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이 날아와 앉은 천년고찰, 진주 월아산 청곡사
2024년 11월 29일, 월아산 산행길에 찾은 천년고찰, 진주 월아산 청곡사~
진주 월아산(月牙山) 자락에 있는 청곡사(靑谷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하였는데 월아산 남쪽 남강변으로 청학(靑鶴)이 날아오니 서기(瑞氣)가 충만하므로 이 자리에다 절을 지었다고 한다.
고려 우왕 6년(1380년) 실상사의 상총(尙聰)이 중건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선종(禪宗)에 속하였다.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었던 것을 1602년(선조 35년)에 계행(戒行)과 극명(克明)이 중건하였다.
1612년(광해군 4년) 대웅전을 중건하였으며, 2008년에 성보박물관을 건립하고 2017년에 선불장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업경전(業鏡殿), 보광전, 나한전, 선불장, 적묵당, 설선당, 칠성각, 응향각, 환학루, 성보박물관 등이 있다.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51호인 대웅전 안에는 보물 제1688호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과 후불탱화로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349호 영산회상도가 봉안되어 있다.
석가삼존불상을 모시고 있는 대웅전은 광해군 때에 다시 지어졌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집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건물이다.
가운데 칸은 옆의 양쪽 칸보다 다소 간격은 넓으나 공포가 놓인 간격은 가운데 칸과 양 옆칸 모두 같다.
내부에 모셔진 석가삼존불상은 광해군 7년(1615)에 만들어진 것으로 임진왜란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는 비교적 큰 불상에 속한다.
청곡사 대웅전은 경남도 지방에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히고 있다.
대웅전 옆 좌측에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5호(1972년2월 12일) 삼층석탑이 있는데 도선국사의 창건 당시에 건립된 것이라 전하며, 신라 말의 양식이 뚜렷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양식에 있어서는 통일신라시대 삼층석탑의 일반양식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단부의 간략화라든지 탑신과 지붕돌(옥개석)이 축소된 점, 그리고 전체적인 조각수법으로 볼 때 고려시대에 이르러 청곡사가 중건될 당시 아울러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청곡사에 남아 있는 유물 중에는 가장 시대가 앞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른 사찰의 명부전에 해당하는 업경전은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139호로서 내부에는 보물 제1689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이 봉안되어 있다.
국보 제302호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은 매우 섬세하고 채색이 좋은 작품으로서 1722년(경종 2년)에 조성되었다.
이 괘불탱을 보관하는 괘불함은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61호로 지정되었다.
보물 제1232호(1995년) 목조 제석천·대범천 의상(倚像)은 청곡사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총 높이 118㎝, 상 높이 116㎝의 청곡사 제석천·대범천상은 원래 대웅전 왼편에 있는 업경전에 봉안되었던 것이다.
청곡사 제석천·대범천상은 나무로 만들어졌고 의자에 앉아 있다.
머리에는 봉황·화염패가 있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두 마리의 봉황이 불꽃을 마주 보고 불꽃 속으로 날아들고 있다.
보관 윗부분에는 보주형의 장식이 달려 있다.
제석천은 고대 인도에서 벼락을 신격화한 것으로 일체의 악마를 정복하는 신이었다.
그러나 불교에 귀의하여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으로서 우주의 창조신인 범천과 함께 불법 수호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석천은 석굴암에서 범천과 함께 나타나는 것이 가장 이른 예라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신중탱화의 대부분이 제석천을 중심으로 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제석 신앙의 일면을 엿볼 수도 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범자(梵字)를 넣고 하부에 연판(蓮瓣)을 새겼으며, 모란당초(牡丹唐草)를 전면에 은으로 입사(入糸)한 향로(香爐)가 있다.
원래 이 절의 보광명전(普光明殿)에 있었던 것으로 1397년(태조 6년)에 제조된 것이다.
진양출신인 신덕왕후(神德王后)가 태조의 왕비가 된 것을 기리기 위하여 상총이 이 절에 머물면서 대장경을 인성(印成)하였는데 이에 김사행(金師幸) 등이 동조하여 이 향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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