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 제58호 담양 명옥헌원림(鳴玉軒苑林), 그리고 배롱나무꽃 향기..
2017년 8월15일 화요일, 연일 계속되던 폭염이 잠시 누그러지고 잔뜩 흐린 날씨에 가끔 약한 빗줄기가 내리는 날..
길가에 백일홍이 반발하여 가까운 담양 명옥헌원림(鳴玉軒苑林)을 찾았다.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하고 인근 도로까지 주차를 한 상태였다.
지난 해까지는 이렇게 붐비지 않았는데 유난히도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다.
전남 담양 고서면 산덕리 511번지에 위치한 명옥헌원림은 2009년9월18일 명승 제58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정원이다.
조선중기 명곡(明谷) 오희도가 자연을 벗삼아 살던 곳으로 그의 아들 오이정이 선친의 뒤를 이어 이곳에 은둔하면서 자연경관이
좋은 도장곡에 정자를 짓고,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적송, 배롱나무 등을 심어 가꾼 아름다운 민간정원으로 꼽힌다.
시냇물이 흘러 한 연못을 채우고 다시 그 물이 아래의 연못으로 흘러가는데 물 흐르는 소리가 옥이 부딪히는 것만 같다고 하여
못 앞에 세워진 정자 이름을 명옥헌이라고 한다.
주위의 산수 경관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을 명옥헌에서 내려다보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하여 자연에 순응한 조상들의
지혜를 잘 반영한 전통원림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난 경승지이다.
명옥헌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정자로 교육을 하기 위한 적절한 형태로 건물이 지어져 있다.
건물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개울을 타고 오르면 조그마한 바위 벽면에 ‘명옥헌계축(鳴玉軒癸丑)’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건물 뒤의 연못 주위에는 배롱나무가 있으며, 오른편에는 소나무 군락이 있다.
명옥헌 뒤에는 이 지방의 이름난 선비들을 제사 지내던 도장사(道藏祠)의 터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옛 연못 대부분이 원형이 아닌 네모 형태인 것은 세상이 네모지다고 여긴 선조들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한 계곡 물을 받아 연못을 꾸미고 주변은 자연을 거스리지않고 그대로 담아낸 조상들의 소담한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건물에는 명옥헌 계축이라는 현판과 더불어 삼고(三顧)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명옥헌의 오른편에는 후산리 은행나무 또는 인조대왕 계마행(仁祖大王 繫馬杏)이라 불리는 은행나무가 있다.
300년 이상된 노거수로 인조가 왕이 되기 전에 전국을 돌아보다가 오희도를 찾아 이곳에 왔을 때 타고온 말을 매둔 곳이라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00일 동안 핀다는 백일홍(百日紅), 나무를 손으로 긁으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리며 꽃이 완전히 질때면
그해 추수가 끝나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시기다 도래한다고 해 ‘쌀밥나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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