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처럼 풍류를 느끼며 걷는 길, 함양 남강 선비문화탐방로..
2018년 10월 18일(목), 맑은 날씨에 함양 남강 선비문화탐방로를 걷다.
함양 선비문화탐방로는 화림동(花林洞)계곡에 있는 농월정(弄月亭)을 중심으로 거연정(居然亭)에서 농월정까지 6km의 1코스와
농월정에서 광풍루(光風樓)까지 4.6km의 2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1코스는 거연정(0.4km)~영귀정(0.5km)~다곡교(1.1km)~동호정(1.0km)~호성마을(0.7km)~람천정(1.3km)~황암사(1km)~농월정,
2코스는 농월정(1.3km)~월림마을(1.0km)~구로정(1.1km)~점풍교(0.7km)~오리숲(0.5km)~광풍루이다.
이 길은 국토교통부가 하천을 조망하며 거닐 수 있는 탐방로 가운데 경관,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역사유적지 및 관광문화시설을
관람할 수 있는 길을 엄선한 ‘아름다운 우리강 탐방로 100선’에도 포함되어 있다.
선비길은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거연정(居然亭)에서 안의면 금천리 광풍루까지 화림동 계곡을 따라 조성된 10.6㎞의 길이다.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1,508m)에서 발원한 물이 서상·서하면으로 흘러내리면서 이룬 하천이다.
장장 24㎞가 넘는 이 계곡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절경의 정자가 많아 우리나라 정자 문화의 보고로 꼽힌다.
길은 '자연에 머문다'는 뜻의 '거연정(居然亭)'에서 시작한다.
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으로 울창한 숲을 병풍처럼 두른 암반 위에 세워져 산수화 풍경을 보는 듯 그윽하다. 거연정은 1640년에 억새로 지었다가 1872년 목재로 재건했다고 한다.
거연정에서 봉전교를 건너 계곡가 소로를 따라 150m쯤 가면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는다'는 뜻의'영귀정(詠歸亭)'이 나온다.
계곡 맞은편 암반 위에는 단아한 정취의 '군자정(君子亭)'이 서있다.
봉전리는 조선 5현의 한 명인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 1450~1504)의 처가가 있던 마을이다.
마을 선비들이 정여창을 기려 그가 처가에 들를 때면 찾았다는 현재의 계곡가에 1802년 이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영귀정에서 계곡을 따라 약 1.6㎞를 가면 '동호정(東湖亭)'이 있다.
1895년에 지은 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으로 화림동 계곡에 세워진 정자 중 가장 크고 화려하다.
정자 앞 계곡 한복판의 너럭바위는 수백 명이 앉아 노닐 수 있을 정도로 널따랗다.
호성마을과 경모정, 람천정을 지나면 발길은 '동호정에서 3㎞쯤 떨어진 '황암사(黃巖祠)'에 이른다.
이곳은 정유재란(1597년) 때 황석산성을 지키기 위해 왜적과 싸우다 숨진 당시 안의현감 곽준(郭埈), 함양군수 조종도(趙宗道) 등
순국선열 수천 명의 넋을 추모하려고 세운 사당이다.
황암사 갈림길에서 1㎞가량 계곡을 따라가면 널따란 반석 가에 세워진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달을 희롱한다'는 뜻의 '농월정(弄月亭)'이다.
이름처럼 밤이면 달빛이 계곡물을 타고 흐르며 찬란한 금빛 그물을 드리운다고 한다.
농월정 앞 반석을 달바위라고 부르는데, 그 면적이 1천여평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농월정은 아쉽게도 2003년 화재로 인하여 전소되어 현재는 옛정자의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농월정에서 1.3㎞쯤 농로를 따라 걸으면 월림마을에 이르고, 다리를 건너 1㎞가량 더 가면 길가에 아홉 노인이 모여 놀았다는
'구로정(九老亭)'이 나온다.
구로정에서 1.8㎞쯤 떨어진 금천변에 오리숲이 우거져 있다.
오리숲에서 조금 내려가다 다리를 건너면 정면 5칸, 측면 2칸의 우람한 팔작지붕 누각인 '광풍루(光風樓)'가 모습을 드러낸다.
1412년(태종 12년)에 지은 누각으로 당시 이름은 '선화루(宣化樓)'였다.
1494년(성종 25)에 안의현감으로 재직했던 일두가 중수한 뒤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선비문화탐방로를 마치고 거연정으로 되돌아오는 길은 광풍루 바로 옆의 안의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를 타면 된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군내버스는 약10여분 정도면 거연정이 있는 봉전마을에서 하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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