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감악산 연수사(演水寺)와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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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역사, 문화, 그리고 여행

거창 감악산 연수사(演水寺)와 은행나무..

by 정산 돌구름 2023. 11. 3.

거창 감악산 연수사(演水寺)와 은행나무..


2023년 11월 3일, 거창 감악산 산행길에 찾은 연수사와 은행나무..

경남 거창군 남상면 무촌리 감악산에 있는 연수사(演水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안왕(재위:857∼861년) 때 왕이 창건하였다.

이름 모를 병에 시달렸던 헌안왕이 이 절 부근의 약수를 마시고 병을 고친 뒤에 감사의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거창군에서는가조면 고견사(古見寺)와 함께 손꼽히는 큰 사찰이나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1991년에 혜일(慧一)이 대웅전을 개축하는 등 절을 새로이 꾸며 오늘에 이른다.

건물은 대웅전과 종각·세석산방(洗石山房) 등이 있다.

특별한 유물은 전하지 않고 절 앞에 경상남도 기념물 제124호로 지정된 수령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38m, 흉고 줄기 둘레 7m, 수관 폭 동서 21m, 남북 20m로 매년 4~5월에 꽃이 피며, 매년 10~11월에 결실을 맺는다.
이 은행나무에 얽힌 설화가  전한다.

고려 때 한 여인이 왕손에게 시집을 갔다가 남편을 일찍 여의고 나서 유복자를 낳았다.

여인은 이 절에서 승려가 되어 남편의 명복을 빌었는데, 10년이 지난 어느날 한 노승이 아들을 데려가 공부를 시키겠다고 하였다.

아이는 절 뒤뜰에 젓나무를 심고 ‘이 나무가 사철 푸르게 자랄 것이니 저를 보듯 길러 주세요’라고 말하였다.

이에 여인도 ‘나는 앞뜰에 은행나무를 심고 기다릴 테니 만약 훗날 내가 없더라도 어미를 보듯 대하라’고 하였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심은 나무라고 전하기도 하며, 고려시대 무신의 난 때 문중이 몰락한 한 보살이 남편이 죽자 아들을 데리고 연수사로 들어와 살다가 아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10살 된 아들은 전나무를, 어머니는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하는데 전나무는 1980년경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져 없어지고 은행나무만 무심히 자라고 있다.

지금도 아들의 그리움에 사무친 어머니의 혼을 담고 있는 은행나무가 가끔 슬피 우는데 인근의 마을 사람들도 울음소리를 듣고 함께 울게 할 만큼 그 슬픔의 흐느낌이 애절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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