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과 낙지 천국, 무안의 보배섬 탄도(炭島)

갯벌과 낙지 천국, 무안의 보배섬 탄도(炭島)..

 

 

2016년 8월 2일,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지만 그래도 구름이 끼어 다행이다.

조금나루해변 유원지 끝자락에 있는 선착장에서 탄도호를 타고 섬으로 향한다.

선착장 인근은 물이 빠져나가 깊숙이 내려가 있다.

조금나루는 조수가 가장 낮은 조금에도 배를 띄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풍선들이 사리 때 고기를 잡아서 조금 때가 되면 칠산바다와 서남해안에서 잡은 고기를 배에 싣고 이곳으로 들어와

고기를 팔고 어구를 손질함으로 인해 배에 필요한 물과 땔나무, 쌀 등 생필품을 구입했다는 연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에는 이곳 조금나루를 통하여 바로 앞의 선도와 고이도 매화도 사람들이 풍선을 타고 들어와 장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조금나루에서 탄도까지 하루 두 번 운행되는 탄도호는 아주 작고 아담한 배이다.

선착장에서 탄도까지는 직선거리 1.7km로 짧은듯하지만 물길을 따라 섬으로 가는 뱃길은 10분 남짓 걸린다.

탄도는 처음에는 ‘여울도’라고 불렸다고 한다. 탄도를 사이에 두고 망운면과 운남면으로 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나면서 강이

생겨 두 곳으로 갈리어 나가는 여울목이 있어 불러진 이름이다.

그러다가 섬사람들이 숲의 소나무로 숯을 만들어 팔면서 '숯이 많이 나는 섬'이라 하여 탄도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섬에 소나무가 많아 숯을 생산하기에 좋았고, 뭍과 가까워 유통조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탄도에 사람이 처음 섬에 들어온 시기는 450여년 전으로 김(金)씨와 박(朴)씨였지만 처가살이로 들어온 사위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6성이 살고 있다고 한다.

10여분을 달려 새롭게 단장한 탄도선착장에 들어서면 가로등이 이어진 기다란 부두길이 이어진다.

부둣가 갯벌에는 인기척에 놀란 농게를 비롯한 게들이 분주하게 구멍을 찾아 숨어든다.

마을로 들어서면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에 해안가를 바라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

마을회관은 섬 주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개방되어 식수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식수는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사용하지만 여느 섬과는 달리 아무리 가물어도 지하수가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28세대 50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마을에는 교회도 있다.

오른쪽 해안으로 가는 길 끝에는 교회가 있고 교회 옆으로도 길이 있다.

마을회관 옆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길 좌측으로 공터가 나타나는데 지금은 텅 빈 땅이지만 예전에는 논이었다고 한다.

바로 밭이 나오고 그 옆으로 골목길이 다양하게 이어진다.

오래된 나무 한그루가 지키고 있는 마을 끝을 지나 농로를 따라가면 참깨가 심어진 밭둑길이 이어지고 다시 해안가이다.

해안가에는 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앞으로 이곳에 소공원을 꾸민다고 한다.

밭길을 지나면 북쪽으로 다시 해안선이 시작되는 곳에 섬안의 섬, 야광주도 표지판이 서있다.

이제 길은 해안선을 따라 데크길이 이어지고 건너편으로 조그만 섬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갯벌 천지인 탄도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탄도만은 무안군 운남면, 망운면, 현경면, 해제면, 신안군 지도읍에 둘러싸인 넓은 만으로

2008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데 이어 전국 최초의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생명의 땅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또한, 탄도만은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간석지가 드넓게 분포하여 수산자원이 풍부해 어패류 산란과 서식지로도 최적지이다.

전국 최고의 청정 갯벌, 생명의 땅으로 손꼽는 데 주저함이 없는 곳이다.

바다와 갯벌에서 사시사철 풍성한 어족자원들이 나와 탄도 주민들에게 소중한 삶의 터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탄도만에서 주로 많이 잡히는 무안 낙지는 발이 세 개가 아닌 가늘 ‘세(細)’자를 써 세발낙지로 불린다.

머리가 작고 다리가 가늘고 긴 세발낙지는 게르마늄 함량이 많아 ‘무안 뻘낙지’를 최고로 친다.

세발낙지는 갯벌 색깔을 닮아 잿빛 윤기가 흐르며, 씹을수록 부드럽고 독특한 향미가 있다.

낙지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이며, 고단백 저지방으로 미식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억제하여 성인병 예방, 피로와 시력회복 및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암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논과 밭갈이에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2~3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탄도 북쪽에는 아주 작은 무인도가 하나 있는데 여기를 야광주도(夜光珠島)라 칭한다.

야광주도는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면 걸어갈 수도 있는 작은 무인도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주민들은 이 섬을 용의 여의주도라고도 한다.

탄도에서 보면 신안군 지도 쪽으로 힘 있게 뻗어나가는 맥을 ‘용머리’라 부른다.

그 앞에는 용샘(작은둠벙)이 있어 용이 분명하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이 작은 섬이 있어서 마치 용이 여의주를 취하려는 듯한 지세(地勢)를 보이고 있다.

데크길은 야광주도 앞에서 갈라져 해안길과 산으로 오르는 길로 갈린다.

가파른 나무계단길을 따라 오르면 길은 다시 갈려 대나무 숲길과 잡목길오 이어진다.

어두컴컴한 대나무 숲길을 뚫고 나가면 정상에 정자가 있는 안개산이다.

최고점 49m에 불과한 이곳은 예전엔 숯이 많아서 탄도라 부를 정도로 나무가 무성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 때의 남벌로 인해 나무가 거의 없어 덕분에 조망은 좋아 주변의 섬과 육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육지는 무안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섬은 선도와 지도 등이다.

섬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북쪽 끝에 경사가 완만한 구릉성 산지인 안개산(해발 49m)가 있을 뿐 대부분 낮은 평지이다.

그러나 섬의 크기에 비해 농지가 비교적 많고, 좌우로 모래해변이 제법 길게 이어진 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데 적은 양의 쌀, 양파, 마늘 등이 생산된다.

어업으로는 문어, 낙지, 주꾸미, 게, 파래, 감태, 꼬막, 조개 등이 잡힌다.

이곳의 특산물인 감태는 특히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소나무 숲길을 지나 다시 밭길이 이어지고 밭둑길을 지나 마을로 내려선다.

아름다운 낙지의 섬, 탄도... 꼭 한번은 둘러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