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기행] 보물 제115호, 이천동 마애여래입상(泥川洞 磨崖如來立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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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기행] 보물 제115호, 이천동 마애여래입상(泥川洞 磨崖如來立像)

by 정산 돌구름 2016. 8. 17.

보물 제115,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泥川洞 磨崖如來立像)

 

무더위 속의 휴가 3일차, 2016년 8월 15일, 광복절이다.

너무나 더운 날씨에 캠핑여행을 접고 안동시내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밤에도 29℃를 웃도는 혹독한 무더위에 에어컨으로 달래며 잠을 청한다.

안동 신시장 옥야식당의 선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봉정사로 가는 길목에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을 잠시 둘러본다. 

 

경북 안동시 이천동 산 2번지에 위치한 이 매애불은 보물 제115(1963121)로 지정된 고려시대 불상이다.

안동 북쪽 이천동 태화산 산록 제비원에 있는 불상으로 제비원 미륵이라고도 한다.

연미사(燕尾寺) 옛터에 있는 석불상으로 연미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이며,

신라 선덕여왕 3(634) 명덕(明德)이 세운 사찰로 오랫동안 폐사로 남아 있었으나 1918년 복원하였다.

자연석에 머리 높이 2.43m, 전체높이 12.38m의 석불을 조각하였다.

거대한 자연 암석을 이용하여 몸체를 만들고 머리는 별개의 돌로 환조(丸彫 한 덩어리의 재료에서 물체의 모양 전부를 조각해

내는 기법)하여 올려놓은 특이한 형식의 불상이다.

이 거대한 불상 가까이에 석탑 1기가 있으며, 이곳에 원래 연미사(燕尾寺)가 있었다고 한다.

머리의 뒷부분은 거의 파손되었으나 앞쪽 얼굴은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마애불이다.

소발(素髮)에 육계(肉髻)가 큼직하며 얼굴은 눈··입의 조각 수법이 크고 풍만한 편이다.

이마에 백호(白毫)가 양각되어 있으며, 각선(刻線)이 예리하면서도 딱딱한 느낌을 주어 자비로운 인상이라기보다는 거대한

크기 때문에 위압감을 자아낸다. 삼도(三道)가 뚜렷한 목에는 특이하게 연주문(連珠紋)을 새겨 장식하였다.

환조의 머리 부분과는 달리 신체는 천연 암석에 단순하게 선조(線彫)로 표현되어 있다.

법의는 통견(通肩)으로 왼쪽 어깨에서 길게 내려오는 옷주름이 오른쪽에서 직선으로 흘러내린 법의자락과 교차되어 접혀 있다.

거의 노출된 가슴 밑으로는 내의(內衣) 자락이 수평으로 표현되어 있다.

양손은 얕은 부조(浮彫)로 조각되었고, 오른손은 배에 대고 왼손은 가슴 위에서 가운데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맞댄 아미타불의

중품하생인(中品下生印)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임을 알 수 있다.

불상의 발밑에는 음각으로 표현된 큼직한 단판연화문(單瓣蓮花文) 대좌가 있다.

이 불상과 같이 머리 부분은 별석(別石)으로 조각하고 거대한 암석에 신체를 조각한 예는 고려시대에 자주 보이는 것으로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龍尾里 磨崖二佛立像, 보물 제93)이라든가 공주 계룡산 마애불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불상은 앞의 불상들보다는 예리한 각선으로 처리된 얼굴 묘사에서 입체감이 뚜렷하다.

얼굴 강한 윤곽이나 옷주름 등 세부적 조각양식으로 보아 11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