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가는 영산기맥 불갑산(모악산 515.9m) 산행
녹음이 짙어가는 영산기맥 불갑산(모악산 515.9m) 산행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영광으로 이동하여 불갑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9시30분, 불갑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능선으로 올라 관음봉을 지나 덕고개로 내려선다.
덕고개에서 힘겹게 올라 노적봉, 법성봉, 투구봉을 지나 영산기맥 장군봉에 올라선다.
장군봉에서 노루목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 용대능선 암릉길을 넘어 연실봉에 올라선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전남 서남부지역과 전북의 부안의 산줄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정상에서 머물다가 구수재로 내려서 불갑사를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한다.
바람도 없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비온 후 맑고 깨끗한 조망을 보며 부부가 함께 푸르른 숲길을 따라 걷는 기분좋은 산행길이었다.
○ 산행일자 : 2025년 6월 23일(월)
○ 기상상황 : 맑음(구름 조금 맑고 바람도 없이 무더운 날씨 26~30℃, 0~2m/s)
○ 산행인원 : 부부
○ 산행코스 : 주차장~관음봉~노적봉~법성봉~장군봉~용대능선~연실봉~구수재~불갑사~주차장(전남 험평, 영광)
○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9.09km(트랭글GPS), 4시간 5분 소요
주차장(09:30)~관음봉(10:05)~덕고개(10:15)~노적봉(10:30~35)~법성봉(10:40)~투구봉(10:50)~장군봉(11:00)~노루목(11:10)~용대능선(11:15~20)~연실봉(11:35~12:05)~구수재(12:40)~동백골 갈림길(13:00)~불갑사(13:15~20)~주차장(13:35)
○ 주요봉우리 : 연실봉(515.9m), 장군봉(438.2m), 법성봉(338m), 노적봉(300m), 관음봉(214m)
○ 산행지 소개
전남 영광과 함평의 경계를 이루는 영산기맥 불갑산(515.9m)은 백제 불교 도래지로 이름난 불갑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모악산(母岳山)이라 불리다 불갑사가 들어선 이후 불갑사쪽 산을 따로 떼어 불갑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정상에는 영광 불갑산 연실봉, 함평 최고봉 모악산 두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다.
백제 불교가 처음 자리잡은 불갑산은 영산기맥의 서남쪽에 솟아 울창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불갑산은 단풍도 화려하여 불갑사 앞의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간 곳에 자리한 불갑사저수지 앞에서 골짜기와 산비탈을
오색으로 물들인 단풍을 바라보는 것은 가을철 불갑사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저수지 위쪽의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이어지는 동백골의 단풍도 감상할 만하다.
정읍 내장산이나 담양 추월산의 단풍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고 운치 있는 길로 사색을 겸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불갑산은 구수재를 기점으로 불갑산과 모악산으로 달리 불리기도 하지만 산세도 전혀 다르다.
불갑산이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연실봉을 비롯한 기암괴봉이 곳곳에 솟아 암팡진 모습이라면 모악산은 산 어느 쪽을 보든 부드럽고 아늑하기 그지없는 산세를 지니고 있다.
동백골에는 참식나무와 비자나무 등 희귀수종과 단풍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가을철이면 화려하게 빛나곤 한다.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는 상록활엽교목으로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공주 진희수와의 애절한 사랑을 전설로 담고 있기도 하다.
불갑사가 북방 한계선이며, 목질이 단단하여 가구재로 쓰이고 타원형의 열매는 염주로 쓰인다.
불갑산은 사찰과 더불어 꽃무릇 자생지로도 이름나 있다.
꽃무릇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고,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는 등 꽃과 잎이 함께 볼 수 없다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상사화(相思花)’라 불린다.
상사화는 말 그대로 잎과 꽃이 평생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꽃 이름이다.
9월 하순과 10월 초순 사이에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잎이 돋아나 눈 속에서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5~6월이 되면 잎은 완전히 시들고 9월경에 가느다란 줄기가 올라와 9월 중순 무렵에 완전히 만개한다.
전라도 지역의 몇몇 사찰 주변에 상사화 집단 군락지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영광 불갑사와 고창 선운사 주변이다.
불갑산 동백골 들머리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摩羅難陀)가 동진을 거쳐 서해를 건너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사찰 이름을 ‘불갑(佛甲)’ 이라 지은 것은 백제 땅에 처음으로 마라난타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곳이다.
여느 사찰과 달리 절집이 서쪽을 향해 배치되는 것은 서방정토를 그리는 아미타불사상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도 있지만 마라난타가 서해를 건너 백제에 당도했기에 이를 기리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불갑사 경내에 들어서면 자연스러운 돌계단을 올라 처음 마주하게 되는 천왕문 안에는 목조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다.
이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창 연기사에 있던 조선 중기 때 작품인데 고종 7년에 설두선사가 불갑사를 중수하면서 폐사된 연기사에서 옮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갑산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산림청 숨겨진 우리나라 명산 244에도 포함된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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