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쉬고있는 정자, 담양 식영정(息影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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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쉬고있는 정자, 담양 식영정(息影亭)

by 정산 돌구름 2016. 6. 6.

그림자가 쉬고있는 정자 담양 식영정(息影亭)

 

2016년 6월 6일, 현충일..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식영정을 찾았다.

 

식영정(息影亭)은 1972년1월29일 전남도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환벽당, 송강정과 함께 정철 송강유적이라고 불린다.

식영정은 원래 16세기 중반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이 스승이자 장인인 석천 임억령(林億齡)을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한다.

식영정이라는 이름은 임억령이 지었는데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이다.

식영정 바로 옆에는 김성원이 자신의 호를 따서 서하당이라고 이름 붙인 또 다른 정자를 지었는데 없어졌다가 최근 복원되었다.

<서하당유고> 행장에 따르면, 김성원이 36세 되던 해인 명종15년(1560년)에 식영정과 서하당을 지었음을 알 수 있다.

김성원은 정철의 처외재당숙으로 정철보다 11년 연상이었으나, 정철이 이곳 성산에 와 있을 때 환벽당에서 같이 공부하던 동문이다.

식영정 건너편에 있는 환벽당은 어린 시절 정철의 운명을 바꾸어놓게 한 사촌 김윤제가 기거했던 곳이다.

당시 사람들은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정철 네 사람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 불렀는데, 이들이 성산의 경치 좋은 20곳을 택하여

20수씩 모두 80수의 식영정이십영(息影亭二十詠)을 지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식영정이십영은 후에 정철의 <성산별곡>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외에 정철은 식영정잡영 10수, 하당야좌(霞堂夜坐) 1수, 차환벽당운 1수, 소쇄원제초정 1수, 서하당잡영 4수 등 수많은 한시와

단가 등을 남겼다.

그는 이곳을 무대로 하여 송순, 김인후, 기대승 등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고경명, 백광훈, 송익필 등과 교우하였다.

정자의 규모는 정면 2칸, 측면 2칸이고 단층 팔작지붕이며, 온돌방과 대청이 절반씩 차지한다.

가운데 방을 배치하는 일반 정자들과 달리 한쪽 귀퉁이에 방을 두고, 앞면과 옆면을 마루로 깐 것이 특이하다.

자연석 기단 위에 두리기둥[圓柱]을 세운 굴도리 5량의 헛집구조이다.

식영정 옆에는 1973년에 <송강집(松江集)>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을 건립하였다.

1972년에는 부속건물로 부용당(芙蓉堂)을 건립하고, 입구에 <성산별곡> 시비를 세웠다.

주변에는 정철이 김성원과 함께 노닐던 자미탄(紫薇灘), 노자암, 견로암, 방초주(芳草州), 조대(釣臺), 서석대(瑞石臺) 등 경치가

뛰어난 곳이 여러 곳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광주호의 준공으로 거의 물 속에 잠겨버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