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지리산둘레길 1구간(주천-운봉)을 걷다..
2019년 3월 11일(월), 캠핑여행 3일차에는 남원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을 걷는다..
어젯밤 구례 산동면 산수유축제장 주차장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가까운 남원 주천면 지리산둘레길 주차장에 이른다.
어제 내린 비는 그쳤지만 앞이 희미할 정도로 자욱한 안개가 끼어 시야가 몹시 흐리다.
9시25분, 주차장을 출발하여 1구간 표지판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앞 하천을 건너 도로를 따라간다.
안솔치 마을로 들어서 산길로 드니 점점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오르면 솔정자를 지나 임도에서 다시 숲길로 들어서 구룡치까지는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선다.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내려서면 정자나무 쉼터에 이르어 도로를 따라간다.
길을 따라 회덕마을로 향하면 회덕마을회관 옆의 전북 민속자료 제35호인 덕치리 초가가 반긴다.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도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회덕마을을 지나 논길을 타고가면 소나무 다섯그루가 병풍처럼 서있고 나무 밑에 당산제전이 있는 노치마을에 이른다.
수령 500년의 소나무는 높이 17m, 흉고둘레 2.6m, 수관폭 10m, 지하고 2.5m이다.
마을 뒤 동쪽에서 서쪽으로 나란히 서있으며, 보는 사람마다 아름다움에 크게 감탄한다.
이 소나무숲은 조선초 경주정씨가 터를 잡고 경주이씨가 들어와 마을을 형성하면서 지리적 산세가 너무 좋아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기 위해 이 터에 소나무를 심어 정성 드려서 가꾸어 형성되었다.
노치마을은 백두대간 길이 통과하는 유일한 마을이다.
노치마을은 해발 500m의 고랭지로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노치는 고리봉에서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위에 있어 왼쪽은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이다.
노치마을에서 덕산저수지를 지나 소나무숲이 우거진 산기슭에는 동복오씨 묘역과 정자쉼터가 있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바로 내려선 가장마을은 풍수지리상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다 한다.
지금은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터를 뜻하는 농막 장(庄) 자를 써 가장리(佳庄里)로 쓰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옥녀봉 아래에 옥녀가 베를 짜는 옥녀직금(玉女織金)의 천하명당이 있다고 믿고 있다.
300여년 전 이곳에 처음 들어온 사람은 동복 오(吳)씨와 강릉 유(劉)씨라고 하며 그 후 창녕 조씨와 김씨, 박씨 등이 입주하였다.
마을이 뱀 형국으로 마을 앞에 입석을 세워 뱀의 기를 눌러 마을의 액 막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마을에서 람천을 따라 둘레길이 이어지고 이어 행정마을에 도착한다.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남원의 숨은 보선 10선’에 포함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제1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은 곳으로, 수백년된 서어나무들이 아름드리 줄지어 서서 마을을 지켜주는 곳이다.
서어나무 숲에서 다시 람천을 따라가면 종묘장을 지나 운봉읍에 도착한다.
운봉읍에서 남원 주천면으로 오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1시간여를 기다려 겨우 버스를 탔다.
○ 지리산둘레길 제1구간 소개
제1구간는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과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5.7km 구간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판, 6개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길로 구성된다.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회덕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은 남원장으로, 노치에서 운봉으로 가는 길은 운봉장을 보러 다녔던 길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지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 둘레의 전북․전남․경남 등 3개도,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등 5개시․군의 21개읍․면 117개 마을을 잇는
21개구간 274km로 지리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하고 있다.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는 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남원 46㎞, 경남 함양 23㎞, 산청 60㎞, 하동 68㎞, 전남 구례 77㎞ 등 274km를 숲길(43.8%), 농로(20.8%),
마을길(19.9%) 등으로 이어져 있다.
2007년1월24일 사단법인 숲길을 창립하여 조사,설계,정비사업을 추진, 2008년3월 지리산둘레길안내센터 사무동을 완공하였다.
2008년4월27일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인 남원 산내~함양 휴천의 개통식을 시작으로 2008년10월16일 인월~산내 구간 개통,
2009년5월22일 남원과 산청구간 총연장 70km를 개통하였다.
2011년5월, 총 209.3km(남원, 함양, 산청, 구례, 하동) 개통하였고, 2012년 5월 총 274km 환형의 전체구간을 완전 개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