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5일, 하계휴가 3일차, 맑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
안동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안동신시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안동 천등산 봉정사를 찾았다.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901에 있는 봉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682년(신문왕 2년) 의상(義湘)이 창건한 절로 알려져 왔으나,
1971년 극락전에서 상량문이 발견됨으로써 672년(문무왕 12년) 능인(能仁) 대사가 창건했음이 밝혀졌다.
천등굴에서 수학하던 능인 대사가 도력으로 종이로 봉(鳳)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창건 후 능인은 이 절에다 화엄강당(華嚴講堂)을 짓고 제자들에게 전법(傳法)하였다 한다.
또 일설에는 능인이 화엄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이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혔고, 청마(靑馬)가 앞길을 인도하여
지금의 대웅전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산이름을 천등산이라 하고, 청마가 앉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봉정사라 하였다고도 한다.
창건 이후의 뚜렷한 역사는 전하지 않으나, 참선도량(參禪道場)으로 이름을 떨쳤을 때에는 부속암자가 9개나 있었다고 한다.
6·25전쟁 때는 인민군이 머무르면서, 절에 있던 경전과 사지(寺誌) 등을 모두 불태워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없다.
안동 읍지인 <영가지(永嘉志)>에 ‘부(府)의 서쪽 30 리에 천등산이 있다.’고 하였으며, 1566년(명종 21년) 퇴계 이황(李滉)
이 시를 지어 절의 동쪽에 있는 낙수대(落水臺)에 붙였다는 기록이 있어 조선시대에서도 계속 존속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 2월 대웅전 지붕 보수공사 때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 조선시대 초에 팔만대장경을 보유하였고,
500여 결(結)의 논밭을 지녔으며, 당우도 전체 75칸이나 되었던 대찰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1999년 4월 21일에 봉정사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현재 이 절에는 부석사의 무량수전(無量壽殿)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는 국보 제15호인 봉정사
극락전(極樂殿)을 비롯하여, 보물 제55호인 봉정사 대웅전(大雄殿), 보물 제448호인 봉정사 화엄강당(華嚴講堂),
보물 제449호인 봉정사 고금당(古今堂) 등의 지정문화재와 무량해회(無量海會, 僧房)·만세루(萬歲樓)·우화루(雨花樓)·적연당
(寂然堂)·객료(客寮)·양화루(兩化樓)·장경고(藏經庫)·동암(東菴:靈山菴)·서암(西菴:知照菴)·덕휘루(德輝樓), 요사채 등
21동의 건물이 있다.
또한 서암에는 <독포도덕(獨抱道德)>이라는 선조 어필의 현판이 있고, 극락전·대웅전에는 <대장경> 판목이 보관되어 있다.
별도의 구역을 이루는 공간 안에 자리한 극락전(極樂殿)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단정한 맞배지붕집으로 12세기 중엽에 지어진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1972년에 완전히 해체하여 복원했는데, 그때 “신라 문무왕 때 능인대덕이 창건하고 고려 이후 원감·안충·보조·신경·밀암 등
여섯 스님이 무려 여섯 차례나 중수를 하였으나, 지붕이 새고 초석이 허물어져 지정 23년에 용수사의 축담 스님이 와서 중수한
것을, 지금에 와서 다시 지붕이 허술하여 수리한다”고 쓰인 상량문을 발견하였다.
이 글에서 말한 ‘지금’이란 바로 조선 인조 13년인 1625년이다.
그리고 축담 스님이 극락전 지붕을 중수했다는 지정 23년은 그로부터 약 260년 전인 고려 공민왕 12년으로 1363년이다.
이때에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에 와 있었으므로 극락전의 중수에 공민왕이 관여 했으리라고도 여겨진다.
이밖에도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으로서 경북 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지정된 총 높이 3.35m의 고려 석탑인 삼층석탑이 있고,
경판고(經板庫)에는 대장경 판목이 보관되어 있다.
부속암자로는 퇴락한 영산암(靈山庵)과 오른쪽 골짜기 부근의 지조암(智照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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