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이호동 마을 탐방길, 그리고 이호테우 말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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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제주여행

이야기가 있는 이호동 마을 탐방길, 그리고 이호테우 말등대..

by 정산 돌구름 2020. 3. 24.

이야기가 있는 이호동 마을 탐방길, 그리고 이호테우 말등대..


2020년 3월 4일(수), 15박16일 일정으로 떠난 제주도 캠핑여행 둘째날이다..

아침에 이호테우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이호동 마을 탐방길을 따라 걷는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올레 17코스가 지나는 곳이다.

마을입구에서 남당, 덕지몰, 방사탑, 섯가물개, 말보기소낭, 잣백길, 이호동센터, 이호랜드, 말등대, 쌍원담을 거쳐 원점회귀한다.

이호동에 있는 이호테우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약 250m, 폭은 120m이며, 검은색을 띠는 모래와 자갈로 덮여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조수의 차가 심하며 해수욕장 길목에는 아카시아숲이 우거져 있고, 뒤에는 소나무숲이 형성되어 있다.

이호동은 제주시 동지역 중에 유일하게 제법 큰 논이 있는 곳이 있었지만 지금은 논에는 미나리가 자라고 있다.

제주는 신들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신을 모시고 있다.

그 신은 바위에 붙거나 나무에 있는 줄 알았던 제주 사람들은 큰 퐁낭 아래 신당을 조성하거나 방사탑도 쌓았다.

이호동에는 유난히 방사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밀집되어 있다.

이호동 마을 탐방길은 원장천 하류 바닷가 현사마을 입구에서 시작된다.

입구에는 내도동에서 이어지는 올레와 제주불교성지순례 보시의 길이 교차하고 있다.

두 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이호테우 해변으로 가지만, 마을길은 원장천 하류에서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남당으로 향한다.

남당으로 가는 길은 원장천의 뚝 길을 따라 한라산을 향해 펼쳐진다.

좁은 길을 걷다보면 한라산의 풍경과 현사마을의 아직도 변하지 않은 옛 그대로의 정취를 만끽할 수가 있다.

원장천 동쪽 암반 아래에 있는 남당을 만난다.

옛날 이 길에는 밤에만 나타나는 백발노인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신이 허락 없이는 이 길로 다니지 못한다고 했다.

이 노인 때문에 불안해서 마을 사람들은 이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을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 그 노인을 찾아갔다.

“저희가 어떻게 해야 마을 사람들이 편히 이곳을 다닐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을 정성껏 모시라고 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힘을 모아 이곳에 현사마을 본향당인 ‘남당’을 조성하고 모셨다.

그 이후로 마을에는 근심도 사라지고 백발노인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현사마을은 이호테우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파란색과 노란색 지붕, 검은 돌담이 어우러져 정겨운 풍경이다.

덕지물로 들어가는 길은 아직도 옛모습 그대로의 길이 이어진다.

‘덕지’는 언덕 아래의 못이라는 뜻이다. 이 물은 마을 식수 뿐만 아니라 덕지논을 조성하여 벼를 재배하는데 이용하였다고 한다.

덕지물과 이웃하는 맹강물에도 바위틈에서 물이 쏟아나고 있다.

골왓디(마을)의 방사탑은 예로부터 이곳에는 잡귀가 많아 이 때문에 마을에 어려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여 방사탑을 세웠다 한다.

지금도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골왓디에는 까마귀와 방사탑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까마귀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새하고 생각해 방사탑 위에 까마귀 형상을 올러놓아 거욱대라 불리기도 하였다.

섯가물개를 돌고 나와 대로를 건너면 이호2동인 오도롱이 나온다.

오도롱은 큰가름과 가물개, 골왓, 호병밭, 맷밭 등을 아우르는 이호2동의 총체적 명칭이다.

마을에 160년 수령의 커다란 보호수 해송이 있는 말보기소낭을 거쳐 잣백길을 지난다.

외눈빼기를 찾으려 했으나 찾지못하고 다시 대로를 건너 이호국민학교터를 지난다.

이호국민학교는 1947년 개교하였지만 1949년 1월 24일 개교한 지 얼마되지 않아 소실되어 지금은 농경지가 되었다.

이호테우해변과 만나는 지점인 ‘대물’에 이른다.

대물은 ‘대물깍’이라 해서 사리 때 밀려들어 오는 물과 대물에서 흘러든 담수가 만나 물웅덩이를 만든다고 한다.

현무암이 풍화하여 생긴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이호해수욕장에는 해수욕철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해수욕장 옆 방파제에는 빨간말과 하얀말 형상을 한 등대가 반긴다.

제주의 조랑말을 형상화해서 만든 등대로 두마리가 각각 이호항의 안쪽 방파제와 바깥 방파제에 한마리씩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등대는 푸른 바다 배경과 잘 어울려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풍경과 추억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즐겨찾고 있다.
꽤나 먼곳에서도 보이는 이 두 말 등대는 이호태우해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