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사를 품은 영산기맥 불갑산 연실봉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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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18

불갑사를 품은 영산기맥 불갑산 연실봉 산행..

by 정산 돌구름 2018. 2. 16.

불갑사를 품은 영산기맥 불갑산 연실봉 산행..


정유년을 보내는 설연휴 첫날, 아침에는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점차 개여 파란 하늘이 드러난다.

사무실에 들렸다가 무안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영광 불갑산을 산행하기로 하고 떠난다.

11시 불갑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파란 잎사귀만 가득한 상사화 군락지를 지나 불갑사에 들어선다.

경내를 둘러보고 구수재 방향으로 오르는데 얼어붙은 길이 미끄럽고 구수재를 지나니 눈도 녹아 길이 좋다.

가파른 길을 따라 정상 인근에 서니 빙판길로 변하여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연실봉에 올라선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그런대로 멀리까지 바라보인다.

아이젠을 차고 내려서 노루목을 지나 장군봉, 투구봉, 법성봉, 노적봉을 지나 덫고개에 내려선다.

덕고개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내려 주차장에 이르어 산행을 마무리한다.

차가운 날씨에 설 연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몇 사람 만나지 못한 한가한 산행길이었다..

 

○ 산행일자 : 2018215()

○ 기상상황 : 흐린 후 개임(아침에는 흐린 날씨였으나 점차 개여 파란 하늘 -1~3)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주차장~불갑사~구수재~불갑산~노루목~장군봉~투구봉~법성봉~노적봉~덫고개~주차장(전남 영광, 함평)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8.92Km(트랭글 GPS), 3시간55분소요

  주차장(11:20)~불갑사(11:15~40)~해불암 갈림길(11:50)~불영대 갈림길(12:00)~구수재(12:15)~전망바위(12:35)~

  연실봉(12:50~13:10)~해불암 갈림길(13:20)~암릉(13:30)~노루목(13:35)~장군봉(13:40)~투구봉(13:50)~법성봉

  (14:00)~노적봉(14:10)~덫고개(14:20~25)~삼각점봉(14:30)~주차장(14:55)

○ 산행지 소개

  전남 영광과 함평의 경계를 이루는 영산기맥 불갑산(515.9m)은 백제 불교 도래지로 이름난 불갑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모악산(母岳山)이라 불리다 불갑사가 들어선 이후 불갑사쪽 산을 따로 떼어 불갑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백제 불교가 처음 자리잡은 불갑산은 영산기맥의 서남쪽에 솟아 울창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불갑산은 단풍도 화려하여 불갑사 앞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간 곳에 자리한 불갑사저수지 앞에서 골짜기와 산비탈을

  오색으로 물들인 단풍을 바라보는 것은 가을철 불갑사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저수지 위쪽의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백골의 단풍도 감상할 만하다.

  정읍 내장산이나 담양 추월산의 단풍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고 운치 있는 길로 사색을 겸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불갑산은 구수재를 기점으로 불갑산과 모악산으로 달리 불리기도 하지만 산세도 전혀 다르다. 불갑산은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연실봉을 비롯한 기암괴봉이 곳곳에 솟아 암팡진 모습이라면 모악산은 산 어느 쪽을 보든 부드럽고 아늑하기

  그지없는 산세를 지니고 있다.

  동백골에는 참식나무와 비자나무 등 희귀수종과 단풍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가을철이면 화려하게 빛나곤 한다.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는 상록활엽교목으로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공주 진희수와의 애절한 사랑을 전설로

  담고 있기도 하다. 불갑사가 북방 한계선이며, 목질이 단단하여 가구재로 쓰이고 타원형의 열매는 염주로 쓰인다.

  불갑산은 사찰과 더불어 꽃무릇 자생지로도 이름나 있다.

  9월 중순 무렵의 개화기에는 넓은 숲의 바닥이 한창 피어난 꽃무릇으로 인해 온통 붉게 물든다.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고,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는 등 꽃과 잎이

  함께 볼 수 없다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상사화(相思花)’라 불린다.

  상사화는 말 그대로 잎과 꽃이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꽃 이름이다.

  9월 하순과 10월 초순 사이에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잎이 돋아나 눈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5~6월이 되면 잎은 완전히 시들고 9월경에 가느다란 줄기가 올라와 9월 하순 무렵에 완전히 만개한다.

  전라도 지역의 몇몇 사찰 주변에 상사화 집단 군락지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영광 불갑사와 고창 선운사 주변이다.

  불갑산과 모악산 사이의 동백골 들머리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 인도 승려 마라난타(摩羅難陀)

  동진을 거쳐 서해를 건너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사찰 이름을 ‘불갑(佛甲)’ 이라 지은 것은 백제 땅에 처음으로 마라난타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곳으로

  여느 사찰과 달리 절집이 서쪽을 향해 배치되는 것은 서방정토를 그리는 아미타불사상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도 있지만

  마라난타가 서해를 건너 백제에 당도했기에 이를 기리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불갑사 경내에 들어서면 자연스러운 돌계단을 올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천왕문 안에는 목조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다.

  이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창 연기사에 있던 조선 중기 때 작품인데 고종 7년에 설두선사가 불갑사를 중수하면서 폐사된

  연기사에서 옮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