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 너머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김포 애기봉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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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발길 머무는 곳에

조강 너머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김포 애기봉전망대..

by 정산 돌구름 2023. 6. 8.

조강 너머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김포 애기봉전망대..

 


2023년 6월 8일,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김포 애기봉전망대..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와 월곶면 조강리의 경계에 있는 높이 154m의 애기봉은 쑥갓처럼 생겼다하여 ‘쑥갓머리산’으로 불리던 곳이다.

쑥갓머리산이 ‘애기봉(愛妓峰)’으로 불리게 된 것은 평안감사와 애기의 애틋한 설화에서 시작되었다.

병자호란 때 기녀인 애기가 사모하던 평안감사와 함께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감사는 청나라 오랑캐에 붙잡혀 북으로 끌려가고 애기는 혼자 조강을 건넜다.

이후 애기는 날마다 쑥갓머리산 꼭대기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며 평안감사를 그리워하다 ‘님이 제일 잘 보이는 봉우리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슬픔 속에 생을 마감한다.

1966년 애기봉을 방문한 故 박정희대통령은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던 애기의 한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의 한과 같다고 하여 ‘애기봉’이라는 친필 휘호를 내렸다.

154고지인 애기봉은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군사요충지이기도 하여 공원 안에는 당시 해병대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해병대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김포 최대의 평화관광지인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한반도 유일 남북 공동이용수역(Free-zone)에 위치하여 평화와 화합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1978년에 설치되어 노후화된 기존의 애기봉 전망대를 철거하고 평화생태전시관, 조강전망대, 생태탐방로를 조성하며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한 건축물과 주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평화가 가진 다양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1.4km 전방 조강 너머 북녘땅에는 농부들의 움직임까지 훤히 바라보인다.

조강은 하성면 시암리와 월곶면 보구곶리 유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흐르는 강이다.

바다처럼 거대한 ‘큰 강’,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한강의 모든 지류를 아우르는 ‘으뜸 강’이라는 의미가 있다.

조강나루는 한국전쟁 전까지 100여 호의 가구가 밀집한 큰 마을이 있었고 한강하구의 수운과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953년 7월 정전협정에서 ‘한강하구 중립 수역’으로 지정되면서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었고 사실상 고립되어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조강은 순환과 치유를 반복하며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생태의 보고가 되어 ‘비극이 만든 자연’을 품고 흐르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갈 수 없는 북녘땅을 바라보며 잠시 머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