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바람이 빚은 수호신, 제주 용두암과 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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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트레킹/제주여행

파도와 바람이 빚은 수호신, 제주 용두암과 용연..

by 정산 돌구름 2020. 3. 25.

파도와 바람이 빚은 수호신, 제주 용두암과 용연..


2020년 3월 17일(화), 15박16일 일정으로 떠난 제주도 캠핑여행 15일차이다.

느즈막한 아침, 호텔을 나서 인근의 용연과 용두암을 보기로 한다.

용담(龍潭)은 용연계곡 내에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호수로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아 용담동이 아픈 역사와 시련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계곡 사이에서 사시사철 오묘한 에메랄드빛을 띠는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 홀로 남은 벤치에 앉아 운치를 즐기기에 손색없다.  

마을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주기도 했던 계곡과 계곡 사이에 용연구름다리가 놓여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포토스팟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밤이 되면 다리를 수놓는 형형색색의 불빛 덕에 저녁 데이트코스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매년 초여름엔 제주에서 유일무이하게 선상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용연 선상 음악회와 용담용연 문화제가 열는데 해녀 공연과 여름철 밤 뱃놀이 용연야범 재현 무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용담2동, 공항 북동쪽 해안에 있는 용두암(龍頭巖)은 제주관광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공항과 가장 가까운 관광지로 해외여행자나 단체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다.

용이 포요하며 바다에서 솟구쳐 오르는 형상을 따 용두암이라 이름지어졌다.

전설에 의하면 인근 계곡 용연에서 살던 용이 승천하려다가 돌로 굳어졌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의 높이가 10m, 바다 속에 잠긴 몸의 길이가 30m 쯤, 정말로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용두암을 제대로 보려면 서쪽으로 100m 쯤 떨어진 곳이 적당하며, 잔잔한 날보다 파도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 적격이다.

마치 천지개벽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신의 노여움 속에 용이 울부짖으며 바다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듯 하기도 하다.

용두암에서 도두항까지의 용담-도두해안도로에는 다양한 카페와 맛집이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용두암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제주 용담동 바다 깊은 곳에 용이 되고 싶은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

긴 세월 용이 되고 싶은 꿈만을 키우며 어둠을 이겨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둠에서 이겨내야 하는 세월이 천년이라던가? 이무기는 그저 꿈틀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번쩍번쩍 빛나는 비늘과 날카로운 발, 그리고 멋진 수염과 커다란 눈을 가진 용을 부러워했다.

이무기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르고 싶었던 것이다.

바람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천년이란 세월도, 빛을 볼 수 없는 어둠도 모두 이겨내었던 것이다.

그런데 승천하던 날, 드디어 번쩍이는 푸른빛 비늘과 길다란 수염, 그리고 날카로운 발을 치켜들고 하늘로 기세등등 승천하는데 그만 한라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 다시 바다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바다에 떨어지던 용은 긴 세월 참고 참은 바람이 물거품이 됨에 억울하여 차마 죽지 못하고 머리를 바다위로 지켜들어 포효를 하다 바위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아직도 억울한 울음을 우는지 입은 크게 벌리고 눈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바다도 용의 안타까움을 아는지 유독 이곳의 바다는 잔잔하게 숨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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