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가을, 순창 예향천리마실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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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아름다운 길

풍성한 가을, 순창 예향천리마실길을 걷다.

by 정산 돌구름 2021. 10. 9.

풍성한 가을, 순창 예향천리마실길을 걷다.


2021년 10월 7일, 풍성한 가을, 순창 예향천리마실길을 걷다.

이른 아침 담양 농장에서 단감과 대봉을 수확하고 순창 장군목유원지 구미교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30분이 다 되었다.

구미교 주차장에서 점심을 먹고 도로를 따라 걸어 마실길 2구간이 시작되는 강경마을 입구에서 강경마을로 향한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길목에 토실토실한 알밤을 줍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경마을을 지나면 산길로 들어서 산길 임도를 따라 2코스가 끝나는 섬진강변 현수교까지 이어간다.

장군목 현수교를 건너 요강바위를 보고 다시 현수교를 건너와 3코스를 이어간다.

3코스는 섬진강 자전거길과 겹치는 구간으로 길가의 알밤을 주으며 자전거길을 따라 강경마을 입구를 지나 다시 구미교에 돌아온다.

오전에는 구름 사이로 햇살이 드러났지만 오후 늦게부터는 약한 빗줄기가 내린다.

섬진강을 따라 걸으면 건너편으로 용궐산 하늘길이 개방되어 주차장에는 차들로 가득하고 아직도 공사중이라 짐을 나르는 헬기소리가 요란하다.

2년 만에 다시 걷는 순창 예향천리마실길, 가을의 풍성함을 느끼며 걷는 상쾌한 발걸음이었다.

예향천리 마실길은 전라북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장장 800km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이다.

마을 내에서 부담없이 쉽게 옆집으로 놀러가는 길이란 뜻의 마실길, 순창의 마실길은 섬진강 줄기를 중심으로 들길, 강변길, 산길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길이다.

섬진강 물줄기와 적성면의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들길인 순창 예향천리 마실길은 4개의 코스로 되어있다.

섬진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강변길이 포함되어 있는 1,3코스와 산자락을 끼고 걷는 숲길과 들길이 2,4코스이다.

- 1코스(4km) : 구남교~어은정~구암정~구미교~강경마을 입구

- 2코스(4.5km) : 강경마을입구~강경마을~새목재

- 3코스(3.8km) : 새목재~현수교~펜션단지~강경마을 입구

- 4코스(11.8km) : 내월마을입구~구미교~강경마을입구~은적골~도왕마을 입구~입석마을~내월마을입구

서북쪽 용골산과 남쪽 무량산의 봉우리가 마주 서있는 섬진강 장군목(장구목)은 섬진강 물줄기 중에서 가장 웅장하고 원시적인 구간이다.

풍수의 형상을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으로 부르는데서 연유한다고 하며, 흔히 마을사람들은 장구의 목처럼 좁아진다고 하여 장구목이라 불렀다.

또한, 적장의 목을 쳐 떨어진 자리라는 설도 있다. 지금도 일부 '장구목'이라고 표현한 곳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장군목’으로 표시되어 있다.

수만년 동안 굽이치며 흘러온 강물이 빚은 다양한 무늬는 마치 용틀임하며 살아 움직이는듯 바위에 새겨져 절경을 연출한다.

장군목의 백미인 요강바위는 둘레 약 1.6m, 깊이 2m 가량의 구멍이 뚫려 있어 그 모습이 마치 커다란 요강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 요강바위에 들어가 기도를 하면 아이를 얻는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등 매우 신성시 여기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주민 5명이 요강바위 속에 몸을 숨겨 적으로부터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도 있다.

한때 요강바위가 수억원의 값어치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중장비를 동원한 도석꾼에게 바위를 도난당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되찾아 1년6개월 만에 현재의 제 자리를 찾아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켜주고 있다.

섬진강 물줄기가 암반을 어루만지며 느릿하게 흐르는 이곳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배경이기도 하다.

장군목의 계류는 오랜세월이 빚어낸 최고의 자연 조형물이기도 하다.

깊은 산, 맑은 물, 맛깔스런 고추장의 고장으로 불리는 순창(淳昌)..

순창군 전체가 호남정맥의 동쪽 사면에 있는 산간지대이며, 그 사이에 분지가 형성되어 있다.

동쪽은 섬진강(蟾津江)을 경계로 남원, 북쪽은 임실, 서쪽은 호남정맥 능선을 경계로 정읍과 접하고, 남서쪽 및 남쪽은 전남 장성·담양·곡성과 접하여 도계(道界)를 이룬다.

서거정은 ‘순창은 호남의 승지로 산수의 아름다움과 논밭의 풍요로움, 금어의 넉넉함이 있어’ 순창을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했다.

또 풍수학자인 전 서울대 최창조 교수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장이 순창”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순창에서 발원하는 물은 모두가 순창 땅을 돌고 돌아 유등면 외이리 앞으로 모여 섬진강으로 흘러간다.

순창군은 예로부터 옥천골이라 불릴 정도로 맑은 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천혜의 수석공원이라 불리는 장군목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 농사짓는 향가리까지 80리 섬진강 물길따라 볼거리가 풍부하다.

농촌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깨끗한 환경, 전통문화가 살아숨쉬고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장 순창군,

전주와는 60.5㎞, 광주와는 40㎞ 거리에 있으며 생활권은 광주와 정읍이고 행정권은 전주와 남원이다.

또, 순창은 호남정맥 산줄기의 산간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임야가 67%를 차지한다.

마한시대에는 오산(烏山), 옥천(玉川)으로 불렀고, 백제 때에는 도실(道實)이라 불렀으며, 한 때는 오산·옥천이라 칭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순화(淳化)라 했고, 고려 때에 순창현으로 남원부에 속하게 되었고, 명종 5년(1135년) 감무를 두었고 충숙왕 1년(1314년)에 순창군으로 승격했다.

물 따라 바람 따라 순창의 생기(生氣)는 굽이굽이 돌아 흘러 연평균 13℃의 기온을 보인다.

안개일수 77일의 기후조건으로 발효식품인 순창고추장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었다.

할머니 솜씨 그대로 고추장, 간장, 된장 등 대한민국의 장맛을 이어가는 것은 순창만이 갖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이 복분자, 블루베리, 더덕, 매실, 밤 등 특화사업으로 소득을 증대시키고 전국 최고 장수고을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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