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속 또 다른 시간,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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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발길 머무는 곳에

시간 여행 속 또 다른 시간,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by 정산 돌구름 2016. 6. 12.
시간 여행 속 또 다른 시간,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양림동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고 발길은 양림동 주민센터 옆의 양림동 펭귄마을로 향한다..

펭귄마을 골목길로 발을 딛는 순간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 느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근대문화유산과 또다른 양림동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는 여행지 임에 틀림없다.

광주 근현대사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이곳에 이름도 재미있는 펭귄마을이다.

양림 커뮤니티센터 옆 골목길은 우리를 1970~80년대로 이끌어가는 비밀 통로이다.

골목길 입구에 있는 가스통을 재활용해 만든 펭귄을 발견한 순간부터 웃음이 넘치는 추억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펭귄마을로 들어서자마자 나타난 낡고 허름한 담벼락 풍경이 시간을 70,80년대로 되돌려 놓는다.

오래되어 거무죽죽 얼룩이 진 콘크리트 담장엔 검정색 스프레이를 뿌려 적은 옛 시절 이삿짐센터 광고와 마을 지도,

색색의 분필로 적은 온갖 낙서들이 가득하다.

몇 발자국 더 들어서면 부엌에나 있어야 할 찌그러진 양은냄비이며, 프라이팬, 소쿠리 등 갖가지가 담벼락에 딱 달라붙어 있다.

지난 추억의 전시장 펭귄마을 담벼락을 지나 본격적인 마을 탐방이 시작된다.

작은 나무와 꽃들을 가꿔놓은 아담한 정원은 주민들의 휴식처인 동시에 여행자들에게는 멋진 포토존이 되어준다.

정원에는 나무 열매 대신 헌 기타와 미러볼이 걸려 있고 꽃밭 사이엔 곡식을 켜던 키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이곳 양림동 펭귄마을은 독거노인을 비롯해 고령층의 주민들이 살고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의 걷는 모습이 마치 뒤뚱뒤뚱 걷는 펭귄을 닮아 별칭처럼 부르던 것이 아예 마을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이런 별칭과 더불어 펭귄마을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꾸며지기 시작한 건 약 3년 전부터이다.

동네 빈집에 쓰레기처럼 쌓여 있던 고물과 온갖 잡동사니들을 가지고 취미삼아 이곳저곳 꾸미고 장식하던 것에서 시작됐다.

그 사이 주민들이 갖고있던 옛 물건들을 내놓고 마을을 가꾸면서 이곳 쓰레기들은 추억의 시간 여행을 위한 원동력이 되었다.

담벼락에 붙여 놓은 빛바랜 옛 영화 포스터들, 골목마다 빼곡하게 들어찬 옛 물건들은 추억의 전시장이다.

이곳 펭귄마을은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이면 더욱 풍성해진다.

아침 11시부터 직접 만든 수제품들과 간식거리, 간단한 헤나 체험 등이 마련된 골목길 플리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마을 주민들이 손수 꾸려가는 덕분에 분위기가 어느 곳보다 정겹고 따뜻하다.

어릴 적 추억의 비눗방울 놀이, 침을 살살 묻혀가며 모양을 만들어가던 달고나 뽑기도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