바가 있어 이후부터 음식을 사양했다고 한다.

선유동(仙遊洞)이라는 글자 그대로 선녀가 하강해 놀았던 곳이다.

그 증거로 사람들은 계곡에 선녀가 술을 빚어 담아 두었다는 동이 2개가 아직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 폭포 위쪽에 있는 거대한 반석에 보면 지름이 50cm, 깊이가 약 2m에 이르는 장독 모양의 커다란 홈이 있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언제나 푸르름을 뽐내는 수월마을은 선녀가 놀다간 절경 아래 위치한 마을답게 소담스런 풍경을 하고 있다.

둔철산은 산림청 숨겨진 우리명산 244에 포함된 산이기도 하다.

~^^~

- 에필로그(Epilogue) -

바람도 없는 무더운 날씨, 계곡을 따라 오르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그래도 습하지 않아 더위가 덜 느껴진다.

둔철산 정상에 올라 바라본 풍경, 흰구름이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조망에 기분은 상쾌하였다.

와석총을 지나 대성산으로 가는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대성산에서 내려서 바라보는 아슬아슬한 풍경의 정취암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정취암에서 기나긴 도로를 따라 40여분을 걷는 길은 지옥의 길이었지만 선유동계곡으로 내려서 희미한 길을 찾아가는 것도 산행의 묘미였다.

18km, 6시간이 넘는 기나긴 산행이었지만 언제나 함께 하는 산친구들과 함께 걷는 발길은 가볍고 상쾌하다.

산행 후 시원스럽게 뿜어내는 계곡 물줄기에서의 계곡욕으로 땀과 무더위를 식혀내면 이 또한 산행의 즐거움이 아니던가?

힘들었지만 즐거운 산행길, 이 맛에 또 힘든 고행의 산길을 다시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