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기행] 전남기념물 제162호, 화순 성화명 도로수축시주목록 암각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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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기행] 전남기념물 제162호, 화순 성화명 도로수축시주목록 암각기문

by 정산 돌구름 2014. 9. 18.
화순 성화명 도로수축시주목록 암각기문(成化銘 道路修築施主目錄 巖刻記文)..

 

○ 탐방일 : 2014년 9월 17일

○ 소재지 :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 산 33-1

○ 암각기문 소개

  전남기념물 제162호(1995년12월26일)로 지정된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기문(記文)이다

  이 기문은 1485년(성종 16년) 능성현의 남쪽 오리정(五里亭) 앞에서 구질건연(仇叱健硯 거치른 벼랑)까지의 도로 수축사업에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긴 것이다.

  능주면 잠정리 충신강변에 있는 삼충각 중 최경회의 정각(旌閣)이 있는 석대 아래에 새겨져 있다.

  가로 150cm, 세로 80cm 가량의 면을 이용하여 약 5cm의 크기로 25행 180여 자를 새겨 놓았다.

  석질(石質)이 좋지 않고 풍화가 심하여 왼편으로 갈수록 판독이 어렵다.

  이 기문은 각 행의 글자 수나 줄 등이 나란하지 않고 매우 불규칙한 형태로 새겨져 있다.

  판독 가능한 부분의 내용을 보면, 도로수축 시주자들은 대시주·대화주·몽민화주 등으로 구분되어 있고 각장(刻匠)의 이름도 나온다.

  이 인명들이 모두 시주, 화주, 거사 등 불교적 용어로 표현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불교 신앙단체가 도로수축에 관여했거나,

  절에서 도로수축사업을 주관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기문의 두 곳에 여고리라는 지명이 보이나 의미는 잘 알 수 없다.

  이 기문에 보이는 여러 인명 중에서 그 존재가 확인되는 사람은 대시주로 기록된 장사랑(將仕郞) 구용연(具龍淵)뿐이다.

  구용연은 본관이 능성, 자는 회관, 호는 농포로 고려시대 평장사를 지낸 구민첨(具民瞻)의 후손이며 구득인(具得仁)의 아들이다.

  1450년(세종 32년)에 태어나 1534년(중종 29년)에 죽었다. 이를 보면 그의 나이 36세 때 도로 수축에 시주했다.

  효행이 뛰어났으며 음서(蔭敍)로 장사랑을 지냈다. 부인은 우산송씨로 중인의 딸이며 그와 동갑이고 구용연보다 2년 앞서 죽었다.

  이 암각 기문은 조선 초기 도로를 수축하는 사업에 지방민들(또는 불교의 신앙단체)의 많은 경제적 도움을 얻었다는 구체적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 성화 21년이라는 절대 연기가 명기된 점, 오리정 및 구질건연, 여고리와 같은 지명이나 시주한 인물들의

  구체적 이름 및 시주의 등급 등이 명기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방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