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참회도량 고창 도솔산 참당암(懺堂庵)
2024년 6월 21일, 고창 도솔산 참당암에서..
전북 고창군 아산면 도솔산에 있는 참당암(懺堂庵)은 신라 진흥왕의 부탁을 받고 의운화상(義雲和尙)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대참사 사적기」에 의하면 대참사(大懺寺)는 신라 때에 의운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적고 있다.
대참사란 의운화상의 ‘성전 참회 발원’에 의한 절이라는 뜻에서 이름을 얻은 것으로 대참사는 지금의 참당암을 일컫는다.
대참사 사적기에 그 창건 설화가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산에는 동쪽 고개 위에 수십 인이 앉을 만한 평평한 암반이 있고 그 밑에는 백여 명이 들어 있을 만한 고왕굴(高王窟)이 있다.
그 앞 층암을 오르면 정상에서 해악(海嶽)이 한눈에 전망되는데 여기에 천상굴(天上窟)이 있으며, 그 남쪽으로 수백 보 거리에 촉석이 둘러 있는 곳에는 이무기가 살고 있던 용담(龍潭)인 아뇩지[阿耨池]가 있다.
또 여기에 도솔당이 있는데 좌대와 같이 넓은 대암과 병풍과 같이 깎아 세운 듯한 암벽이 사면을 두른 가운데 학이 깃들고 용이 머문 듯하면서 송풍라월(松風蘿月)의 기이한 형관이 형용할 수 없다.
도솔암의 좌편에 열석굴(裂石窟)이 있다.
신라 왕이 왕위를 피하여 이 산속의 굴에서 수도하고 있는데 꿈에 미륵삼존(彌勒三尊)이 암석을 깨고 출현하는 것을 보고 드디어 여기에 사찰을 세우도록 현기(玄機)를 내렸다.
중애사(重愛寺), 선운사 및 도솔암 등이 그때 창건된 것이다.
여기에 문수사(文殊寺)는 옛날 중국의 신승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이 유희하던 곳이라고 하며, 운령사(雲嶺寺)와 개심사(開心寺)는 바로 개산 조사인 의운화상이 수도한 도량이다.
원래 도솔암 앞에 법화굴이 있었는데 의운화상이 머물면서 수도하던 곳이라 한다.
이때 산 아래 죽도(竹島)의 포구에 한 척의 돌배가 와 닿았는데 그 배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으므로 이상하게 여겨 마을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보려고 하면 그 배가 물러가 버렸다.
이 말을 들은 의운화상이 그 배 안에 들어가니 옥축대장(玉軸大藏)과 석가모니 불상과 가섭(迦葉) 존자·아난(阿難) 존자 등 16나한상이 배 안에 병렬되어 있고, 또 금인(金人) 한 사람이 오른손에 옥으로 된 돛대를 잡고 비단으로 된 돛을 펼치고 있으며, 왼손에 아주(牙籌)와 금자(金字)로 된 보인을 잡고 배 위에 서 있었다.
의운화상이 그 사람에게 육지에 내려 불상 등을 봉안할 것을 의논하려 했으나 마땅한 도량을 정하지 못하여 별 수 없이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밤 의운화상의 꿈에 그 금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우전국(于闐國) 왕인데 불경과 불상을 봉안할 성지를 보기 위해 동해의 여러 곳을 편력하던 중 이곳 선운산에 대참(大懺)의 빼어난 기운이 있고, 용당이 세워질 신령스러운 기운이 하늘에 뻗쳐 있음을 보고 이곳에 이르렀으니, 원컨대 대사께서는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여 이 경상을 봉안케 하라.’ 하였다.
이에 의운화상은 금인에게서 불경과 불상 및 나한상, 그리고 아주와 금자 보인을 받아 이 산 가운데 길이 봉정할 도량을 택하여 진흥왕의 시주를 얻어 가람을 개창하였다. 이곳이 바로 참당암이라고 한다.
그리고 참당암을 일으킨 다음에 존상을 봉안하기 위하여 용담(龍潭)에 살고 있던 이무기를 몰아내고 그곳에 다시 하나의 암자를 세웠는데 용이 나온 곳이라 하여 기출암이라 하였다.
또한 용담에서 나온 이무기를 몰고 간 사자(使者)가 흥성(興城) 땅 방등산(方等山)에 이르러 이 도량에 불법이 흥성하게 된 연유는 의운화상의 대발원에 의한 것으로 선운사의 대중들이 대참사의 유나(維那)로부터 강주(講籌)를 받게 되고 중애사의 집강(執綱)에서 수도를 하게 되니, 중애사는 실로 이 선운산 여러 사암의 중추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선운사에 속해있는 작은 암자이지만 예전에는 큰 규모의 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 내의 건물로는 대웅전, 약사전, 산신각 등이 있으며, 대웅전에 있던 참당암동종은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약사전에는 보물 석조지장보살좌상이 보존되고 있다.
대참사로 불리웠던 규모가 큰 사찰로 참당암이라는 절 이름은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는 곳'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보물 제803호(1984년11월30일)호로 지정되었던 참당암 대웅전은 고창 선운사 대웅전보다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으며, 현존하는 건물은 정조18년(1794년)에 세운 것이다.
정면3칸, 측면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으로 지어졌으며 전면 길이 10.8m, 측면 길이 8.3m, 기둥 높이 3.03m, 주초 높이 0.4m 규모이다.
앞면 120㎝ 높이의 석축 기단에 선운사 참당암 대웅전을 세웠다.
앞면 주간(柱間) 폭은 중앙이 440㎝, 좌우의 칸이 각 320㎝로 네 개씩의 분합문(分閤門)을 달았다.
고주 위에는 다시 주두(柱頭)와 동자주(童子柱)를 올려 용마루를 받치게 하였고, 주두에는 창방보를 걸었다.
앞면의 퇴량(退樑)과 창방보 사이에는 용을 조각한 화반이 끼워져 있다.
이러한 공포(栱包) 형식은 고려 시대의 다른 다포계 건물에서도 보인다.
천장의 중앙부는 높고 툇간 쪽은 한 단 낮은 층급을 둔 우물천장이다.
천장 아래로 노출되어 있는 부재에는 당초문 초각을 매우 복잡하게 틀어 무척이나 화려하다.
내부는 우물마루이고, 고주 사이에 후불벽을 형성한 후 그 앞에 불단을 만들었다.
불단에는 1561년(명종 16년)에 조성된 삼존불상이 안치돼 있다.
목조석가여래좌상이 본존으로 관음보살좌상과 세지보살좌상이 좌우로 안치돼 있다.
후불탱화인 「영상회상도」는 1900년에 조성되었다.
1982년에 번와 공사를 할 때 발견된 상량문에 의하면 대웅전을 1330년에 처음 중창하고, 1530년에 다시 중창하였으며, 1636년의 병자호란 때 망가진 것을 1642년에 다시 중창하였는데 1753년에 건물이 기울어져서 이를 다시 중창하였다고 한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응진전과 명부전이 한 전각에 자리하고 있다.
정면 6칸 측면 2칸의 지붕이 낮은 기둥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특이한 형태의 맞배지붕 건물로 한 지붕에 2개의 전각을 가지고 있는 연립 불전 건물이다.
총 6칸 중 각 3칸씩 응진전과 명부전으로 나누어서 사용하고 있다.
좌측 3칸 응진전은 기둥 간격이 우측 3칸 명부전 보다 기둥 간격이 좁다.
법당의 성격에 맞추어 자유롭게 계획한 것이다.
참당암 지장전은 석조 지장보살좌상(보물)을 봉안한 전각으로 전면 3칸, 측면 2칸 다포식 맞배지붕을 얹은 전각으로 건물의 앞뒤뿐만 아니라 좌우에도 공포가 장식되어 있다.
지장전은 한때 약사전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석조 지장보살이 문둥병을 낫게 해준다는 소문이 나 약사보살로 불린 듯하다.
하지만 지금은 선운사 삼장 지장 신앙의 인장 지장보살로 지장 신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석조 지장보살좌상은 1973년6월23일 '선운사 약사여래불상'이라는 명칭으로 전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가 2019년6월26일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으로 명칭이 변경됨과 동시에 보물로 승격되었다.
높이 50㎝, 무릎 너비 50㎝로 선운사 약사전에 봉안되어 있으며, 납석제(臘石製)의 좌상이다.
머리에는 두건을 썼으며, 두건의 밑부분이 좌우 어깨에 주름으로 덮었고, 통견의(通肩衣)의 옷섶 폭이 넓다.
이마에는 목이 좁은 띠를 둘렀으며, 백호(白毫 부처의 눈썹 사이에 난 터럭으로 광명을 무량세계에 비친다 함)가 있다.
콧날은 오똑하며 어깨의 곡선은 매우 부드럽게 처리하였다.
얼굴은 풍만하며, 눈썹은 가는 반달형이고, 눈꼬리는 위로 치켜 올라가 있으며, 앞가슴에는 경식(頸飾)을 달았다.
오른손은 가슴 앞에 들어 엄지와 인지 및 장지로 보주(寶珠)를 들었고, 왼손은 무릎 위에서 촉지인(觸地印) 형태를 취하였다.
결가부좌한 발은 두껍고 높으며, 오른발은 밖으로 노출되어 위를 향하였고, 무릎의 옷무늬는 지장보살좌상의 형태를 취하지만 매우 단순하다.
굴곡이 적은 직선적인 신체, 크고 넓적한 얼굴, 직선적으로 가늘게 그어진 눈매와 딱딱한 표정, 평판적인 옷주름 표현 등에서 조성 시기는 조선 초기로 추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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