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일주 신년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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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05)

무등산 일주 신년 산행기

by 정산 돌구름 2005. 1. 2.

무등산 일주 신년 산행


○ 산행일자 : 2005. 1. 1(토)

○ 기상상황 : 흐렸다 개었다함(정상에는 강한 바람으로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가 지속됨)

○ 산행인원 : 1명(나홀로)

○ 산행코스 : 산장 주차장~원효사~늦재~동화사터~중봉~서석대~입석대~장불재~지공너덜~규봉암~꼬막재~무등산장~주차장

○ 산행동기

  다사다난했던 갑신년의 한해를 보내고 대망의 을유년이 밝아왔다.

  세모에 첫눈이 제법 내렸고 TV일기예보에 날씨가 흐려 새해 일출을 보기 힘들다는 말에 새벽 일출산행을 포기하고

  서서히 신년 산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 TV를 보니 동해안으로부터 무등산까지 지역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일출광경을 방영하고 있었다.

  구름사이로 대부분 지역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날씨가 제법 화창하고 어제의 눈발이 쌓여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신년 산행길에 올랐다.

  나홀로 산행이지만 집을 나서 산에 접어들면 모두가 산객이므로 나홀로나 단체 산행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다.

  처음에는 나홀로 산행이 이상하고 익숙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언제라도 짐을 꾸려 떠날 채비를 하고 산행길에 오른다.

구간 소요시간 : 5시간 30분(14.2km)

  주차장(11:00)~늦재(11:35)~동화사터(12:15)~중봉(12:50)~서석대(13:20/출발13:25)~입석대(13:40)~장불재(13:55/출발14:20)~

  석불암(14:40) ~ 규봉암(14:55)~꼬막재(15:40)~꼬막재 약수(15:50)~오성원(16:00)~산장호텔(16:25)~주차장(16:30)

준비물

  김밥 1줄, 컵라면 1개, 귤 5개, 물 500㎖ 1개, 보온병 0.5ℓ 2개, 1회용커피 2개, 연양갱 1

 

 

o 주차장(11:00) ~ 늦재 ~ 동화사터 ~ 중봉(12:50) 4.3km

지금까지 내리지 않던 눈이 갑신년 한해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쏟아져 내렸다.

어제의 눈으로 무등산 서석대와 입석대에 눈꽃이 만발할 것을 기대하며 무등산 일주 산행길에 올랐다.

마누라에게 가자고 했지만 좀처럼 갈 생각을 하지 않아 말다툼 끝에 나홀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인파와 함께 지난 가을에 올랐던 코스를 따라 일주를 결심했다.

무등산은 언제와도 새로운 느낌이다.

코스만 약간 바꾸면 새로운 기분으로 산행을 할 수 있고, 산이란 나날이 모습을 달리하여  언제와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무등산원효사」라 쓰인 일주문을 통과하여 오르막길에 들어선 것이 11:10분이었다.

 

 

원효사를 들려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약 1km가량 올라가면 늦재샘에 도착한다.

여기에서부터는 물이 없으므로 물 한바가지 마시고 가지고 온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늦재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11시35분 늦재에 도착했다. 

임도따라 계속 직진하면 바람재를 거쳐 전국 100대 약수중의 하나인 너덜겅약수터~토끼등에서 중머리재로 갈 수 있다.

토끼등에서는 1.1km를 오르면 동화사터가 나오는데 이 길은 매우 급경사의 길이다.

늦재~토끼등 구간은 양방향 차량통행이 가능한 널따란 도로다.

그러나 오늘은 왼쪽 오솔길을 따라 동화사터로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산속길을 택하였다.

 

 

이 길을 따라 약 1.4km를 오르면 동화사터에 도착할 수 있으며, 약 1km 구간은 그리 경사지지 않는 오솔길이지만

나머지 0.4km의 구간은 급경사의 오르막 길이다.

오르는 동안 몇몇 사람들만 만났을 뿐 오르내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15분쯤 오르니 삼거리 오솔길이 나타나고 이정표가 보였다.

곧바로 오르면 임도와 통하여 서석대, 입석를 쉽게 오를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조금은 경사진 오솔길을 따라

동화사터와 중봉으로 오르게 된다.

12시15분, 출발하여 약 한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어 동화사터에 도착했다.

이 곳이 아마 중간 휴식처인지 많은 사람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봉에서 내려오는 인파, 토끼등에서 가장

힘들다는 급경사를 타고 올라온 인파, 늦재쪽에서 올라온 인파가 모두 어울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멀리 청심봉의 송신탑이 보이고, 눈꽃으로 하얀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서 조금만 오르면 청심봉까지 펼쳐진 사양능선의 억새는 한층 황금빛을 더한다.

 

 

지나는 길에 동화사터를 뒤돌아보면 훤히 능선길이 보인다.

청심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길목 오른쪽에는 MBC송신소가, 왼쪽에는 KBC송신소가 자리잡고 마천루같은 송신소의

철구조물이 우뚝 솟아나 자연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

  

 

철구조물 사잇길을 지나면 헬기장과 함께 중봉의 정상에 올라선다.(12:50)

중봉에서 보면 남쪽으로는 중머리재에서 새인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눈에 든다.

으로는 장불재와 KBS 송신탑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북으로는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이 우뚝 서 있다. 

중봉 정상의 뒤편으로는 광활한 억새밭이 일품이다.

1965년 군부대가 주둔했던 곳인데 1998년 이전하고 1999년 식생복원이 완료한 곳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이 억새밭 사잇길을 따라 가면 마치 제주도의 1100도로에서 윗새오름으로 가는 길을 연상하게 한다.

 

 

o 중봉(12:50)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13:55) 1.6km

억새밭 끝은 산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임도에서 천왕봉을 향하여 조그만 등산로가 보이고

이길을 따라 100m 가량 오르면 군부대로 가는 임도와 만나게 된다.

임도에서 공식적인 등산로는 아니지만 뭇사람들이 지나쳐 길이 나버린 사잇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 있다.

이 길이 조금은 가파르지만 200m만 오르면 되는 서석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오르는 길목마다 나뭇가지의 눈꽃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매우 가파른 오름길에 미끄러운 눈길이 더하여 한층 오름을 더디게 한다.

 

 

매우 가파른 오름길에 미끄러운 눈길이 더하여 한층 오름을 더디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추위와 미끄러움에 지쳐있다.

가파른 오름길을 10여분 오르면 철책사이를 뚫고 서석대 이정표가 나타난다.

 

 

5분여를 오르면 서석대 정상이 나타난다. 13:20분, 드디어 해발 1,100m의 서석대에 오른 것이다.

무등산의 특징은 전체적인 산세는 산줄기와 골짜기가 뚜렷하지 않고, 마치 커다란 둔덕과 같은 홑산이다.

또한, 돌무덤같이 수많은 돌과 바위들이 쌓여있는 너덜지대가 있는데 천왕봉 남쪽의 지공너덜과 증심사 동쪽의

덕산너덜은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는 경관이다. 무등산은 완만한 산세로 대부분이 흙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봄 철쭉, 여름 산목련,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 등 변화가 많은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1972년 도립공원 지정...

 

 

천태만상의 암석들이 정상인 천왕봉(1,186.7m)을 중심으로 앞에는 뾰족한 절벽으로 솟은 인왕봉이 있고

뒤편에는 지왕봉이 있는 사이에 남향의 군막사가 여러 채 있다.

무등산은 그 웅장함으로 인하여 전라남도민의 신앙대상이 되어온 신산으로 알려 졌다.

특히 서석대, 입석대, 규봉의 암석미는 대단하다.

무등산 삼대 절경인 입석대, 서석대, 광석대를 일컬어 무등산 삼대석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석대는 무등산 정상의 남쪽 아래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줄지어 서있다.

저녁노을이 들 때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빛나기 때문에 서석을 수정병풍이라고도 했다고 전한다.

무등산을 서석산이라 부른 것은 이 서석대의 석경에서 연유한 것이다.

서석대의 병풍바위는 맑은 날 광주 시가지에서도 그 수려함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살을 에는 듯한 세찬 바람이 더하여 5분여를 지체하다가 하산하였다.

대부분「장불재~입석대~서석대」의 길을 택하지만 오늘은 그 길로 내려간다. 서석대에서 입석대까지는 0.5km의 거리다.

오르는 사람들과 만나 통행이 지체되면서 약15분을 내려가니 1,017m 이정표와 함께 입석대가 나타난다.(13:40) 

석축으로 된 단을 오르면 5~6각형 또는 7~8각형으로 된 돌기둥이 반달같이 둘러서 있는데 이를 입석대라 부른다.

런 절경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온 입석대는 석수장이가 먹줄을 퉁겨 세운 듯 하늘에

닿을세라 조심스럽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우람하기만 하다.

옛날에는 이곳에 입석암이 있었고 주변에는 불사의사, 염불암 등 암자들이 있었다 한다.

여기는 행정구역상 광주시가 아닌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이라고 한다.

입석대에 들어서면 그 절경에 쉽게 발검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과연 무등산 3경중의 하나라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0.4km를 내려가면 광활한 평지에 억새 무성한 장불재.. 우뚝 선 KBS 송신탑이 흉물스럽다.(13:55)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곳도 역시 중머리재에서 올라오는 인파와 꼬막재에서 올라오는 인파, 중봉에서 올라오는 인파,

 

 

그리고 서석대에서 내려오는 인파가 서로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장불재는 광주시와 화순군의 경계가 되고 있는 능선고개로 해발900m의 고갯길이다.

그리고 규봉과 입석대, 서석대로 가는 유일한 등산로이다.

이전에 동복, 이서 사람들이 광주를 오갈 때 지나던 고갯마루이다.

정상을 향해 왼편에 서석대, 오른편이 입석대이고 이서면쪽으로 능선을 따라 돌면 지공너덜과 규봉에 이른다.

 

 

당겨본 입석대... 

 

 

o 장불재(14:20) ~ 지공너덜 ~ 규봉암 ~ 꼬막재 ~ 산장 주차장(16:30) 8.3km

샘이 있고 원두막이 있고 식탁이 있는 쉼터를 지나 동쪽 길을 택해 규봉암으로 간다.

숲속으로 나있는 외길은 고도차가 없는 등산로이다.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석불암으로 오르는 삼거리를 지난다.

왼쪽의 위로 오르는 길을 따라 10여분을 지나면 석불암이 나타난다.

 

 

석불암을 지나면 규봉암에 도착하기 전 바위무리 바다와 같은 너덜겅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지공너덜이다.

이 너덜겅은 지공대사가 법력으로 수많은 돌들을 깔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덕산너덜과 함께 무등산의 대표적인

너덜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천연석굴 은신대가 있는데 보조국사가 좌선수도 했다하여 보조석굴이라고도 한다

 

 

지공너덜을 지나 14시55분 드디어 규봉암에 도착했다.(장불재에서 약1.8km) 장불재에서 약 35분이 소요되었다.

무등산 3대 석경(石景) 가운데 가장 빼어나다는 규봉(해발 950m)과 어울린 규봉암이 고즈넉하게 앉아있다.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가파른 석축위에 세워진 조그만 사찰이 눈에 들어오고 사찰 뒤편은 깎아 놓은 듯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제목을 알 수 없는 불경을 틀어놓아 사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찰을 중심으로 삼면이 암벽이다.

잘 다듬어진 돌기둥 사이에 관음전과 삼성각 및 요사채가 있고 종각에는 큰 종이 있다.

규봉을 보지않고 무등산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할 정도로 한 폭의 한국화를 대하듯, 신들이 옥을 깍아 놓은 듯

무등산에서 가장 절경이 빼어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원래 규봉이란 절 입구에 우뚝 솟은 세개의 돌기둥이 마치 임금님 앞에 나갈 때 신하가 들고있는 홀같이 생겨서

이를 한자로 취하여 규봉이라 하였다 한다.

바위를 또 삼존석이라 부르는데 여래존석, 관음존석, 미륵존석으로 불리우며 도선국사가 명명했다고 전한다.

규봉에는 두 바위 사이로 길이 나있고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어 문바위라 하는데, 조선시대 김덕령장군이 문바위에서

화순 동면 청궁마을 살바위까지 화살을 쏘고 백마가 먼저 도착하는지를 시험하였다가 화살을 찾지 못하고

백마가 늦었다하여 백마의 목을 치니 그제서야 화살이 날아와 바위에 꽂혔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또한, 규봉에는 십대가 있는데 광석대를 제외한 송하대, 풍혈대, 장추대, 청학대, 송광대, 능엄대, 법화대, 설법대,

은신대는 보인다 해도 알수가 없어 찾을 길 없다.

특히, 도선국사가 은신대에 앉아서 조계산의 산세를 살펴 송광사 터를 잡았다고 전해온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안고 주변경치를 조망하며 규봉암을 출발한다.

 

 

산등성이를 따라 오솔길처럼 북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 따라 30여분을 산행하면 북산으로 뻗은 능선에

광일목장 후면부라고 쓰여진 꼬막재(710m) 안내판이 나타난다.(15:30)

 

 

부드러운 산등성이를 따라간다..

 

 

금 쉬었다갈까 하다가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한참 이동하니 까만 대리석의 꼬막재(640m) 표지석이 또 나타난다.(15:40)

 

 

표지석에서 조금 더 가면 수질 적합 판정을 받은 샘터가 나타난다. 지나치는 사람도 없다.

물 한 컵을 단숨에 마시고 빠르게 하산했다.

 

고개를 넘어 이제는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주위에 벤치 몇 개가 설치된 휴식터와 함께 오성원의 이정표가 나타났다.(16:00)

왜 오성원이라고 명명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제사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상당수다.

 

 

빠른 걸음으로 몇 명의 등산객을 추월하여  무등산장에 도착한다.(16:25)

산장호텔...

그 옛날의 명성은 사라지고 지금은 초라하니 커피숍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

지금은 이름도 바뀌어 무슨가든이라고 한다.

 

 

산장입구를 따라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지나는 사람들을 호객한다.

파전, 촌닭, 동동주.... 메뉴도 다양하다. 어느덧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료 주차해 놓은 곳까지는 3분만 가면된다.

 

 

차에 오르니 16:30분이다.

총 5시간 30분의 등산은 이것으로 끝이다. 나홀로 산행도 가끔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