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광산이씨(光山李氏) 승지공비(承旨公婢)
○ 탐방일 : 2015년 9월 9일
○ 소재지 : 전남 화순군 화순읍 앵남리 655-9
○ 광산이씨 승지공비 소개
전남 문화재자료 제162호(1988년3월16일)로 지정된 이 비석은 높이 196cm, 너비 59cm로 현재 앵남역 부근에 있다.
조선 문장가이자 문관이었던 이달선(李達善)의 묘갈명으로 둘째 아들 이공충이 1576년(선조 9년)에 세웠다.
비문은 윤구(尹衢)가 1537년에 지었고, 글씨는 이산해(李山海)[1539~1609]가 썼다.
뒤쪽의 음기는 1574년(선조 7년)에 이이(李珥)가 지었다.
화순 광산 이씨 승지공비는 이달선의 둘째 아들 이공충이 1537년(중종 32년)에 윤구에게 청하여 비문을 받았으나 바로 세우지는 못하였다.
1573년(선조 6년)에 이달선의 손자 이중호(李仲虎)가 호남절도사가 되니, 규례에 따라 이달선에게 통정대부(通政大夫) 승정원 좌부승지
(承政院左副承旨) 겸 경연 참찬관(兼經筵叅贊官) 춘추관 수찬관(春秋館修撰官)을 추증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추가하여 이이가 1574년에 비음기를 짓고, 이어 1576년(선조 9년)8월15일에 도덕산 묘소에 비문을 새긴 묘갈을 세웠다.
비 머리에는 별다른 조각이 없으며 호패형(號牌形)으로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형태이다.
비문은 25행 50자로 되어 있으며 조맹부체이고 비교적 자획이 선명하고 호활한 서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비의 찬자(撰者)는 윤구이고 서자(書者)는 이산해이며, 율곡 이이(李珥)가 비문이 찬술되고 세워지게 된 사정을 기록하였다.
자경(字徑)은 전서 8cm, 비문 2cm, 음기 3.5cm이다.
이달선(1457∼1506)은 광산이씨 시조 이순백의 6대손으로 승정원 부승지를 지냈다.
고려사개수와 태종실록 편찬에 참여한 홍문관제학(提學)을 지낸 이선제의 손자이며 윤구의 딸을 부인으로 맞은 전라감사 이중호의 조부이다.
아버지인 이형원은 부제학이 되어 일본통신사를 지냈는데 이달선은 그의 둘째 아들이다.
23세에 아버지를 여읜 뒤 30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에 나갔다.
비문을 지은 윤구(1495∼1549)는 해남인으로 효정의 아들이며 호남 삼걸로도 지목되는 인물이다.
기묘사화로 해남에 유배되었으며 1538년 복관되었다. 이달선의 손자 이중호의 장인이기도 하며 이발은 그의 외손이다.
비문을 쓴 이산해(1539∼1609)는 서화와 산수에 능하고 문장에도 뛰어나 선조 때 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불렸다.
비신의 위쪽에 ‘광산이씨승지공비(光山李氏承旨公碑)’라는 두전이 있다.
첫줄의 비제 ‘유명 조선국 통훈대부 장악원 정 지제교 이공 숙인 안씨 쌍묘 비명 병서(有明朝鮮國 通訓大夫 掌樂院 正 知製敎 李公 淑人 安氏
雙墓 碑銘 幷序)’에 이어 비문을 지은이[宣務郎 前守弘文舘修撰 知製敎 兼經筵檢討官 春秋舘記事官 尹衢]와 글씨를 쓴 이[通政大夫 司諫院
大司諫 知製敎 李山海]가 나온다. 비제로 미루어 배위(配位)인 안요경(安堯卿)의 딸 숙인 안씨와 쌍묘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비 본문에는 광산 이씨의 이순백(李珣白), 이기(李奇), 이홍길(李弘吉), 이영(李暎), 조부 이선제(李先齊), 부친 이형원(李亨元)으로 이어지는
선계를 언급하고 있다. 이어 이달선의 출생과 문과 급제[1486년], 관직, 혼인, 2남3녀의 자녀를 적고 있다.
그리고 둘째 아들 이공충이 부친 이달선이 세상을 뜬 뒤 32년 되던 해[1537년]에 윤구에게 비문을 청한 내용에 이어 명문이 있고,
끝에 비를 세운 연대[1576년]가 있다.
비음은 1574년에 이이가 썼는데, 1573년에 이달선의 손자인 이중호가 호남 관찰사가 되면서 이달선의 관직이 추증되는 것을 기록하고,
그 이전 30여 년 전에 받아 둔 윤구의 묘갈명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새겼다는 내용도 적고 있다.
윤구의 명문(銘文)에 이달선의 행적이 잘 나타나 있다. “자신을 지킴에 절조가 있었으니 청렴을 근본으로 삼았다네. 세상에 이름을 드날렸으니
문장으로 소문이 퍼졌다네. 남을 시기하지도 않았고 복록을 구하지도 않았으니 위태롭고 혼란한 세상에서도 몸을 온전히 보전했다네.
자손들에게 청렴과 결백을 물려주셨거늘, 세상 사람들은 어찌 물려준 것이 없다고 하는가.
아! 선생 같으신 분은 옛 성현들 중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분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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