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섬, 기점-소악도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
2021년 9월 27일, 순례자의 섬, 12사도 순례길을 걷다.
병풍도에서 노둣길을 따라 대기점도로 넘어서 12개의 작은 예배당이 있는 12사도순례길을 걷는다.
'한국의 섬티아고'로 불리는 이 길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다섯 개의 작은 섬이 밀물과 썰물에 따라 잠기는 노둣길로 연결되어 있다.
섬 곳곳에 만들어진 작은 예배당은 누구나 자신만의 신앙의 장소로, 자기성찰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대기점도 선착장의 1번 베드로의 집을 시작으로 6번 바르틀로메오의 집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한다.
코로나19로 순례길의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닫는다고 하여 미리 준비한 라면과 시원한 맥주로 즐긴다.
이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7번을 지나 소기점도와 소악도를 잇는 노둣길 중간에 자리한 8번 마태오의 집은 러시아 정교회풍의 황금색 돔과 황금색 계단은 마치 천국의 계단을 연상시킨다.
딴섬의 12번 가롯유다의 집까지 둘러보고 소악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4시간의 기점-소악도 순례길 트레킹을 마치고 2시25분 배로 송공항으로 돌아온다.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12사도 순례길, 맑고 무더운 날씨였지만 기분좋은 발걸음이었다.
기적의 12사도순례길은 대기점도 방파제 끝의 선착장에서 시작된다.
예수님의 12제자를 모티브로 하여 섬 일주하는 곳곳에 국내 건축가와 외국의 건축가가 3년여 간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4개의 섬에 12제자들의 작은예배당을 만들어 2019년 12사도순례길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제1사도 ‘베드로의집’(건강의 집)은 돔 지붕과 흰색 외벽 옆에 화장실까지 갖추고, 산토리니풍의 둥글고 푸른 지붕과 흰벽이 바다와 잘 어울리는 색감이다.
이원석작가의 작품으로 순례길 시작을 알리는 작은 종도 있으며, 900m 가면 ‘안드레아의집’이 나온다는 이정표도 있다.
제2사도 ‘안드레아의집’(생각하는 집)은 대기점도 북촌마을 앞 병풍도로 가는 노둣길을 배경으로 위치하고 있다.
역시 이원석작가의 작품으로 이슬람양식이며, 해와 달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 실내의 독특한 디자인이 아름답다.
제3사도 ‘야고보의집’(그리움의 집)은 마을 앞을 지나 600m 가면 언덕 위 흰색 외벽으로 아담하게 단장한 그리스식 기둥이 지붕 양쪽을 떠받쳐 안정감을 준다.
제4사도 ‘요한의집’(생명평화의 집)은 단정한 원형 외곽을 보여주며, 천정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의 밝기에 따라 변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남촌마을 팔각정 근처에 있으며, 박영균작가의 작품으로 다른 건축물은 전부 바다로만 향하고 있지만 뒤쪽 산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제5사도 ‘필립의집’(행복의 집)은 소기점도 노둣길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으며, 장미셀의 작품이다.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형태에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특징이다.
제6사도 ‘바르톨로메오의집’(감사의 집)은 소기점도 해안가 조그만 호수 위에 그림처럼 떠있는 유리 건축이며, 건물로 들어가는 통로는 아직 없다.
장미셀 작품으로 프리즘 같은 색유리로 되어 물 위에 비춰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독특한 작품이다.
제7사도 ‘토마스의집’(인연의 집)은 순례자의 섬 게스트하우스 뒤편에 있다.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사각형의 흰색 건축물이이며, 별들이 내려와 박힌 듯 구슬 바닥과 푸른색 문이 인상적이다.
제8사도 ‘마태오의집’(기쁨의 집)은 김윤환 작품으로 소기점도-소악도 노둣길 중간 갯벌 위에 러시아 정교회를 닮은 황금색 양파지붕이 독특하다.
제9사도 ‘작은야고보의집’(소원의 집)은 장미셸의 작품으로 건축물의 곡선처리가 동양적이며, 물고기 모형으로 처리한 스탠드글라스가 눈길을 끈다.
제10사도 ‘유다의집’(칭찬의 집)은 손민아의 작품으로 뾰족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러개가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제11사도 ‘시몬의집’(사랑의 집)은 강영민의 작품으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문이 없는 건축물이다.
시원한 바람이 그대로 관통하여 바다와 한 몸이 된 듯하다.
제12사도 ‘가롯유다의집’(지혜의 집)은 딴섬으로 불리는 작은 외딴섬에 있어 썰물 때에만 들어갈 수 있다.
시몬의 집에서 솔밭 사이로 난 모래밭 길을 따라 운치 있게 걷으며 바닷물을 곁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며, 뾰족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12사도길에 있는 작은 교회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기도와 명상을 즐길 수 있다.
기묘한 점 모양의 섬, 대기점도(大奇鮎島)는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에 딸린 섬으로 어미섬 병풍도와 소기점도, 소악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목포에서 북서쪽으로 25km 떨어진 해상에 있는 대기점도는 남해안 쪽에 약간의 평야가 있고, 북쪽과 남쪽 해안에 넓은 간석지가 전개되어 있다.
병풍도와 975m 노둣길로 이어지며, 섬 전체가 낮은 구릉지를 이루고 최고 높이 89m, 면적 0.28㎢, 해안선 길이 3.1km의 작은 섬이다.
섬의 동쪽으로 마산도, 서쪽에 화도, 남쪽에 소기점도, 북쪽에 병풍도가 있다.
지명의 유래는 섬의 모양이 마치 점을 찍어 놓은 듯 ‘기묘한 점 모양의 섬’이라서 기점도라 했다고 전해진다.
또, 밀양 박씨 4가족이 이 섬을 비롯하여 주위의 섬에 살고 있다가 매년 음력 8월15일을 기해 이곳에서 만나 차례를 지낸다고 하여 대기점도라 불렀다고도 한다.
이곳에 처음 사람이 들어온 시기는 1750년경으로 해주 오씨가 영광에서 이주하여 정착하였다고 하고, 1690년경 밀양 박씨가 먼저 들어왔다고도 전해오고 있다.
소기점도(小奇鮎島)는 대기점도와 217m 노둣길로 연결된 섬으로 목포항에서 북서쪽으로 24km 떨어진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면적 0.2㎢, 해안선 길이 3km. 북쪽에 대기점도, 동쪽에 매화도, 남쪽에 소악도가 있다.
대기점도에 살았던 밀양 박씨가 분가해 이곳에 정착했다고 전해오고 총 7세대 중 5세대 9명의 주민이 대기점도와 가까운 북동부에 살고 있다.
해안선은 굴곡이 심하고 간석지가 넓으며 남쪽에는 염전이 개발되어 있다.
섬의 생김새가 새의 깃 모양같이 생겼다 해서 소기점도, 대기점도 인근에 있는 섬이라 해서 소기점도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며 작은기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악도(小岳島)는 소기점도와 337m 노둣길로 연결되며 해안선이 복잡하고 주변에 간석지가 많아 김양식 조건이 좋은 섬이다.
섬의 최고 높이는 40m, 면적 0.45㎢, 해안선 길이 6.75km로 임야와 밭이 많고, 약간의 논도 있다.
면 소재지인 증도와 9km, 목포와는 20km 떨어졌으며 소악도 위쪽 0.3km 가까이에 소기점도가 자리한다.
소악도는 섬 사이를 지나는 물소리가 크다 하여 소악도라 하였다고도 하고, 작은 섬에 높은 산이 있어 소악도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남쪽에 천장굴산, 북쪽에 개바우산과 앞산이 있고 두 산 사이를 둑으로 막아 형성된 간척지를 경작하여 논농사를 하고, 밭작물도 재배한다.
18세기 말, 압해도에 사는 김해 김씨와 무안군 해제면에 사는 조씨가 대기점도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다 폭풍으로 이 섬에 표류하여 정착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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