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내장산 단풍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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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구름의 산행이야기/산행(~2005)

만추의 내장산 단풍산행

by 정산 돌구름 2004. 11. 15.
만추의 내장산 단풍산행

 

산행일자 : 2004. 11. 14(일)

기상상황 : 비온 후 갬(새벽까지 이슬비가 내렸으나 개었다 흐렸다 함)

산행인원 : 2명(부부)

산행코스 : 주차장~일주문~벽련암~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케이블카~정자~내장사~ 주차장

산행후기

  금년들어 단풍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쉬워 꼭 한번은 가야겠다고 마음으로 지난주 차량행렬에 치여 나홀로

  등산을 포기했던 내장산 9봉 종주를 등산하기로 정하고 마누라와 아침부터 서둘렀다.

  어제 토요일은 쉬는 날이었지만 무안CC에 부킹이 되어있어 일요일로 정하였던 것이다. 

  지난주에 비하여 차량행렬이 뜸하였고 집에서 출발하여 한시간여만에 내장사 주차장까지 도착하였다.

  어제부터 마누라가 다리가 아프다고 조금만 타고 내려오자고 자꾸 머뭇거린다.

  예전에는 나보다 더 앞서가는 편이었는데 요즘 들어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가보다.

  일단은 종주를 목표로 하고 힘들면 중간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구간별시간

   광주 출발(08:20)~내장사 주차장(09:20)~일주문(09:30)~벽련암(09:40)~서래봉(10:25)~불출봉(11:10)~망해봉(12:00/12:25)~

   연지봉(12:50)~까치봉(13:10)~신선봉(13:55)~연자봉(14:30)~케이블카(14:50)~전망대(15:00)~내장사(15:20)~주차장(15:40)~

   매표소(16:45)

준비물도시락, 컵라면 1개, 밀감 6개, 단감 2, 물 500㎖ 2개, 술 200㎖, 보온병 0.5ℓ 2개, 커피 1회용 4개

 

 

 

 

 

 

 

 

 

 

 

 

 

 

 

산행

 광주에서 담양읍을 거쳐 용면 죽림정사 뒤의 담양~복흥간 도로를 따라 내장사에 가면 약 1시간여만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내장사로 들어선 길은 의외로 한산했다. 단풍나무에는 단풍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것이 초겨울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주차장에 차가 많아 이리저리 주차할 곳을 찾다가 겨우 주차를 하고 산행채비를 하였다.

 주차장에서 조금 지나면 일주문이 나온다. 안내판이 서있다.

『일주문은 산문이니 여기서부터는 절이다. 일주문을 넘어서는 바로 이순간은 온갖 번뇌와 망상, 혼란한 생각을 여의고 깨달음의

 일념으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문안에 들어서면 밖에서의 알름알이에 의한 분별심에 의지하지 말라.

 일체만유가 무일물(無一物)이니 대상에 차별을 뒤 않으면 우주의 주인이 된다. 108그루의 단풍숲을 거닐며 중생의 백팔번뇌를

 말끔이 씻어 고운 염주알이 되게 하라』

 일주문에 도착한 시간이 09:30이다.

 여기에서 직진을 하면 내장사로 가고 오른쪽에 벽련암으로 오르는 길이 오늘의 산행코스인 서래봉으로 가는 길이다.

 서래봉코스를 택하기로 하고 산으로 올랐다. 

 사진 한 컷을 하고 백련암 오르는 길로 들어서니 내장산의 경사가 시작되고 벌써 많은 산님들이 산행을 하고 있다.

 철이 조금 지나서인지 인파가 그리 많지는 않다. 오르는 길은 포장이 되어 딱딱한 기분이다.

 10여분 오르니 벽련암이 나오고 서래봉으로 오르는 길이 잘 나 있다. 비온 뒤라 길들이 조금 미끄럽다.

 급경사의 길을 오르고 또 오르니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운무에 쌓인 들판이 평화롭게 보인다.

 암릉길과 철계단을 오르내리니 드디어 서래봉이 나타난다.(10:25)

 1시간야만에 서래봉정상(해발 622m)에 이르니 많은 산객들이 정상을 점령하고 있다.

 조금 늦긴 했어도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은  내장의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내장사를 바로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서래봉 정상 부근이 아닌가 한다.

 곱게 차려입은 원적계곡과 내장사, 먹뱀이골, 그리고 반대편의 내장저수지.......

 서래봉 양지바른 곳에 앉아 가지고 온 밀감 하나씩 까먹으며 잠시 갈증 난 목을 축이고는 아쉬운 발걸음을 뒤돌아 세우며

 서래봉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철계단을 오르내리기를 몇 번이나 했던가? 

 마치 가드레일을 놓으면 뒤로 떨어질 것 같은 경사도 높은 깎아지른 절벽사이로 이어지는 수백 개의 철계단 오름길...

 복로 계단이지만 오르내리는 길에 가끔 정체현상이 두드러진다.

 내장산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서래봉의 암릉을 오르는 등산로인 것 같다.

 서래봉에서 까치봉까지는 각 봉우리마다 오르내림이 심하고 철사다리와 너덜길로 이어진다.

 오르기전 주차장에서 바라보았던 만만한 산은 절대 아님을 몸소 체험하면서 산이란 가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음을 새삼 느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계단마저도 발판의 폭이 10cm도 안되어 보이고 높이도 10cm 정도라서 내려가기가 엄청 불편하고

 들고 있는 스틱 또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엄청난 계단길을 내려가 삼거리에 당도하니 서래봉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산님들, 서래봉에서 내려오는 산님들,

 그리고 불출봉에서 서래봉으로 가는 산님들이 한 곳에 모인다.

 서래봉 매표소에서 올라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불출봉으로 바로 가고 일부만이 서래봉으로 오른다.

 철계단도 많고 외길도 많은 서래봉에서 불출 가는 길, 스릴 넘치는 적당한 암릉이 있고, 능선상 내장산 골짜기가 한눈에

 보이고 좌우 조망이 제일 좋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등산코스 인가보다.

 오르내리는 인파사이를 뚫고 11:10분 불출봉(해발 610m)에 도착했다.

 불출봉 - 서래봉 서쪽에 위치한 해발 610m의 봉우리로 정상에서의 조망이 장관이라고하여 불출운하라고 불리우기도 하며,

 산정에 암굴이 있고 불출암터가 있다고 적혀있다.

 먼저 도착한 인파들이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가 보다.

 우리도 잠시 앉아 땀을 식히며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길을 재촉했다.

 약간의 시장기가 돌았지만 다음 망해봉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했다. 멀리 손에 잡힐듯이 망해봉이 보인다.

 계속되는 암릉과 철계단, 능선길이다. 아침 흐렸던 날씨는 이제는 말끔히 개어 파란 하늘을 드러내고 있다.

 암릉을 따라 드디어 망해봉에 도착하였다. 지금 시간이 정오다. 망해봉 -

 650m 기암의 한봉우리를 이룬 이 봉에 오르면 정읍시가 바로 밑에 보이며,  청명한 날에는 멀리 서해바다가 보인다고 한다.

 먼저 도착한 많은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틈새에 끼여 자리를 잡았다.

 가지고온 돼지고기 볶음에 술한잔....  바로 이 맛이거든.....

 점심식사를 마치고 12:30분이 되어 다음으로 이동하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 또다시 암릉과 철계단의 시작이다.

 바로 너머로 조그만 봉우리가 보인다. 20여분을 가니 푯말과 함께 연지봉이 보인다.

 단체로 왔는지 넉넉잡아 40여명이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12:50)  일명 연오봉이라고 부르며, 불출봉에서 서남쪽으로 솟아

 오른 봉우리로써 해발 670m이다. 연지봉에 구름이 끼면 비가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 곳에서 발원하는 내장산 물이 원적계곡과 금선계곡을 타고 합류하여 서래봉을 돌아 내장호를 이룬다고 한다.

 까치봉까지는 낙엽이 깔린 편안하고도 비단길 같은 흙 길이 계속 되는 만추의 능선길,

 여기저기 흩어진 낙엽과 앙상한 가지만이   남아 만산홍엽의 화려한 단풍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은 그래도 그 쓸쓸함이 주는

 호젓함과 옛 추억이 덤으로 떠오르는 낭만적인 분위기만은 화려한 추색이 감히 흉내도 못 낼 것이 아니겠는가...

 13:10분, 해발 717m의 까치봉에 도착했다.우리마다 단체로 점심식사를 하는 팀들이 많다.  어느 부부는 내장사에서 금선폭포

 를 거쳐 이곳에 올라왔는지 서래봉쪽을 택할 것인지 신선봉 쪽을 택할 것인지 망설이며 우리에게 물어본다.

 신선봉쪽으로 가기를 권하고 우리도 역시 내장산 정상인 신선봉으로 발길을 향했다.

 까치봉에서 신선봉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이 급경사를 마지막으로 심한 경사는 없고 간간이 낙엽이 쌓인 숲길이 산객의 지친 발걸음을 편하게 맞이한다.

 낙엽이 깔린 길섶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띈다. 포근한 느낌이 든다.

 마누라는 아까부터 소변이 마렵다고 한다.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달리 해결하기가 무척 불편한 모양이다.

 남자들은 대충 해결하는데....  암벽 밑 적당한 자리를 잡아 해결하도록 해주었다.  시원한 모양이다.

 까치봉을 조금 지나니 삼거리 길이 나오는데 아마도 백양사쪽으로 갈라지는 길인가 보다.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종주하려면 이 길을 택해야 한다.

 까치봉에서 1.5km 거리를 오르니 내장산의 정상인 신선봉이다.(13:55)

 신선봉(神仙峰) - 내장산 최고봉(763m)으로 경관이 수려하고 내장9봉을 조망할 수 있다. 봉우리 아래 계곡 산벽에 유서깊은

 용굴과 금선폭포, 기쁨바위, 신선문 등이 있고 남쪽은 구암사로 통하여 그 너머로 백양사에 이른다고 쓰여져 있다.

 정상이라야 내장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한 푯말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정상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이 단체관광객들이다.  경상도쪽에서 많이 온 것 같다.

 소란스럽다. 우리도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과일과 커피 한잔을 했다. 일단 목표는 달성했다. 내장산의 정상은 정복했으니까...

 이곳에 오르니 역시 내장 9봉이 내장사를 중심으로 병풍처럼 빙 둘러져 있다.

 내장산 9봉은 월령봉(406m) ~ 서래봉(622m) ~ 불출봉(610m) ~ 망해봉(650m) ~ 연지봉(670m) ~ 까치봉(717m) ~ 신선봉(763m) ~

 연자봉(675m) ~ 장군봉(696m)을 말한다.  5분정도 휴식 후 다시 일어섰다.

 올라오는 인파와 내려가는 인파가 뒤섞인 채 내리막길을 따라 연자봉으로 향했다.

 바로 건너 연자봉이 보이는데 급경사 내리막을 한번 내려간 후 신선약수를 지나 다시 오르막길을 한번더 타야 한다.

 얼마쯤 내려갔을까. 내장사에서 금선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  연자봉에서 내려오는 길, 신선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서로 만나는

 세 갈래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여기에서 바로 내려갈까 하다가 마지막 한번의 오르막을 거쳐 연자봉을 들르기로 했다.

 마지막 봉우리라는 생각으로 오름의 길에 섰다. 우리가 목표한 마지막 봉우리인 연자봉이다.(14:30)

 이곳은 해발 675m로써 여기에서 계속 나아가면 장군봉을 지나 유군치로 이어지고, 바로 내려가면 케이블카, 팔각정을 거쳐

 내장사로 내려간다. 연자봉에서 장군봉까지는 약 1km의 능선길이란다. 연자봉에서 바라다보이는 전경들이 하나같이 아름답다.

 멀리 서래봉이 보이며, 바로 밑에는 케이블카가 오가고 팔각정을 끝으로 내장사가 한가로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내림길이다. 이 길만 내려가면 이제 오늘의 산행도 끝이다. 이제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인파에 섞여 나무판으로 잘 다듬어놓은 길을 따라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여기도 상당한 급경사이다.

 마누라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서서히 내려갔다. 20여분 정도 내려갔을까.

 드디어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여기서 250m 5분정도만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고 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의 휴식도 없이 바쁘게 발길을 움직였다.

 전망대에 도착하여 2층에 오르니 정확히 3시가 되어 있었다.

 전망대 건너편에 서래봉이 보이고 그 아래에 벽련암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늘의 산행도 이제 조용히 마무리를 하여야 한다. 마누라는 상당히 힘들어하는 기색이다.

 전망대에서 잠시 조망한 뒤 15분 정도를 내려가니 내장사다. 후문 입구에 단풍이 아직 아름답다.

 단풍을 배경으로 마누라 사진을 한 컷하고 싶어서 포즈를 취하라고 했다.

 단풍과 어울려진 마누라의 얼굴이 예쁘게 느껴진다. 빨간 립스틱도 한몫을 한 것 같다.

 내장사 대웅전에 들러 1,000원짜리 하나씩 넣고 마누라와 둘이서 불공을 드렸다.

 3일후면 실시되는 아들놈의 수능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면서... 기나긴 산행도 끝이 났다.

 그 아름답던 단풍이 이미 져버린 후라서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한  내장산 7봉의 산행은 정말 보람이 있었다.

 더욱이 부부간의 산행이라서 더욱 좋았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올라 내장사를 출발했다.(15:40)

 주차장에서 매표소에 까지 가는데 차가 막혀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야 빠져 나왔다.  짜증스러운 교통체증이었지만....

 오는 길에 담양 밭에 들러 콩과 잡곡을 얻어가지고 왔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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